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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공선

게 공선

고바야시 다키지 (지은이), 양희진 (옮긴이)
문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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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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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게 공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88995898055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08-08-18

책 소개

79년전에 발표된 일본 계급주의 소설의 명작이 2008년의 일본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캄차카 연해에서 게를 잡아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게잡이 배의 가혹한 노동조건과 이에 분노를 느낀 노동자들의 투쟁 과정을 다룬 <게 공선>은 일본에서 비정규직 등 근로빈곤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다시 화제가 되었고, 올해에만 3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88만원 세대'와 '양극화 현상'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현재와도 어울릴 만한 이 소설은 "어이, 지옥으로 가는거야!"라는 등장인물의 외침과 함께 시작된다.

저자소개

고바야시 다키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오타루상과대학 재학 때 학우회 잡지 ≪다루쇼(樽商)≫에 작품을 투고하기 시작했다. 졸업 후 홋카이도척식은행 오타루 지점에서 일했고, 친구들과 ≪클라르테≫라는 동인지를 펴내기도 했다. 동시에 사회주의적인 주제로 여러 소설을 발표했다. 유명한 작품으로 ≪방설림(防雪林)≫, <1928년 3월 15일>, ≪게잡이 공선(蟹工船)≫ 등이 있다. 이데올로기적인 활동이 원인이 되어 결국 은행원직을 잃는다. 도쿄로 가서 공산당 당원이 되었다.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몇 번이나 투옥되었지만, 인기 있는 프롤레타리아 소설가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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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 주오中央대학교 문학부 국문학과를 졸업, 동교 문학연구과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번역서로는 「게 공선」, 「난쟁이 어릿광대의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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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날이 어두워질 즈음이었다. 갑판 승강구에서 보초를 서던 어업노동자가 구축함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서둘러서 '똥통'으로 뛰어들었다.
"아뿔싸!"
학생 하나가 용수철처럼 뛰어 올라왔다. 차츰 얼굴색이 변해갔다.
"착각하지 마."
말더듬이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여기 우리의 상태와 처지, 그리고 요구 등을 사관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여 도움을 받으면, 오히려 이 파업은 유리하게 해결할 수 있다. 당연한 거야."
다른 사람도 ‘그건 그렇다’고 동의했다.
"우리나라의 군함이다. 우리 국민의 편일 게 분명해."
"아니야, 아니야……."
학생은 머리를 흔들었다.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말조차 더듬었다.
"국민의 편이라고? 아니 아니야."
"바보처럼 굴지 마! 국민의 편이 아닌 우리나라 군함이라는, 그런 이치에 안 맞는 일이 어디 있겠어."
"구축함이 왔다!"
"구축함이 왔다!"
모두의 흥분이 학생의 말을 우격다짐으로 깔아뭉갰다. 다들 어디어디 하면서 '똥통'에서 갑판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한목소리로 난데없이 '우리 군함 만세'를 외쳤다.
뱃전사다리 앞쪽에는 얼굴과 손에 붕대를 감은 감독과 선장이 마주하고, 말더듬이, 시바우라, 뻐기지 마, 학생, 선원, 보일러공 등이 서 있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구축함에서 작은 함선 세 척이 나와서 본선 옆으로 붙었다. 첫 번째 함선엔 열대여섯 명쯤 수병이 가득 타고 있었다. 그들이 한꺼번에 뱃전사다리를 올라왔다.
아! 착검을 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모자의 끈을 턱에 걸고 있지 않은가!
'당했다!'
말더듬이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 본문 174쪽 중에서


"어이, 지옥으로 가는 거야!"

두 사람은 갑판 난간에 기대어, 달팽이가 한껏 기지개를 켜듯이 몸을 늘여가며, 바다를 껴안고 있는 하코다테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업노동자는 손가락에까지 닿도록 피운 담배를 침과 함께 내뱉었다. 담배는 재주를 부리듯 빙글빙글 몇 번을 돌며, 위쪽 뱃전을 스칠 듯 말 듯 떨어졌다. 그의 몸에선 술냄새가 물씬 풍겼다.

- 본문 7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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