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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음식 이야기
· ISBN : 9788996050841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오늘도 난, 집밥으로 쓴다
Note 01. 기억밥상 추억식탁
story 남보다 내 몸에 대한 예의를 차리다
보는 것이 먹는 것-연근조림, 연근전
이노베이터라 불러도 되겠습니까?-오징어채볶음
달콤한 배신이라면 언제든 다 받아주마!-고구마조림
지하실이 무섭지 않을 때-오이지무침
10원의 가지, 애정의 역사-가지볶음
오겡끼데스까? 오뎅아줌마-어묵볶음
당신처럼, 은색 슈트처럼-갈치구이, 갈치조림
그리움을 먹는다-코다리찜
한 컵보다 한 공기!-식혜
콕콕 쑤시는 것처럼 강렬한 오렌지빛-마른새우볶음, 마늘쫑 새우볶음
애愛호박 전성시대-호박전, 애호박 양파볶음
1인자는 표고, 2인자도 안 되는 건가?-애느타리 버섯볶음
김장독에 들어 있던 무맛을 기억한다면-비늘김치
어디에서나 밥상에 올라도 미움받지 않는다-배추김치
쓰레기 같은 걱정은 버리고 희망만을 담아라-만두, 만둣국
종소리를 따라 바가지를 들어라-두부계란부침과 달래간장
바다보다 깊지만 조금 비린 고등어에 대한 보고서-자반고등어조림
요리 프로그램의 비밀을 알게 된 그날부터-수제비
Note 02. 카피그릇 애환밥상
story 어느덧 사표를 낼 때가 오면…
말리다-무말랭이
어제의 괴로움을 시원하게 달래는 해장-북어국
우거지를 어떻게 생각하나요?-열무우거지 나물
‘봄처럼 살자’고 소곤소곤 나를 달래다-달래무침
우리는 도시락 세 자매-부추나물무침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꽈리고추 멸치볶음
유치하게도 반찬에게서 위안을 받다-두부조림
당신의 비오는 일요일, 어떤가요?-김치부침개
청춘의 파전에서 뒷담화의 파전까지-파전
세상과 나 사이를 제로로 만들어라-고추부각,
따뜻하게 안아주는 깊고도 달콤한 포옹-양배추쌈
타이밍이 중요해-감자볶음
날 것의 향기로 세상을 품어라-깻잎절임
국물예찬-감자국, 시금칫국, 봄동국, 김두부국, 김칫국
당신의 인생도 국수처럼 술술-비빔국수
한여름 밤의 질주 본능-미역냉국
Note 03. 일맥상통 모녀밥상
story 스트레스와 아이스 사이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집+밥)엄마=무한대의 힘-밥
정체불명 두부요리, 팔방미인 두부선생-두부찌개
겨울이면 생각나는 광식이 동생 동태?-동태찌개
변하지 않는 건 절대 변하지 않는다-닭볶음
연분홍 치마를 두른 듯-무생채
무뚝뚝 하숙집 여사님이 칼을 들 때는-도라지나물, 도라지 오이생채
28선을 넘어서다-쑥국
2% 빈 듯한 매력, 생선 따윈 필요 없어!-무조림
엄마와 해결하지 못한 통일문제 중 하나!-콩나물무침
불가능도 가능하게 하는 건 나이?-파데침
강원도 엄마-황태구이
엄마의 무한반복, 나의 무한도전-부추부침개
파스를 준비하고 강판을 대령하라-감자전
엄마의 소화제-무나물
착하게 건강하게 길들여진 입맛-말린 호박나물, 말린 가지나물
Note 04. 세상그릇 밥상별곡
story 세상 모든 맛집에 대한 생각
TV요리 벤치마킹의 맛있는 주말-보리비빔밥
진짜 도토리만 골라내라-도토리묵 무침
봄동 하나 넣었을 뿐-봄동라면
지글지글보다 보글보글이 좋아-된장찌개
봉인-장아찌
뷔페에서 성공하는 법-산적과 생선전
3분보다 3일-카레라이스
원조 돈가스로의 귀환-엄마표 돈가스
오징어가 진짜 주인공-오징어 채소볶음 덮밥
밤과 싸워 이긴 고구마?-고구마전
깊이와 열기 사이로-뚝배기 계란찜
콩음료 두 바가지-콩자반
야박인심, 삐침일관-꼬막
“우리 집으로 와” 당신의 멋진 초대-잡채
셜록 홈스, CSI도 못 푸는 문제-장조림과 메추리알
소풍 한번 가자!-엄마표 김밥
여행안정제 피로회복제-참치김치찌개
에필로그-불친절한 집밥요리사와 툴툴거리는 딸의 좀 오래된 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초등학교 시절, 멸치와 깍두기만 있던 우리의 반찬통. 가끔 찾아오는 오징어채와 쥐포는 그나마 신선한 반찬이었다. 이렇듯 도시락 반찬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우리의 도시락과는 달리, 담임선생님의 도시락은 규모에서부터 남달랐다. 우선 우리는 기껏해야 밥통과 반찬통이 분리되는 것이었는데, 선생님의 도시락은 삼단, 거기에 시꺼먼 간장을 뒤집어쓴 연탄을 축소해 놓은 듯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무언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집에 돌아와 나는 엄마에게 소심하게 물었다.
“까매가지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던데, 그건 뭐야?”
“연근일 걸” - '보는 것이 먹는 것_연근조림, 연근전' 중에서
하지만 지지 우거지상을 하고 집에 들어간 순간에도 우거지, 시래기나물이 있어 웃을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받는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더해진 밥이 있기에 우거지가 놓여 있어도 웃는다. 보기에는 우거지상이지만 맛의 깊이만은 우거지상이 아닌 우거지나물. 우거지를 질겅질겅 씹으며 하루를 돌아본다. 그리고 내일을 설계한다. 미래의 자유를 꿈꾸기도 한다. 다시 두 손을 불끈 쥐며 열심히 살아보리라 다짐한다. 독고다이라도 독하게 싸워주겠어. 누가 이기는지 어디 한번 제대로 해봅시다. 그렇게 다집한다. 바보처럼. - '우거지를 어떻게 생각하나요?_열무우거지 나물' 중에서
국수는 세상을 묶어 놓는 실타래다. 돌집에서는 장수의 염원을 담고 있다. 잔칫집의 잔치국수는 심심하고 은은한 맛으로 영원한 행복을 기원한다. 역전의 국수는 출출한 속을 보완하는 구원투수며, 뜨거운 칼국수는 비오는 어느 수요일 애인한테 받은 정열의 장미꽃보다 낭만적이다. 한여름에 먹는 콩국수는 등골을 따라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가보지 않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풍경이고, 매콤하게 비벼낸 김치 비빔국수는 헤어진 애인처럼 문득 생각나 조용히 살고 있는 잔잔한 마음을 뒤흔드는 끈질긴 놈이다. - '당신의 인생도 국수처럼 술술_비빔국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