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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

A. J. 크로닌 (지은이), 이윤기 (옮긴이)
섬앤섬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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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천국의 열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5589618
· 쪽수 : 672쪽
· 출판일 : 2005-04-10

책 소개

A.J. 크로닌의 대표작 <천국의 열쇠>가 최고의 번역 문학가로 꼽히는 이윤기의 작업을 통해 재출간됐다. 신부가 주인공이지만 단순한 종교소설이 아닌, 인간의 영혼과 구원, 희생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그려낸 걸작.

목차

개정판 서문

제1부 끝의 시작
제2부 기묘한 소명
제3부 못난이 보좌 신부
제4부 중국에서
제5부 귀국
제6부 시작의 끝

작품해설

저자소개

A. J. 크로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96년 스코틀랜드 덤바턴셔 카드로스에서 태어났다.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읜 후 외가에서 가난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14년 글래스고 의과대학에 진학한 그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해군 군의관으로 입대했고 전쟁 후에는 인도행 선박의 촉탁의로 일했다. 1921년부터 삼 년 동안 남웨일스 탄광촌에서 의사로 근무했는데, 이때의 경험은 훗날 <성채>를 쓰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웨일스와 런던에서 차례로 개업한 크로닌은 의사로서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1930년 십이지장 궤양이 발병해 고향 스코틀랜드에서 요양하며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소설 쓰기를 시작한다. 1931년 발표한 첫 소설 <모자 장수의 성>은 출간 즉시 경이로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전후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전업 작가로 나선 크로닌은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고, 대표작 <성채>(1937), <천국의 열쇠>(1942)를 비롯하여 <별들이 내려다보다>(1935), <풋내기 시절>(1944) 등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81년 숨을 거둘 때까지 지칠 줄 모르는 필력을 과시한 크로닌의 작품들은 생생한 인물 묘사와 극적인 플롯, 종교적 정신에 입각한 휴머니즘으로 지금까지도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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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 (옮긴이)    정보 더보기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성결교신학대 기독교학과를 수료했다. 1977년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으며,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종교학 초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로 동인 문학상을, 2000년 소설집 『두물머리』로 대산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하얀 헬리콥터』, 『외길보기 두길보기』, 『나비 넥타이』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하늘의 문』, 『사랑의 종자』, 『나무가 기도하는 집』이 있다. 그 밖에 『어른의 학교』, 『무지개와 프리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꽃아 꽃아 문 열어라』 등의 저서가 있으며, 보리슬라프 페키치의 『기적의 시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을 비롯해 칼 구스타프 융의 『인간과 상징』,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미할리스 대장』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2010년 8월 27일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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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비가 오고 있었다. 여관은 문을 닫은 뒤였다. 우리는 둘 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난 광장의 물이 뚝뚝 듣는 아카시아 나무 밑, 젖은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렇게 앉아 있다는 게 여자에게는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던 모양이었다. 여자가 일어섰다.

“나는 집으로 가요. 바보가 아니라면 내 호의를 거절하지 않을 텐데요.”

내 얇은 법의는 형편없이 젖어 있었다. 떨렸다. 신학원으로 돌아와서 돈을 보내 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어나서 그 여자를 따라 비좁은 길로 내려섰다.

여자의 집은 마을 한가운데 있었다. 계단을 두 개 내려가니 부엌이었다. 여자는 등불을 켜고 검은 숄을 벗고는 코코아 주전자를 불 위에 올린 다음 빵 가마에서 빵을 꺼냈다. 그런 다음에는 식탁에다 격자무늬 상보를 깔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조그만 방 가득히 퍼지는, 끓는 코코아와 뜨거운 빵 냄새는 참 좋았다.

여자는 얇은 잔에다 코코아를 따르면서 식탁 건너편에 앉아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감사 기도를 드리세요. 그러면 음식이 맛이 훨씬 좋아질 거예요.”

여자는 분명히 비아냥거리고 있었지만, 시키는 대로 식전(食前)의 감사 기도를 했다. 그러고는 먹기 시작했다. 음식 맛이 훨씬 좋아지게 하는 데 필요한 기도였다면, 하지 않았어도 좋았으리라. 그 만큼 맛있었다.

여자는 나를 관찰했다. 한창 때는 아름다웠을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의 흔적이 검은 눈의 올리브 꼴 얼굴을 오히려 딱딱하게 보이게 했다. 여자의 조그만 귀에는 묵직한 금 귀고리가 매달려 있었다. 손은, 루벤스의 마돈나 손처럼 소담스러웠다.

“꼬마 신부님, 내 집엘 다 오시다니 운이 좋았던 거예요. 나는 성직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바르셀로나에 살 때는 성직자들을 지나칠 때마다 웃어주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웃으면서 응수했다.

“그러셨다고 해도 저는 놀라지 않아요. 우리가 맨 먼저 배우는 게 바로 비웃음을 견디는 것이랍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분은 길거리에서 설교하곤 했지요. 온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분을 비웃었어요. ‘다니엘 성자’라는 별명까지 지어 부르면서 놀렸으니까요. 지금 세상에서 말이죠,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위선자 아니면 바보랍니다.”

여자는 천천히 코코아를 마시면서 잔 너머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꼬마 신부님은 바보로군요. 말해 보세요, 내가 마음에 드나요?”

“매력적이고 친절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원래 친절한 여자랍니다. 그런데도 팔자는 눈물 마를 날 없는 팔자지요. 아버지는 카스틸리아 귀족이었어요. 마드리드 정부군 손에 재산을 몰수당하고 말았지만……. 남편은 해군의 아주 큰 군함 함장이었어요. 결국 바다에서 죽었지만요. 나도 한때는 배우였지만 지금은 아버지의 재산을 환수할 날을 기다리며 이렇게 조용히 살고 있답니다. 내 말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도 알고 있겠죠?”

“알고말고요.”

나는 농담으로 한 말인데 여자는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얼굴을 붉히고는 나를 조롱했다.

“너무 똑똑해서 탈이군요. 하지만 나는 꼬마 신부님이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알아요. 도망 나온 거지요? 남자는 똑같다니까. 꼬마 신부님은 이브가 그리워서 마리아를 버린 거지요?”

무슨 뜻인지 모를 때는 어안이 벙벙하더니 말뜻을 알고 나니 참담했다. 하도 터무니없는 말이라서 웃음이 다 나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그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빵 접시와 코코아 잔은 빈 지 오래였다. 나는 일어나 모자를 집으면서 인사를 했다.

“저녁을 먹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맛있는 저녁이었습니다.”

여인의 표정이 변했다. 놀랐는지, 그 장난기와 심술기가 얼굴에서 말끔히 사라졌다.

“그럼 당신은 바보가 아니라 위선자로군요.”

여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문 쪽으로 걷기 시작하자 여자가 내뱉듯이 말했다.

“가지 말아요!”

침묵. 여자의 말투가 험악했다.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나는 내 식으로 사는 여자, 내 식으로 즐기면서 사는 여자니까요. 토요일 밤에 바르셀로나의 카바에 오면 거기에 앉아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까짓 땡중 생활보다는 그쪽 재미가 나을 테니까 천천히 생각해 보시고……, 이층으로 올라가서 주무세요.”

또 침묵. 그제야 여자는 이성을 되찾은 것 같았다. 내 귀에는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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