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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96373735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1-05-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클럽 나이팅게일
2. 연금술사
3. 새로운 음모
4. 여정의 시작
5. 그를 찾아서
6. 극한의 공포
7. 소름끼치는 우연
8. 디미트리의 장례식
9. 베일에 싸인 의뢰인
10. 영적 마법의 세계
11. 기분 나쁜 예감
12. 선택의 기로
13. 카사코바 83번지
14. 올가미
15. 리사의 분노
16. 스트리고이 사냥
17. 서글픈 재회
18. 스트리고이 그리고 디미트리
19. 암흑의 순간
20. 그의 진심
21. 혼돈의 시간
22. 위기
23. 이상 기류
24. 마지막 키스
25. 탈출 작전
26. 뒤늦은 한마디
27. 마법 대결
28. 새로운 사실
29. 다시 아카데미로
30.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리사가 어떻게 되는가는 관심 없다. 만약 네가 일깨워진다면 리사에게서 나오는 부작용도 사라질 것이다. 결속 관계가 깨지고 넌 자유로워질 테니까.”
“그럼 리사는요? 혼자 남잖아요.”
“그건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야. 내겐 오직 너와 함께 하는 게 중요해.”
“난 당신과 함께 하고 싶지 않아요.”
그의 눈이 광기로 번쩍였다.
“그 말을 믿지 않아.”
“마음대로 하세요. 난 당신을 원하지 않으니까.”
“거짓말. 난 네 진심을 알고 있다. 언제나 알 수 있었지.”
“그래요. 예전에는 당신을 진심으로 원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그가 내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몸이 얼어붙었다.
“나의 겉모습, 나의 힘, 그건 달라졌다. 물론 더 좋아졌지. 하지만 그밖에 다른 건 예전과 같아, 로자. 나는 변하지 않았어. 우리 사이의 관계도 변하지 않았다.”
“아뇨, 모든 게 바뀌었어요.”
“그렇게 달라졌다면 내가 왜 이렇게 널 설득하고 있지? 왜 너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있는 거지?”
뭔가 대꾸를 하려고 입을 달싹였다가 멈추었다. 정말 놀라운 질문이었다. 그는 왜 내게 이런 선택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일까? 스트리고이라면 기회 따위는 주지 않는다. 잔혹하게 죽이고 원하는 것을 취할 뿐이다.
다리 난간 위로 올라서서 한쪽 다리를 난간 너머로 걸쳤다. 내가 뭘 하려는지 알아챘는지 그가 움찔했다.
“무슨 짓이야?”
“스트리고이가 되느니 차라리 죽겠어요. 당신도 한때는 그렇게 말했잖아요.”
밤바람이 얼굴에 차갑게 휘감겼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나머지 한쪽 다리를 움직여 완전히 난간 너머로 넘어갔다. 발 아래 검은 물줄기가 쏜살같이 흘러갔다. 건물 2층 정도의 높이였다. 저 거친 물살 속에 떨어져서 다행히 살아남는다고 해도 기슭까지 물살을 헤치고 나갈 힘이 없었다. 죽음이 눈앞에 와 있었다.
“로즈, 제발 그러지 마.”
디미트리의 목소리에 두려움이 묻어났다. 나를 놓치는 순간 영원히 나를 잃게 된다.
“제발.”
그의 목소리에 깊은 고통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또다시 살아 있을 때의 디미트리가 생각나 마음이 아팠다. 나를 걱정해 주고 나를 사랑해 주었던 디미트리가 떠올랐다.
“우린 영원히 함께 해야 해.”
“왜요?”
나는 또다시 같은 질문을 던졌다. 바람에 말소리가 조각조각 흩어졌다.
“널 원하니까.”
나는 서글픈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대답이 틀렸어요.”
에이드리안은 나를 보자마자 꿈과 현실이 다르다고 했는데 리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사의 마음속으로 들어갔을 때와 실제 리사 옆에 있는 것은 느낌이 전혀 달랐다.
리사는 나를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리사 역시 내가 온다는 전갈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리사의 눈에도 나는 허깨비로 보였을 것이다.
한동안 어두운 동굴 속을 헤매다가 겨우 환한 빛 아래로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디미트리가 스트리고이로 변한 걸 알았을 때 나는 영혼의 한 조각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리사 곁을 떠났을 때에는 나머지 한 조각마저 잃어버렸다. 이제 리사를 되찾았으니 잃어버린 반쪽이 돌아온 것 같았다. 힘을 내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리사는 나를 와락 포옹했다.
“네가 돌아올 줄 알았어.”
리사는 흐느끼느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돌아온다고 했잖아.”
나는 리사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로 말했다.
나는 가장 소중한 친구를 되찾았다. 리사 곁에서라면 시베리아에서 겪은 상처도 쉽게 아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