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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4782980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07-10
책 소개
목차
1. 불길한 예감 _ 12
2. 통나무집 펜션 _ 20
3. 푸른빛의 소녀 _ 30
4. 백신왕국의 비밀 _ 40
5. 분노한 바다와 푸른빛 _ 54
6. 분토성과 푸름성 이야기 _ 66
7. 황금연못과 공상가 _ 74
8. 추억의 숲 _ 86
9. 햇살마을의 비극 _ 96
10. 대답 없는 메아리 _ 114
11. 변화의 소용돌이 _ 122
12. 죽음의 퍼즐, 생명의 퍼즐 _ 130
13. 돌아온 해인이 _ 142
14. 다시 살아난 생명들 _ 154
15. 이별, 그리고 만남 _ 162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때, 유령돼지가 말했다.
“어느 날부터 우리들에게 병이 돌기 시작했어. 돼지열병이라나 뭐라나? 하지만 우리 모두가 병에 걸린 건 아닌데도 사람들이 우리 모두를 땅에 마구 파묻었어. 나랑 내 친구들을 산 채로 묻었어!”
“어떻게 그런 일이…….”
환희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유령돼지는 흐느끼더니, 마침내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유령암탉이 말했다.
“우리도 조류독감 때문에 산채로 묻혔어. 우리가 왜 병에 걸렸겠니? 빽빽한 닭장에 움직이지도 못하게 가두고, 밤에는 환하게 불을 켜 놓고 잠도 못 자게 하면서 알만 낳게 했잖아. 그러니 우리는 병이 든 거야!”
“우린 바이러스 때문에!”
“우린 구제역 때문에!”
모든 유령가축들이 저마다 억울함을 이야기하느라 공터는 시끄러워졌다.
“미안해, 미안해.”
환희가 흐느꼈다.
지금 인간들도 코로나로 난리지? 그게 다 인간의 탐욕때문에 생긴 거야!”
유령토끼가 야단치듯 말했다.
“맞아, 코로나는 인간의 AI야.”
수탁이 맞장구를 쳤다.
“아, 코로나가 조류독감이야.”
“아니야, 코로나가 구제역이야.”
“인간들도 우리처럼 살처분 당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래, 그래, 맞아!”
유령가축들이 울부짖으며 외쳤다.
바람이 불어왔다. 한라산의 정기가 담긴 바람, 맑고 싱그러운 바람이었다. 거기에는 코로나 19의 불안감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두려움도 실려 있지 않았다. 그 대신 환희가 너무도 좋아하는 향기가 담겨 있었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 그 유채꽃 향기가 통나무집 펜션 주위에 가득했다.
환희는 그 향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러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굿바이 바이러스, 굿바이 코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