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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18077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8-06-15
목차
머리말
텃밭 - 강현옥
드라이플라워 - 강현옥
순종 - 고명순
오남매 - 고명순
황소의 귓속에 누가 속삭여 왔을까 - 김관훈
편백나무 숲길 - 김관훈
할아버지 하늘로 가는 날 - 김명대
봄나들이 - 김명대
고추 농사 - 김미경
홍어 - 김미경
버스 정류장 - 김부배
생일날 출근 - 김부배
동백꽃 - 김송월
봄비 - 김송월
냉이 - 김숙희
인생 - 김숙희
회상 - 김영례
울 엄마 - 김영례
억새 - 김영순
뿌리에게 - 김영순
봄밤 - 김영자
늦가을 쉼터 - 김영자
난에게 - 김용주
갈대 - 김용주
추억 단상 - 김이향
공원 - 김이향
소쇄원에서 - 김인숙
보광사 - 김인숙
꿈 - 김현태
봄처녀 - 김현태
두물머리 - 나명엽
길 - 나명엽
첫날밤 - 노덕열
향수 - 노덕열
내 사랑 - 노연희
그리움 - 노연희
왜 그런지 몰라 - 박봉은
아들 미국 유학 떠나는 날 - 박봉은
보름달 - 박상은
오월 - 박상은
나의 오월 - 배종숙
배꼽 - 배종숙
기다림 - 서동영
부부 - 서동영
억새 - 서희정
새해 - 서희정
선인장꽃 - 손수영
그리움 - 손수영
겨울 호숫가, 그곳에서 당신을 보았어요 - 신명희
그러지 말 걸 그랬어 - 신명희
희망 - 윤성택
염부鹽夫 - 윤성택
어떤 동행 - 이명사
봄비 - 이명사
홍매화 - 이삼순
봄 오는 소리 - 이삼순
솥 - 이수진
짝사랑 - 이수진
들에 핀 봄 - 이양자
나목 - 이양자
겨울바다 - 이은정
동창 - 이은정
이효석 문학관 - 이인환
달맞이꽃 - 이인환
자존심 - 이혜정
마침표 찍는 방법 - 이혜정
상사화 - 이호준
그리움 - 이호준
매화 - 임영희
노점 할머니 - 임영희
나의 오월 - 장만수
여행길 - 장만수
억새 - 장헌권
시인의 일기 - 장헌권
새벽눈 - 전숙경
부디 - 전숙경
섬진강 - 정달성
목마름 - 정달성
윗집 이사하는 날 - 정연숙
몇 끼니의 약 - 정연숙
줄넘기 - 정은희
몽당연필 - 정은희
억새 - 정주이
겨울이 남기고 간 추억 - 정주이
매화 필 때 - 조정일
공항을 보며 - 조정일
그대 - 주경숙
어머니의 새벽 - 주경숙
바닷가 소식 - 최비건
애인 - 최비건
아리랑 - 최세환
통곡 - 최세환
축제 - 최승벽
고독 - 최승벽
몽돌해수욕장의 봄 - 한향흠
봄이 오는 길목 - 한향흠
복수초 - 황귀옥
겨울비 - 황귀옥
나의 하루 - 황애라
정류장 - 황애라
빨래를 하다 - 황혜란
연가 - 황혜란
석류 - 박덕은
저자소개
책속에서
텃밭
- 강현옥
봄 입술 오므리자
민낯이 아득한 시간 깨운다
두 평 남짓한
사랑 구역 2호
진득한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허허로움 콕콕 쪼아대는 그리움 불러 세운다
엉중엉중 다가서는 어설픔이
황톳빛 고랑들을 바라본다
마주서는 횟수만큼 봄볕이 물드는지
실오라기 하나 없는 추억들이 줄지어 누워 있다
오래된 이야기를 호미로 내리치자
가슴팍 통증들이 퍽퍽 사방으로 흩어지고
단단하던 혀의 언어들이 순순히 뒤섞인다
가루가 된 모음과 자음들이
오밀조밀 간극 벌려
덜 여문 씨앗 밀어 넣는다
한 번씩 발길 줄 때마다
통통히 살 오른 안부를 묻고
바라봐 주고
만지고 쓰다듬는 정성에
살아남은 휘파람 불어 준다
외다리로 서 있는
낯선 땅에서
잡초랑 함께 클지라도.
황소의 귓속에 누가 속삭여 왔을까
- 김관훈
그 아이는 황소의 귓속이 꼴 먹일 때부터 궁금했다
처음엔 거기에 달팽이가 기어들어 가 웅웅거리며 사는 것으로 짐작했다
개울가 풀잎을 핥으며 혓바닥 늘어뜨리고
되새김질하는 녀석의 옹알이에 귀기울였고,
겨우내 언 땅을 엎어 광이 나는 봄볕 어깨 위 쟁기가
죽비 맞는 템플 스테이 학생처럼 눈빛에 들어왔다
술 마시는 아버지의 눈물처럼 한평생 그의 노래는
누구에게도 들려지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손놀림에 꼬뚜레 걸던 송아지 시절의 절규가 생각난 걸까
그의 귓속에 누가 속삭여 왔을까
살짝 움츠렸던 두 귀를 방긋이 폈다 오므렸다 반복했다
이제 그의 귓속에 늙디늙은 달팽이가 자리잡고 앉아 있나 보다
외양간 여닫는 아버지의 마음은 탱자나무 초가집 굴뚝 연기 되어
앞마당 살굿빛 나뭇가지에 그의 빛나는 노래를 매달아 주었다.
버스 정류장
- 김부배
매혹의 퍼즐처럼
오고가는 사연자락들이
연분홍 꽃비로 내리는 곳
실안개 피어오르고
아련한 추억
아스라이 잊혀진
기억의 저편으로 내리는 곳
붉디붉은 어제와
마디마디 숨결의 오늘이
침묵 지키며 고즈넉이 내리는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