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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706692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4-06-04
책 소개
목차
prologue
메르시, 크루아상
프랑스 시장 사용 설명서
시장의 마에스트로 | 플라시에, 캉탱 아쿤
영덕 대게와 마요네즈 | 생선 가게, 마레 보보
트라디를 사세요 | 빵집, 레미
푸주한의 특별 레시피 | 정육점, 메종 기냐르
채소와 과일의 절기집 | 알리그르 가의 채소 좌판들
선량한 커피 | 커피숍, 얼리 버드
삶을 찬미하는 와인 한 병 | 와인 가게, 코테 수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치즈 | 치즈 가게, 아르두앙-랑글레
찬바람이 불면 | 닭집, 샤퐁 달리그르
절구통 속의 여행 | 향신료 가게, 사바
오 솔레 미오 | 이탈리아 식품점, 살보, 마담 지니에의 리탈리앵
오후의 라디오 | 빈티지 가게, 메종 퀴예레
아페로 어때? | 와인 바, 르 바롱 루즈
DIRECTORY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편을 따라 처음 가본 알리그르 시장에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 도서관에서 책만 보던 내가 미처 몰랐던 프랑스가 거기에 있었다. 머리가 아닌 내 눈과 귀, 코로 감각할 수 있는 오늘의 프랑스였다. 허리춤에 손을 대고 큰 소리로 채소 값을 따지는 상인과 손님들의 적나라한 말을 들으면서 마음을 단단히 옥죄는 무언가가 툭 터지는 듯한 해방감을 느꼈다. 단정하고 흠잡을 데 없는 문어체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활력과 생생함이 손으로 잡을 수 있을 듯 펄떡펄떡 뛰어올랐다.
오전에 시끌벅적했던 시장이 오후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먼지 한 톨 없이 사라지는 광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좌판 상인들은 아침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루에 딱 다섯 시간 동안 펼쳐지는 공연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공연 예술인이다. 가지며 호박을 하나하나 윤이 나도록 닦고, 토마토 줄기를 나란히 정렬한다. 빨간 순무를 다발로 묶어 작은 바구니에 착착 넣고, 멋들어진 잎사귀가 달린 레몬으로 피라
미드를 만드는 솜씨는 봉마르셰 백화점의 디스플레이 전문가 못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