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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150633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_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산다는 것
프롤로그_아줌마도 아프다
Chapter01 결혼, 그 달콤 짭짤한
모시 고르려다 삼베 골랐네
내겐 좀 특별한 친정엄마
시어머니 VS. 친정엄마
황당한 출산기
내 꿈속의 애인
남편은 외계인
달라도 너무 다른
왕따 남편
로또복권 사는 여자
내 별명은 쌈닭
Chapter02 양육전쟁, 이상은 멀고 현실은 가까운
대치동입성기
모나미와 화사회
아토스의 자살
내겐 너무 먼 이웃사촌
청심환과 타이레놀
남편은 여자다
불협화음의 합창대회
엄마들의 두 얼굴
워킹맘과 전업주부
방과후학교
낮잠 자지 않는 토끼
일개 학부모 교육을 걱정하다
글로벌 권하는 사회
Chapter03 때론 악마 같고 때론 천사 같은
순진한 첫째, 영악한 둘째
공부해서 뭐해요
자전거도둑
클라리넷 부는 소년
딸의 남친
응급실 인생
카메라 울렁증
믿거나 말거나 아들 낳는 법
아이의 사고에 대처하는 엄마의 자세
때론 아이에게 배운다
Chapter04 인생의 전환점, 쉼표 하나
마흔다섯의 자화상
우울과 친구가 되자
나를 슬프게 하는 건망증
악몽의 대장내시경
조상님 전상서
닮고 싶은 부부
사랑과 미움 사이
백년해로 하자꾸나
이제는 잊힌 방송작가
자살, 그것은 타살이다
양재천 길에 대한 단상
에필로그_나를 닮은 어딘가의 그녀에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몸만 아프면 병원에 가면 될 일. 문제는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바느질을 해온 옷이 바늘땀에만 신경을 쓰느라 전체적인 옷 형태가 쭈글쭈글한 꼴이 되고 말았다. 바늘땀 어딘가에서 어긋난 것이 분명한데 이제 와서 풀고 다시 꿰맬 수도 없는 일이다. 디자이너가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옷이 어딘지 완전치 못함을 인정하는 건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것이다. 지금의 내 심정이 꼭 그렇다.
서운한 게 쌓여만 가는 시댁,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 잠시 떨어져 있고 싶은 남편. 정말 어디서 생활비만 또박또박 나온다면 아이들만 데리고 혼자 살고 싶다. 내가 이렇게 아프다는데, 내가 이렇게 소원한다는데 내 말 한번 진지하게 들어주면 안 되는 걸까. 계속되는 나의 청원에 지친 남편이 이런다.
“이혼은 안 됩니다. 별거도 안 됩니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아이가 시험을 치고 나면 서술형을 제외한 나머지 객관식 정답오답 표를 나이스(NEIS)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컴퓨터를 노려보던 나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이여, 이 아이가 정말 제 아이란 말입니까? 동그라미는 어디 가고 온통 빗살무늬 토기란 말입니까? 도덕점수는 또 왜 이리도 비도덕하단 말입니까? 최종적으로 영어성적까지 확인한 나는 어지러웠다. 그간 들인 돈이 얼마고 아이를 잘 키우네 못 키우네 남편한테 받은 수모는 또 얼마란 말인가. 아이들 온갖 짜증도 오냐오냐 해줬건만 돌아온 건 미친 듯 요동치는 심장과 부들부들 떨리는 손과 휘적휘적 도무지 힘을 줄 수 없는 다리뿐이라니. 참담했다. 아이들을 어떤 얼굴로 맞을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예상대로 전화통이 울렸다.
“승우 엄마, 청심환? 타이레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