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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미래학
· ISBN : 9788996649229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Booklet
빈곤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도시화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인구변화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물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기후변화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쓰레기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에너지에 대한 지속가능한 Toolkit 25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문
나는 아룹의 미래예측 및 혁신 부서장으로서,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고 아름다운 장소를 방문하는 좋은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었다. 매 여행마다 내 인식의 틀을 깨고,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을 파괴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때마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2008년 봄 나는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였다. 전날 밤 런던에서 막 도착했을 때라 그런지, 바람의 도시가 보여주는 아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온 도시가 천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고, 나는 다시 생기를 찾기 시작한 도심을 돌아다니며 햇살이 비추는 봄날을 만끽했다.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치이지 않고, 건축의 메카인 이 도시의 중심에서 이루어지는 훌륭한 재개발의 광경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다른 환경에서였다면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을 법한 것도 하나 깨달을 수 있었다.
횡단보도에 멈춰 서서 한때는 IBM 사옥으로도 알려졌었던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 타워를 올려다보던 나는 한 트럭이 속도를 줄이며 내는 엔진 소리와 고무 타이어 타는 냄새에 시선을 돌렸다. 하루 종일 떼를 쓸 준비가 된 어린아이가 울음소리로 시작하는 아침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텅 빈 도로에서 하얗고 빨간 콘크리트 믹서 차량이 신호등 근처에 멈추어 섰다가, 바람 빠지는 소리에 연기까지 피어오르는 타이어를 천천히 굴려가고 있는 장면을 보며, 내가 도대체 무슨 광경을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트럭의 운전자는 차 문을 열고 몸을 기울여 타이어를 내려다보더니 서서히 차를 후진시켰다. 그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타이어에 아직 불이 붙지 않았는지 확인한 걸까? 타이어의 고무가 다 닳아 없어지기 전에 얼마나 더 차를 몰아갈 수 있나 생각했던 것일까? 아마 그는 상사에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심하거나 제시간에 건축 현장까지 갈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이 들어둔 보험이 이 사태에도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고 있었을 수도 있고, 트럭에 실린 콘크리트를 다 내리고 나면 미리 사 둔 커피가 식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가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그 자리에 멈춰 있던 나와 트럭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가만히 그 퍼진 타이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나 불이라도 나지 않을까? 최소한 내 시야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트럭은 도로를 지나 운하를 건너는 다리를 따라 계속 멀어져 갔고 커다란 사탕처럼 생긴 그 콘크리트 드럼도 내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이젠 보이지 않는 그 불쌍한 타이어를 어떻게든 이끌고 가려 애쓰는 엔진 소리를 듣다, 문득 나 자신이 아침을 맞은 시카고 도심의 도로 한가운데 멍하니 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즉시 발길을 옮겼다.
운전자는 두 가지 중의 하나를 골라야 했다. 자신과 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안전과 자신이 싣고 가는 콘크리트만을 기다리고 있을 공사 현장의 생산성. 어느 쪽을 선택해도 완전히 “옳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상황과 인과가 얽힌 복잡한 조건이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도 이처럼 매일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지난 3년간 아룹의 미래예측 팀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은행장들에서부터 덴버의 시민들,
케임브리지와 멜버른 대학의 학생들, 터키 산업 위원회, 세계 경제 포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 매번 우리는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들을 살폈고 세상이 너무나도 복잡해져서 이제 더 이상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는 상황과 인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각 변화의 요인들을 그 강도와 시사하는 바에 따라 생각해 보자. 각각 강도와 방향성이 다른 벡터값들에 비교해 보면 한 요인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는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상황이라면 극히 미미한 영향만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각 카드를 읽고, 그에 적힌 요인의 강도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요인이 각자의 삶과 공동체, 직업, 그리고 당신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지금 당장 당신이 느끼기에는 모든 카드가 당신과 관련이 있지는 않은 것 같겠지만, 어느 날엔가는 결정적일 때가 올 것이다.
우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이 그들의 분야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좀 더 쉽게 생각해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변화의 요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똑같은 주제를 갖고 질문을 던지는 워크숍이 전 세계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기후 변화와 에너지처럼 전 세계 공통으로 제기되는 문제가 있는 반면 줄기세포나 체내 개인 식별용 장치 삽입 등 시간과 장소에 따라 주제가 달라지기도 했다. 워크숍으로 쌓인 자료들을 세심히 검토해본 결과 우리는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해 볼 만 한 몇 가지 중요 주제들을 선정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당신 앞에 놓여 있는 일곱 개 주제의 분류가 완성되었다.
오직 인간만이 상자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자연의 그 어디를 둘러봐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카드들은 당신도 모르게 이미 스스로 들어가 있는 친숙한 그 상자에 대해 의문을 갖게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이 복잡한 세상만큼이나 당신의 상자에도 상황과 인과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만이 이 상황과 인과관계를 정의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 변화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당신에게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흥분을 줄 수도 있지만 큰 절망의 구렁텅이로 당신을 안내할 수도 있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해왔고 앞으로도 항상 변할 것이다. 변화는 어디에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내일 아침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이 어제와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 변화의 이유를 파악함으로써 앞으로의 일에 대비하는 것이다.
도쿄 시는 오랫동안 변화를 잘 이해해 왔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들 중 하나지만 이전에도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이번 봄에 도쿄로 여행을 다녀오며 큰 기쁨을 느꼈다. 21세기의 광분과도 같은 변화를 서서히 피어오르는 하얀 벚꽃 봉오리와도 같은 여유로움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의 도시를 방문하고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오로지 인류만이 번창할 수 있도록 꾸며진 조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도시라는 환경에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할 기회였다. 나는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벚꽃들이 자아내는 길거리의 고요한 분위기와 맞닿아 있는 수많은 고층 빌딩 중 한 곳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날씨가 좋았고 그 건물에서 볼 수 있는 시야 안에는 전부 콘크리트와 강철, 그리고 유리로 가득 차 있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예전에 이곳에 있었다던 어촌에 어부들이 살던 시절로 돌아가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지역이 인공석으로 뒤덮이고 당신이 하루 종일 걸어야 할 만큼의 거리가 전부 딱딱한 땅이 될 거라고 말하면 그들이 뭐라고 답했을지 궁금했다. 그들은 오늘날 우리가 ““평범””하다고 칭하는 이러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미래는 픽션이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가? 당신은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인가? 이 카드들을 이용해 당신만의 이야기를 위한 틀을 짜라. 이 카드들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그들이 내릴 결정의 주변 상황과 인과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라. 이 카드들을 써서 이 세상이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드는 길을 개척하라.
나는 이 카드들이 완성되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특히, 이 카드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매 단계를 검토해 준 던컨 윌슨과 미래예측 팀, 한 분야에 대한 자신들의 열정을 우리에게 나눠 줌으로써 우리 모두가 더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 준 각 주제의 리서치 담당자들에게 감사한다. 예일 대학에서 우리 팀으로 옮겨온 시니 캄파리는 카드의 디자인을 맡아 주었다. 그녀 외에도 제임스 멀리비드, 션 넬슨, 댈튼 컨, 빅토리아 용-힝, 제이콥 던, 사라 칼리드 등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조사하고 모든 요소들을 완벽하게 배치해 주었다. 디자인과 편집을 검토하느라 오랜 시간을 할애해 준 아룹의 편집장 제니퍼 그레이쳐스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 책을 완성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커트 홀츠와 프레스텔의 담당 팀원들과 함께 매우 훌륭한 일 처리로 이 특이한 출판물을 완성해 준 것은 물론이고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믿어 준 프레스텔의 편집장 캐터리나 헤더러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크리스 루브크만,
2009년 1월 런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