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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유럽사 > 프랑스사
· ISBN : 9788996877714
· 쪽수 : 30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저주받은 가문
2장 일렁이는 혁명의 기운
3장 국가의 면도날, 기요틴의 탄생
4장 무자비한 신들
5장 국왕을 혁명의 제물로
6장 그날은 오지 않았다
맺음말
참고문헌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상송의 두 조수가 손을 묶는 동안, 국왕은 신부가 내민 그리스도 상을 입에 물었다. 머리카락은 기요틴의 칼날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짧게 잘렸고 셔츠의 옷깃 언저리는 뒤로 홱 젖혀졌다.
국왕이 신부의 부축을 받으며 처형대의 가파른 계단을 천천히 오르는 광경을 샤를 앙리는 마치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손을 뒤로 결박당한 채 머리카락은 잘리고 셔츠 깃은 젖혀져 맨 목이 드러난 국왕의 모습을 보자 넓은 혁명광장을 메운 군중 사이에 동정 어린 탄식과 신음소리가 일었다. 우렁찬 북소리만이 지옥처럼 울려 퍼졌다.
대대로 사형집행인을 가업으로 삼은 집에서 태어나 프랑스 혁명과 조우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경애하는 국왕까지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했던 한 인간의 드라마를 쓰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었다. 처형된다는 것은 물론 누구에게나 끔찍한 일이겠지만 처형을 하는 쪽에서도 두렵고 끔찍한 일일 것이다. 상송은 자신의 직무가 범죄인을 처벌하는 정의로운 일이라고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되뇌며 가업을 이어왔지만 국왕 루이 16세의 처형에 직면하자 직업에 대한 정당성의 확신이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나라 정세가 공포정치로 이어지면서 상송에게 더 큰 타격을 준다.
상송 가문의 문장을 보면, 두 마리의 개가 깨져서 울리지 않는 종을 이상하다는 듯 올려다보고 있다. 상송가의 역대 당주들은 사냥에 취미가 있었기에 항상 개를 길렀다고 한다. 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배제된 상송가의 사람들은 개를 친구 삼아 함께 살아간다.
-맺음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