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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7066643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1부
두 발로 우울을 밟아나갔다
2부
당신은 암입니다
3부
죽기 좋은 날은 없다
4부
간다, 다시
나오며 | 나태하게 사는 게 꿈입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울증부터 암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가족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물에 빠졌는데 이끼가 가득한 벽을 손톱으로 파고 올라왔습니다. 구조 요청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롯이 ‘나 혼자’로 버텨내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제껏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질문을 받고 나니 네라는 대답이 나왔다. 대답하면서도 죽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단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던 것뿐이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것뿐이다.
오히려 어느 날 빛을 보고, 이러다 죽겠다 싶어 살아야겠다는 갈망이 목을 조여 왔다. 그래서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죽고 싶냐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누가 답한 것일까.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언제나 마음은 북한산 백운대로 올라가는 철 사다리에 매달린 듯 흔들려 왔다. 바위 위에 서면 저 멀리 서울의 풍광보다 한길 낭떠러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가는 대로 보인다는 말 그대로 불안은 언제나 발밑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었다.
망치로 때려 부수고 싶은 회사 일, 고구마 백만 개를 집어먹은 듯 답답한 집안일은 누구나 겪는다. 단지 마음의 공백이 필요한데 자신에게 그걸 주지 못했다. 술이 만드는 뇌의 정지, 그게 전부였다. 그래서 도망치고 싶었는데 마음이 몸보다 먼저 움직였다. 아니 몸이, 뇌가 망가지는데 알아차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