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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96373742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1-07-15
책 소개
목차
1. 수호인 시험
2. 축하 파티
3. 에이드리안의 저녁 초대
4. 비밀 작전
5. 궁궐 탈출
6. 타라소프 감옥
7. 숨 막히는 탈옥 작전
8. 유일한 방법
9. 로버트 도루
10. 두려움과 슬픔
11. 돌이킬 수 없는
12. 은폐된 진실
13. 리사의 특별 훈련
14. 미끼
15. 악몽 같은 현실
16. 마법의 힘
17. 기적 같은 일
18. 거짓말 같은 시간
19. 데스워치
20. 비밀 면회
21. 최악의 왕족회의
22. 마지막 카드
23. 진실 게임
24. 미궁 속으로
25. 마음의 문
26. 함정
27. 거짓을 위한 청문회
리뷰
책속에서
“디미트리는 널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어. 나를 보겠다고 했을 뿐이야.”
누군가 뒤통수를 세게 후려친 것처럼 한 순간 멍해졌다. 혼란스러웠다. 지난밤 디미트리가 리사의 품에 안겨 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왜 그가 리사를 보고 싶어했는지 얼핏 알 것도 같았다.
“그래, 그렇겠지. 디미트리가 지금 얼마나 정신이 없겠니? 모든 게 낯설고 두렵겠지. 특히 넌 디미트리를 구해 준 장본인이니까. 하지만 정신을 좀 차리고 나면 당연히 날 찾지 않겠어?”
“로즈, 넌 안 돼.”
리사의 목소리에 슬픔이 묻어났다.
“디미트리가 널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어서가 아니야.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인물로 널 지목했어.”
“디미트리, 나예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처음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이미 내가 누군지 알았을 것이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호흡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아니.”
“아니라뇨? 뭐가요? 내가, 내가 아니라는 말인가요?”
그는 좌절감으로 깊은숨을 토해냈다. 함께 훈련을 할 때 내가 말썽을 피울 때마다 그가 내쉬던 한숨이었다.
“아니. 널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널 들여보내지 말라고 일렀을 텐데.”
그의 목소리도 꽉 잠겨 있었다.
“예. 하지만 방법을 찾아냈거든요.”
“물론 너라면 그랬겠지.”
그가 날 봐주지 않는 게 고통스러웠다. 미하일을 흘끔 보자 격려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괜찮은지 알고 싶었어요.”
“리사가 이미 전해 주었을 텐데.”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어요.”
“이제 봤으니 됐군.”
“당신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는데요.”
나는 미칠 것 같았다. 냉정한 그의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널 보고 싶지 않다.”
디미트리가 차갑게 말했다.
“난 당신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나는 너를 포기했다.”
그의 목소리는 어느새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사랑은 시드는 법이다. 그리고 내 사랑은 이미 시들었다.”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떤 경우에도 그런 극단적인 말은 한 적이 없는 그였다. 그의 사랑이 내게 얼마나 큰 상처를 입혔는가에 관한 이야기만 반복해 왔다. 그런데 지금 그는 내게 자신의 사랑이 변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말을 납득할 수 없었다.
나는 너를 포기했다. 사랑은 시드는 법이다. 그리고 내 사랑은 이미 시들었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그의 말이 뺨을 때린 것처럼 얼얼하게 내 마음을 때렸다. 얼른 복도로 빠져나와 예배당 밖으로 달려 나갔다. 조금만 더 머물러 있다간 예배당 안의 모든 이들이 내가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