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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중국사 > 중국고대사(선사시대~진한시대)
· ISBN : 9788995998977
· 쪽수 : 78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사기』를 읽는 독자에게
도론 열전列傳을 어떻게 읽을까?
제1 백이열전-열전의 작성 기준과 그 의미를 제시하다
하늘은 공정하여 착한 사람에게 복을 주는가?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강의
1. <백이열전>을 열전의 첫 편으로 삼은 이유/2. 글의 흐름이 얽히고설키어 변화무쌍/3. ‘원망 있음과 원망 없음’/4. 기록해야 역사가 된다/5.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 곡식을 먹었을까?
제2 관안열전-진정한 우정을 그리워하며
지기의 혜안, 사람을 알아보는 눈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2강의
1. 「보임안서」와 함께 읽어야 제 맛이 난다/2. 현명한 군주와 능력 있는 신하의 윈-윈 게임/3. 사마천의 독서와 글발
제3 노자한비열전-춘추전국시대의 도가 및 법가 사상가를 소개한다
법가의 원류, 도가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3강의
1. 노자를 기록한 사마천의 입장/2. 『노자』에서 말하는 도와 덕/3. 장자가 전하는 메시지/4. 노자 사상을 한 꺼풀 벗기면 법가 사상이 된다
제4 사마양저열전-춘추시대 명장 사마양저, 장군의 전형을 제시하다
명장의 조건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4강의
1. 「사마양저열전」은 한 편의 단편소설/2. 사마천이 이상으로 삼은 장군의 모델/3. 사마양저는 실존 인물일까?
제5 손자오기열전-춘추전국시대 병법가 손자·오기를 기록하며, 겸하여 손빈과 방연을 곁들이다
대가의 병법에 담긴 뜻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5강의
1. 『손자병법』이란?/2. 더욱 노골적인 『손빈병법』/3. 실전에 강했던 장군 오기/4. 사마천의 군사학
제6 오자서열전-춘추시대 말기 열혈남아 오자서의 복수를 기록했다
깃털만큼 가볍거나 태산보다 무거운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6강의
1. 「오자서열전」의 인사이드 스토리/2. 삶과 죽음에 관한 사마천의 인생관
제7 중니제자열전-춘추시대 말기 공자 대학교 우수 졸업생을 기록했다
사마천을 매료시킨 두 제자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7강의
1. 공자의 제자는 몇 명일까?/2. 사마천이 좋아했던 공자의 제자는 자로와 자공/3. 공자가 제자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가?
제8 상군열전-전국시대 중반 진나라 개혁파의 선봉장 상앙을 기록했다
개혁은 목숨을 담보로 한다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8강의
1. 사마천이 상군을 혹평한 이유/2. ‘법’이라는 키워드로 감상하는 「상군열전」
제9 소진열전-전국시대, 합종 전략의 리더 소진의 일생을 기록했다
수치와 모욕이 발분의 거름이 될지니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9강의
1. 「소진열전」의 후일담/2. 소설로 읽어야 할 「소진열전」
제10 장의열전-전국시대, 연횡 전략의 리더 장의의 활약상을 기록했다
전국시대 ‘설득의 기술’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0강의
1. 「장의열전」의 내용도 소설로 간주해야/2. 귀곡 선생은 누구인가?/3. 우화를 즐겨 사용하는 이유
제11 저리자감무열전-전국시대, 진나라 제1세대 장군 및 책사들의 권모술수를 기록했다
난세의 외교를 주름잡은 탁월한 총기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1강의
1. 난세에 오히려 기회가 많다/2. 사마천은 특이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제12 양후열전-전국시대, 진나라 제2세대 장군 양후 위염의 공훈을 기록했다
장군의 위업도 천자의 권력 앞에서는 위태로울 뿐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2강의
1. 위염의 실각과 권력의 속성/2. 호견법互見法, 사마천의 하이퍼텍스트(hyper text)
제13 백기왕전열전-전국시대, 진나라 제2세대 장군 백기와 제3세대 장군 왕전을 함께 기록했다
도대체 내가 하늘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3강의
1. 사마천이 개입하여 작동시킨 인과응보/2. 진 제국의 20등급 작위 제도
제14 맹자순경열전-전국시대 유가를 비롯한 제자백가 사상가를 기록했다
전국시대 유가의 이상과 좌절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4강의
1. 전국시대 학술계 성지, 직하/2. 공자로부터 맹자를 거쳐 순자까지/3. 정치적 현실과 학술적 이상에 관하여
제15 맹상군열전-전국시대 4대 귀공자 중 제나라 맹상군의 일생을 기록하였다
전국시대의 떠돌이 인재들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5강의
1. 계명구도鷄鳴狗盜를 비판한 왕안석/2. 5월 5일생은 부모에게 불리한가?/3. 모순되는 기록/4. 전국시대의 특징을 압축해준 <맹상군열전>
제16 평원군우경열전-전국시대 4대 귀공자 중 조나라 평원군의 일생을 기록하고 우경을 첨부하였다
결정적 순간의 담판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6강의
1. 평원군의 득실/2. 저술에 집착하는 사마천, 그 이면에 담긴 중국인의 영생 관념/3. 우경의 설득술/4. <평원군우경열전>에 등장하는 고사성어 3개
제17 위공자열전-전국시대 4대 귀공자 중 위나라 귀공자 신릉군의 일생을 기록하였다
사마천이 가장 흠모한 신릉군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7강의
1. 신릉군은 어느 정도로 후덕했을까?/2. 문학적으로 감상하는 「위공자열전」/3. 글쓰기 연습의 좋은 참고서/4. 사마천이 신릉군과 그의 친구들을 흠모한 이유
제18 춘신군열전-속칭 전국시대 4대 귀공자 초나라 춘신군 황헐의 일생을 기록하였다
담대한 외교가의 비운과 업적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8강의
1. 춘신군은 전국사공자인가?/2. 춘신군을 평가하는 다양한 시각/3. 춘신군, 강소성, 소주, 상해, 황포강
제19 범저채택열전-전국시대 말기 진나라 객경으로 활약한 범저와 채택의 일생을 기록하였다
고난을 피해 큰물에 다다라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19강의
1. 범저일까, 범수일까?/2. 객경에 관하여
제20 악의열전-전국시대 말기 객경 장군 악의의 일생을 기록하며 더불어 악간*악승을 첨부했다
군주에게 보내는 편지
고전을 넘어선 고전 읽기-제20강의
1. 연소왕은 어떻게 인재를 모집했는가?/2. 악의의 묘소와 일반 중국인의 문화 의식/3. 진자앙이 창연히 눈물을 떨구었던 뜻은?/4. <보연혜왕서> VS <출사표>
후주
리뷰
책속에서
난세에 오히려 기회가 많다
주위 사람들은 동방삭을 비꼬았다. “사람들은 당신이 튀는 행동을 해대서 미쳤다고 하는데 아시는지? 당신은 박학다식하고 그렇게도 재주 많은 사람인데 어찌 이리 말단에서 고생하시오? 전국시대 소진과 장의는 타고난 달변으로 6개국의 재상을 거머쥐었는데 당신은 제자백가에 통달하고 학문이 당대 무쌍이라 떠들면서도 고작 차지한 자리는 말단에 끼니까지 걱정하다니 무슨 할 말이 있소이까?”
이에 동방삭은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 “맹꽁이들.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인 것이야. 시대가 달라요. 소진ㆍ장의 시절은 전국시대예요. 정신적 지주가 있던 때도 아니었고 누구나 존경하고 따르는 그런 원로도 없던 때라구.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국력을 강성하게 해야 할 때였기에 소진·장의 같은 허접한 녀석들이 얼마든지 자신의 포부를 펼쳤어요. 그런데 지금은? 위로는 영명한 지도자 한무제가 계시고, 천하는 통일되어 상하질서가 잘 잡혀 있다구. 백성들은 그저 정해진 룰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절인데 여기서 튀어봐야 튈 방도가 없는 것이에요. 소진·장의가 나랑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그놈들은 말단관리는커녕 아마도 밥 굶어 죽었을 거요. 요컨대 시대가 다르다오.”
무슨 뜻인가? 한무제 당시는 천하가 이미 통일되었고 제도 또한 나름대로 잡혀 있어서 동방삭의 재주를 가진 사람은 많았겠지만 어지간해서는 한무제의 주목을 받지 못할 뿐더러 대성하기도 무척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시대는 그렇지 않았다. 제후국들은 약육강식의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국강병을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적극 영입했으므로 그만큼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침에는 농사를 짓다가 저녁에는 승상의 위치에 오를 수도 있었다.
-410~412쪽, 제11강의 「저리자감무열전」 중
사마천의 군사학
「태사공자서」에서 사마천은 자신의 조상 내력을 쭉 서술하고 있는데, (……) 사마천까지 쭉 서술된 내력을 살피면 물론 야철을 담당한 관리도 있고 저자거리를 감독한 관리도 있고 심지어 매관하여 오대부 벼슬을 한 조상도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선조들은 대부분 군대를 통솔한 장군이다. 사마천의 DNA 유전자 속에는 검술을 논하고 작전을 펼치던 장군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마천이 문관에 속하는 태사령太史令이나 중서령中書令에 근무했다 하여 유순한 지식인으로만 볼 수 있을까. 사마천이 27세 전후에 황제 비서관 낭중郎中에 임명된 이후 35세 전후에 첫 번째 임무를 받아 정벌대에 참여한다.
(……) 이상을 총괄하여 고려한다면 사마천은 문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무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사마천의 조상 중에 크게 성공했거나 명성을 날린 분들은 대부분 무관 및 장군들이었다. 이런 혈통의 사마천이므로 병법가와 장군들을 범상하게 대했을 리 없다. 그러므로 『사기』에 등장하는 병법가와 장군들, 이를테면 사마양저, 손무, 손빈, 오기, 백기, 왕전, 이목, 조사, 전단을 비롯하여 항우, 유방, 진섭, 장이, 진여, 장량, 진평, 주발, 주아부, 위표, 팽월, 경포, 한신, 이광, 위청, 곽거병 등을 기록하면서 그들만의 고유색을 부각시키고 아울러 그들의 역사적 공과도 냉정하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사기』 곳곳에 등장하는 각종 전투를 생동적으로 묘사할 수 있었던 실력 역시 사마천의 병법 및 군사학 지식이 근거가 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항우와 유방의 치열하고도 지루한 공방전을 묘사할 때는 정밀한 지도를 펼쳐놓고 조감하듯 동서남북 전후좌우를 손금 보듯 능란하게 묘사했지 않은가. 그러므로 청나라 때의 대학자 고염무顧炎武는 “자고로 군대 이동 및 전투 지역을 상세하게 묘사한 역사책으로 사마천의 『사기』를 능가한 것이 없을 듯하다.
-194~198쪽, 제5강의「손자오기열전」 중
「백이열전」을 열전의 첫 편으로 삼은 이유
「백이열전」은 열전의 첫 편이므로 예전부터 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중국인들의 저술에서 첫 편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논어』의 첫 편은 「학이」편이며 그 첫 구절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한다. “배운 것을 그때그때 실생활에 적용하여 실습하면…….” 현실적이고도 실용적인 학풍을 주장했던 중국 역사상 최초의 사립대학 총장 공자의 말씀답지 않은가? 『맹자』의 첫 편 「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에서 맹자가 양혜왕에게 힐난한 “하필왈리(何必曰利, 하필 이익이십니까)”는 이익보다는 인격을 중시했던 맹자의 주장을 요약하고 있다. 또한 『순자』의 첫 편은 「권학勸學」편인데 후천적인 노력을 중시했던 순자의 전체 주장이 요약되어 있다.
어디 그뿐이랴. 『시경詩經』의 첫 편 「관저關雎」는 요조숙녀와 군자로부터 시작하는데, 온유하고도 돈후한 품성을 주장했던 『시경』의 전통적 취지를 잘 대변하고 있다. 또한 『문심조룡文心雕龍』의 첫 편 「원도原道」편은 문학의 원류부터 밝혔고, 『노자』는 도가답게 도道에 대하여 첫 마디를 꺼냈으며, 『장자』는 초월적인 이미지를 거대한 붕새로부터 시작하고 있지 않은가.
위에서 거론한 저작들이 설령 후학들에 의해 편찬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의미를 부여하여 편집했다는 데는 역시 변함이 없다. 이렇듯 과거 중국인들의 저서는 첫 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사마천이 열전의 첫 편으로 백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41쪽, 제1강의 「백이열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