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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180981
· 쪽수 : 256쪽
목차
하루 - 강덕순
태풍 - 강만순
봄꽃 향연 - 강병원
어머니 - 강현숙
훈련소에서 - 강현옥
할머니의 손 - 고명순
한 순간의 추억 - 김경수
그리움 - 김명선
홍매화 - 김방순
은목서 - 김봉숙
봄 - 김부배
카푸치노 한잔 - 김송월
우정.9 - 김숙희
님 향한 마음 - 김영례
동백꽃처럼 - 김영순
독도 - 김영자
목련 - 김용주
미얀마에 자유를 - 김이향
동전 - 김전자
기다림 - 김해숙
가을산 - 김현태
너니까 - 김희란
연가 -노연희
한 맺힌 임의 노래 - 명금자
손녀야 - 박봉은
능소화 -박상은
사모곡 - 박지영
몽돌 - 배종숙
손녀 - 서동영
메주 - 서애숙
벚꽃 - 서은옥
우리들의 시간 - 서정필
집 - 서희정
폐지 줍는 노인 - 소정선
슬픈 겨울 - 소정희
장미 - 손영란
햇빛 세탁소 - 양은정
서울 거리 - 양종숙
오늘의 기도 - 유양업
도토리 - 윤경자
등대燈臺 - 윤성택
황진이 - 이강례
사랑나무 - 이명사
나의 길 위에서 - 이명순
꽃망울 - 이병현
봄길 달리는 자전거 - 이수진
태화강 - 이양자
나의 살던 곳 - 이영
가을 텃밭에서 - 이완소
월출산 바라보며 - 이은정
패랭이꽃 - 이인환
목화밭 - 이향숙
갈매기.2 - 이혜진
산행 - 임순이
어머니 손빨래 - 임영희
목련 찬가 - 장순익
미얀마에서 광주를 본다 - 장헌권
내리는 눈을 보며 - 전숙경
쓰고 또 지우고 - 정기순
생동하는 입춘 - 정달성
님이여 - 정명자
잃어 버린 시간 - 정순애
낙엽 - 정옥남
나의 봄 - 정이성
그늘을 모으다 - 정주이
행복 - 조규칠
뻘떡기* - 조정일
어머니 - 최기숙
오렌지 - 최세환
동짓날 - 최승벽
미소 - 최형배
서울의 봄 - 황길신
달빛 흐르는 동안 - 황애라
행운목 - 박덕은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머니
- 강현숙
홍조 띤 해의 둥근 배에서
훠이 훠이 퍼져 나간 치맛자락
움켜쥔 고사리손에
매일 밥그릇에 담아내는 온기
두 볼 가득 채워 주었지
새색시 얼굴 사라진
동구 밖 장승처럼
두 눈 부릅뜨며
세월 지켜온 발목 밑에
노란 민들레들이 기대어
옷 갈아입었지
초록잎 우렁차게 머리에 이고
세차게 달렸던 넝쿨 사위어진
갈색 줄기 위에
가느다란 맥박이 뜀질했지
볕에 그을린 살갗의 진액 타들어 간
마른 풀내음 들여마시면
또다시 깊숙한 그 품에 안기었지
화려한 불빛 다 사그러지고
촌촌히 이글거리는 숯불
주머니 안에 집어 넣고
다 탄 잿더미 곱게 덮었지
어둔 밤 우물에서 퍼내는
노오란 달물 스며들면
따스한 품에서 들었던
그 심장 소리가
오늘도 똑딱똑딱 흘러간다.
할머니의 손
- 고명순
긴긴 겨울밤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몇 고개를 넘는다
그 이야기는
부엉이 우는 한밤중에도
마당 건너 뒷간까지 따라 나온다
빨간 손이 올라와
밑을 닦아 주었어
문 밖에 떨고 서서
그 손 못 나오게 했어
수십 년 전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할머니는 하얀 손 되어
날마다 다녀간다
보리까시락 같은 그 손
사랑 덧칠해 따스해진 그 손.
한 순간의 추억
- 김경수
누나는
직장 구하려고
서울 가고 없던 날
누나 친구가 왔다
밝고 고왔던 얼굴엔
언뜻언뜻
그늘이 스쳐지나갔다
그 누나랑
해질녘 강변을 걸었다
파혼당했단다
기필코 복수하겠다는
그 말 속으로
원망 섞인 슬픔이
노을빛처럼 번지고 있었다
위로할 말 찾지 못한 채
침묵으로
울적한 마음만 함께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은
폐가의 마당에
나뒹구는 낙엽 되고
그래도 삶을 사랑하자는
말 한마디 못해 주었던
그 누나의 안부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