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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292814
· 쪽수 : 261쪽
· 출판일 : 2010-07-15
책 소개
목차
북 치는 소년
서글픈 짐승의 사랑
킬 러
파리, 텍사스 2001
그리운 유곽
별로 돌아간 사내
저자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평소보다 늦게 부대로 돌아온 초병은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내무반장이 그에게 우편물 하나를 건네주었다. 누이한테서 온 크리스마스 카드였다. 겉봉을 뜯자 카드가 나왔고 카드를 펼치자 또 한 장의 메모가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 초병은 반으로 접은 메모지를 펼쳤다.
오빠. 인터넷 서핑 중에 이상한 시 한 편을 발견했어. 누가 쓴 건지는 모르지만 내 마음에 쏙 들어. 그래서 이 시를 가지고 올해에는 내가 직접 카드를 만들었어. 오빠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어.
초병은 다시 카드를 집어 들어 펼치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눈 내리는 배경을 바탕으로 한 아이가 북을 치고 있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누이가 직접 그린, 빨간 모자를 쓴 귀여운 아이의 북 치는 모습… 그 위에는 좀 굵은 글씨로「북 치는 소년」이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시가 적혀 있었다.
내용 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羊양 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깨비처럼
취침 시간이 되자 초병은 누이의 카드를 머리맡에 펼쳐놓고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다른 날과는 달리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귀대 길에 일어난 이상한 일, 그리고 누이가 보내온 크리스마스카드와 북 치는 아이… 이렇게 여러 가지가 한데 엉켜 머릿속을 오가고 있었다. 초병은 오랫동안 이리저리 몸을 뒤척였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통통. 통통통. 어디선가 북소리가 들렸다.
- '북 치는 소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