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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테마로 보는 역사 > 문명/문화사
· ISBN : 9788996502128
· 쪽수 : 306쪽
책 소개
목차
1장 붕어빵의 족보를 찾아서
찐빵 육식금지령이 찐빵 탄생 배경
붕어빵 붕어빵은 와플과 만두의 퓨전
와플 와플은 벌집이라는 뜻
단팥빵 단팥빵에 왜 참깨를 뿌렸을까?
소보로빵 밥에 뿌려먹는 생선가루 소보로
크림빵 100년이 넘는 크림빵의 역사
슈크림 슈크림은 크림이 아니다
카스텔라 일왕을 접대한 쇼군의 별미
건빵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산물
비스킷 악명을 떨쳤던 식품 비스킷
고로케 고대 로마의 동그랑땡
마시멜로 서양아욱으로 만든 과자
2장 호떡집에 왜 불이 났을까?
순대 신께 바친 특별한 음식
순대국 6세기 귀족들이 먹던 순대국
호떡 실크로드를 따라 온 중앙 아시아 빵
떡볶이 영조의 어머니 동이가 좋아한 음식
김밥 김밥의 원형은 김에 싼 주먹밥
김초밥 생선초밥의 사촌 김초밥
주먹밥 조선시대의 패션 주먹밥
쫄면 잘못 만든 불량품이 '대박'
단무지 다쿠앙은 일본 승려의 이름
오뎅 오뎅은 농악이라는 뜻
닭발 닯발 천개를 먹은 제나라 임금
칡국수 누가 처음 칡국수를 만들었을까?
3장 "열려라 참깨"의 비밀
엿 수험생에게 엿 먹이는 까닭
찹쌀떡 찹쌀떡은 복을 먹는다는 뜻
돈가스 시합전에 돈가스를 먹여라
돼지족발 족발에 담긴 장원급제의 꿈
참깨 열려라 참깨의 비밀
낙지 전쟁물자로 징발된 낙지
오징어먹물 르네상스의 상징 먹물스파게티
땅콩 신기하고 엽기적인 식품
땅콩버터 의사 켈로그가 만든 버터
쫑즈 단오절에 먹는 나뭇잎 쌈밥
꼬리곰탕 성경에 나오는 꼬리 요리
문어 사람머리를 닮아 이름이 문어
4장 금가루를 뿌린 볶음밥
볶음밥 김치 볶음밥은 한 중 퓨전음식
빠에야 동양 볶음밥이 빠에야의 원조
리조또 이탈리아 벼농사가 만든 리조또
꾸스꾸스 요술쟁이가 만든 아랍 볶음밥
육회 한국 육회와 서양 육회는 사촌
타타르 스테이크 징기스칸 침략의 결과
꽈배기 광해군의 마지막 잔치음식
스프링롤 밀전병에 싸먹는 봄
약과 약과는 영혼을 부르는 음식
양갱 양고기 국물로 만든 과자
수제비 살아있는 음식 화석
영계백숙 회춘을 돕는 약병아리 영계
음식연대표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역사에 우연은 없다고 하는데 음식의 역사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찐빵이 만들어진 계기도 따지고 보면 우연이 아니다. 고기를 먹지 않았던 중세 일본의 풍속이 만들어낸 필연이었다. 중국의 고기 만두가 일본에 전해지며 고기 대신 팥을 소로 넣는 찐빵이 탄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사람들은 오랫동안 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7세기 덴무(天武) 일왕이 가축 도살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고기도 먹지 말라는 육식금지령을 선포한 이래 1,200년 동안 일본인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 일본 사람들이 다시 고기를 먹게 된 것은 1872년 무렵으로 명치유신(明治維新)을 단행한 메이지 일왕이 육식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부터다.
물론 덴무 일왕의 한 마디 때문에 일본인이 1,200년 동안 고기를 먹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육식금지는 살생을 피하는 불교의 영향도 있었고 섬나라인 일본의 지리적, 환경적 특성상 가축의 외부조달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해서 농사짓는 가축을 죽이는 것을 금지했던 것이고 여기서 육식금지의 풍속이 생겨난 것이다.
벌집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와플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먹었던 빵이다. 접을 수 있는 두 개의 금속판 사이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케이크처럼 구운 것이 와플의 원조다.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면 붕어빵 굽는 틀을 떠올리면 된다.
옛날 그리스인들이 금속판 사이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구워 먹었던 케이크인 와플은 13세기 무렵에 획기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중세 유럽의 장인이 평평하고 밋밋한 금속판의 빵 굽는 기계를 올록볼록한 요철이 있는 벌집(Honeycomb) 모양으로 만들었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금속판에다 요철을 넣어 올록볼록하게 만드는 것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아이디어 같아 보이지만 13세기 무렵에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했다. 금속판을 균일하게 올록볼록하게 만들 수 있는 합금기술에서부터 틀을 제작하는 주물기술, 그리고 표면이 요철로 이뤄졌음에도 빵을 골고루 익힐 수 있는 제빵기술까지 다양한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과학사적으로 보자면 유럽에서는 13세기 때 이런 기술이 완성된 모양이다.
평평한 금속판이었던 빵 굽는 기계가 벌집 모양으로 변하면서 이 기계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됐고 이를 계기로 우리가 지금 먹는 다양한 빵과 과자가 만들어진다.
호떡은 오랑캐라는 뜻의 한자 호(胡)와 우리말 떡이 합쳐진 이름이니 오랑캐들이 먹는 떡이라는 뜻이다. 호떡이 중국에서 들어왔고 또 우리 입장에서 중국을 얕잡아 부를 때 "되놈" 또는 "오랑캐"라로 했으니 중국에서 전해졌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호떡은 후삥(胡餠)이라고 하니까 오랑캐 땅에서 전해진 이국음식으로 취급한다.
무심코 먹는 군것질 거리지만 호떡의 기원을 따져보면 뿌리가 깊다. 지리적으로 멀리 서역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을 거쳐서 한반도로 전해진 음식이다.
호떡은 옛날의 서역, 그러니까 지금의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발달한 빵이다.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 나라 이름이 '-스탄'으로 끝나는 지역의 음식이다. 옛날식으로 표현하자면 흉노족, 돌궐족, 선비족들이 먹었던 빵이니 오랑캐들이 먹는 빵이라는 뜻에서 호떡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중앙 아시아와 터키, 인도 등지에서 먹는 빵인 '난'이 바로 호떡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떡을 간식으로 먹지만 역사적으로 호떡은 황제나 귀족이 먹었던 귀한 음식이었다. 밀가루가 드물었고 발효기술도 뒤떨어져 있던 옛날, 호떡은 제분기술이 발달했던 서역에서 온 고급 밀가루 음식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