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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일본 명단편선 9](/img_thumb2/979112885670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28856709
· 쪽수 : 478쪽
· 출판일 : 2021-07-28
책 소개
목차
세 명의 방문객(三人の訪問者) ― 시마자키 도손 / 김난희
검은 도마뱀(黒蜴蜓) ― 히로쓰 류로 / 이광호
소년의 비애(少年の悲哀) ― 구니키다 돗포 / 이정희
오테이 이야기(お貞女のはなし) ― 고이즈미 야쿠모 / 이정희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글(母を恋ふる記) ― 다니자키 준이치로 / 유미선
늙은 체조 교사(老いた体操教師) ― 고바야시 다키지 / 이현준
해골(しゃりこうべ) ― 무로 사이세이 / 최재철
주문이 많은 요리점(注文の多い料理店) ― 미야자와 겐지 / 박경연
고양이 마을−산문시풍의 소설(猫町−散文詩風な小説) ― 하기와라 사쿠타로 / 장유리
검은 수첩(黒い手帳) ― 히사오 주란 / 전은향
죽음과 콧노래(死と鼻唄) ― 사카구치 안고 / 이광호
산월기(山月記) ― 나카지마 아쓰시 / 김은영
속 전쟁과 한 명의 여인(続 戦争と一人の女) ― 사카구치 안고 / 장부연
늦게 피는 국화(晩菊) ― 하야시 후미코 / 이남금
저자소개
책속에서
‘늙음’이 찾아왔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가난’ 이상으로 미워하고 있는 대상이다. 이상하게도 ‘늙음’조차도 내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또다시 ‘가난’에게 물어본 것과 같은 어조로,
“네가 ‘늙음’이냐?”라고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 곁에 와 있는 자의 얼굴을 찬찬히 보니, 지금까지 내가 가슴에 품고 있던 것은 진정한 ‘늙음’이 아니라 ‘위축(萎縮)’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곁에 와 있는 것은 더 빛나는 것이고 더 고마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문객이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온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나는 더 자주 대화해 보지 않으면 진정으로 이 손님에 대해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늙음’이 지닌 미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아무쪼록 나는 이 손님에 대해 잘 알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도 참되게 나이를 먹고 싶다.
-시마자키 도손, <세 명의 방문객>
“그 꽃을 주세요.”
그때 그 해골은 깜짝 놀라, 저 녀석은 늘 전등 아래에 앉아 있던 녀석이군, 하고 생각했다, ― 저 녀석은 이런 데까지 나와서 나에게 또 조르는군, 하고 생각했다.
“이런 꽃을 너는 뭐에 쓸 셈이냐 ―.”
하지만 다른 해골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했다.
“그 꽃은 대단히 아름답고 귀여운걸.”
“후우! 너는 아직도 꽃 따위를 신경 쓰고 있는 거냐.”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비로소 다른 해골은 정신이 들어 기쁜 듯이 이번에는 거리낌 없이 제비꽃을 확 꺾어 버렸다.
-무로 사이세이, <해골>
긴이 다나베를 알게 된 것은 스미코 부부가 도쓰카(?塚)에서 학생 상대로 전문 하숙집을 경영하고 있었을 무렵으로 긴은 3년 정도 같이 부부로 살았던 남편과 헤어지고 스미코의 하숙집에 방 한 칸을 빌려서 편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었을 무렵이다. 긴은 스미코의 하숙집 거실에서 오다가다 마주쳤던 학생인 다나베와 알게 되어 부모 자식 정도로 나이가 동떨어진 다나베와 어느 사이엔가 남의 이목을 의식하는 사이가 되었다.
-하야시 후미코, <늦게 피는 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