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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름다운 사람

내 아름다운 사람

이래경 (지은이)
  |  
로담
2012-01-31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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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름다운 사람

책 정보

· 제목 : 내 아름다운 사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253227

책 소개

이래경의 로맨스 소설.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 차별, 학대, 그리고 방임. 도도한 만큼 외로웠던 지안에게 다가온 한 사람, 장신우. 자신에게 미쳐버렸다는 남자, 지안은 그를 사랑했다.

저자소개

이래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봄꽃, 강아지, 겨울 아침을 좋아함. [출간작] 내 아름다운 사람 영원히 내게 당신 심장에 노크 부케 앙숙 설렘 어느 날 아침 사랑하는 그대에게 그날의 로맨스 낭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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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보름이 지났다. 그를 만나지 않은 두 번의 금요일이 지나는 동안 을씨년스럽던 날씨는 11월의 마지막 주가 되자 완전히 겨울로 접어들었다.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은 화방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는 날이었다. 칩거하듯 작업실과 다락방에 틀어 앉아 두문분출 하던 지안은 매달 가장 중요한 월례 행사를 빠뜨릴 수 없었다. 이미 구입해야 할 것도 여러 개였다. 7년 가까이 사용했던 나무 이젤의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이젤도 사야했고, 유화물감과 캔버스도 구입을 해야 했다.
화방에 갈 때는 재인과 동행함이 원칙이었지만 재인은 요즘 코앞으로 다가온 전시회 준비 때문에 나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지안은 재인에게 필요한 물품을 메모하여 홀로 화방으로 나왔다. 빨간색과 초록색, 그리고 파란색 유화물감을 낱개로 한 주먹씩 들어 쇼핑 바구니에 넣자 카운터에 나른하게 기대서 담배를 피던 민 사장이 허허 웃음을 지었다.
“그 세 가지 색은 올 때마다 왜 그렇게 많이 사? 먹어?”
“그러게요. 맛은 별로 없더라구요.”
“그럼 기름투성일 텐데 맛이 있는 게 이상하지.”
재인의 단골인 화방을 지안도 벌써 7년째 드나들어 민 사장과는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참, 박 화백이 자네 편으로 화선지를 보내라던데.”
민 사장이 담배를 비벼 끄며 정갈하게 묶인 화선지 더미를 내밀었다.
“언니가 저번 건 너무 형편없다고 하던데요. 이번 것도 마찬가지면 거래 끊겠다고 전하래요. 우리 언니 성격 아시잖아요.”
“암, 알지. 너무 잘 알지. 섭섭하게 툭 하면 거래 끊겠다는 협박이나 날리고. 이번 건 특상품이야. 우리 가게에 들어오는 것 중에 제일 좋은 화선지만 고르고 고른 거니까 염려 말라고 해. 참, 여기 한지도 가져가. 그리고 지안 씨가 말 좀 잘해줘.”
성격이나 행동과는 너무도 다르게 재인은 동양화를 그리는 화가였다. 모계 쪽으로 타고난 유전자를 물려받아 십 대 때부터 각종 미술대전을 휩쓸다시피 했다. 그림 욕심이 많은 만큼 그것에 관련된 것은 무척 깐깐하게 구는 것을 업계 사람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오죽하면 데면데면하기 이를 데 없는 그녀에게 저런 부탁을 다 하겠는가.
계산을 하고 보니 구입한 물품의 양이 상당했다. 캔버스와 한지, 화선지, 화구와 물감, 이젤까지 한 번에 차로 나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와드릴게요.”
화방의 오래된 종업원 선화가 차가 있는 곳까지 들어주었다.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하는 한지와 캔버스를 양손에 나눠 들고 선화를 따라온 지안이 차 문을 열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할게요.”
“왜요, 차에 실어드릴게요.”
“아니에요. 들어가세요.”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선화를 화방으로 들여보낸 지안은 짐을 나눠 싣기 시작했다. 소형차라 뒷좌석에 이젤을 싣자 나머지 물건들이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그녀는 문을 닫고 차 뒤로 돌아가 트렁크를 열었다. 허리를 숙여 트렁크 깊숙한 곳에 물감과 한지를 밀어 넣는데,
“도와줄까?”
뜻밖의 목소리에 번쩍 고개를 들던 지안이 이마를 트렁크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찧고 말았다. 그녀는 눈앞이 하얘지는 통증에 이마를 감싼 채 푹 주저앉았다.
“괜찮아?”
트렁크에 가려져 그 모습이 보이지 않던 장신우가 놀란 얼굴로 그녀 곁에 무릎을 굽혔다.
“이게 지금 괜찮아 보여?”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의 통증도 통증이었지만 망신이란 생각에 목소리가 더욱 뾰족해졌다.
“흠.”
그가 모호한 의성어를 토해내자 더욱 짜증이 치밀었다.
“웃기만 해봐.”
흠흠, 그가 연이어 헛기침을 했다. 지안은 그것이 더 견딜 수가 없어 그를 노려보았다.
“억지로 참는 게 더 기분 나쁘니까 차라리 웃어.”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가 훗 소리를 내며 웃고 말았다.
“여전히 놀랍고도 신선해, 윤지안.”
“무슨 소리야?”
지안은 금요일 밤 그를 만나지 않는 것으로 이미 그들의 관계가 끝이 났다고 믿었다. 끝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관계였고, 두 사람 모두 애착을 드러내지 않는 관계여서 그렇다고 믿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내가 화방에 있는 걸 어떻게 안 거지?
차츰차츰 통증이 가시자 이마를 감싼 손바닥 안이 끈적하고 뜨끈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손을 떼자 붉은 피가 묻어나왔다. 정말 쪽팔려선……! 그의 웃음소리가 피를 본 순간 뚝 끊어졌다.
“이런.”
그의 긴 손가락이 이마에 닿자 지안은 얼른 고개를 뒤로 뺐다.
“괜찮으니까 그냥 내버려둬.”
“괜찮다는 정의가 바뀐 모양이군.”
이 남자 왜 이래? 지안은 눈을 굴렸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만 가.”
“어떻게 할 건데? 네 성격에 휴지로 닦고 말겠지. 일어나.”
“내버려두라니까.”
“윤지안.”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는 그녀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위협이 담겨 있었다.
“왜 이러는 거야? 지나친 참견이잖아.”
“내 여자한테 상처가 남는 건 용납 못해.”
내 여자……? 미쳤구나, 장신우.
한 치도 물러나지 않은 채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갑작스런 클랙슨 소리가 들렸다. 신우는 본능적으로 돌아본 그녀를 잡아당겨 조수석에 태웠다.
“도망칠 건가?”
그의 비웃음을 듣노라니 오기가 솟았다.
“내가 왜 도망을 가?”
“그럼 잘됐군.”
그가 조수석의 문을 힘껏 닫자 차가 들썩거렸다. 지안은 보닛을 돌아 운전석으로 걸어오는 그를 노려보았다. 대체 왜 저래? 지난 6개월의 그와 지금의 그의 모습은 동전의 앞과 뒤처럼 달랐다. 오만한 모습으로 화를 내는 그를 납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가 운전석에 앉자 자신의 빨간 승용차가 남루해 보였다. 문득 오래전 기억이 오버랩 됐다. 그땐 이마 대신 심장이 찢어져 벌겋게 피를 흘릴 때였다. 시동을 걸며 그가 재킷에서 손수건을 꺼내 내밀었다.
“상처에 손대지 말고 이걸 써.”
그녀는 그처럼 네모난 각이 진 손수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 이제 당신 안 만나.”
지안은 차가운 목소리로 현실을 짚어주었다.
“글쎄…….”
그가 도로로 접어들며 그녀를 보았다. 입술은 둥글게 휘어져 있었지만 눈은 더없이 차가웠다. 그런 그의 모습이 생소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섹스파트너였던 그가 철저하게 낯선 사람으로 보였다. 불현듯 덫에 걸린 것처럼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지안은 손수건을 낚아채며 시선을 돌려버렸다. 애초에 그와 어울리지 말았어야 했다. 재림그룹 후계자 장신우와 진서병원의 미운 오리새끼 윤지안은 원래부터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였으니까. 1, 2년에 한 번씩 스쳐 지나가며 보던 사이, 그게 적당했다. 7살이란 나이차로 인해 말을 할 일도 없었다. 어린 그녀의 눈에 비친 장신우는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 절대 먼저 다가가는 법이 없는 사람.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관심을 목말라하며 늘 주위를 얼쩡거렸다. 지안은 자신마저 그런 부류에 속하고 싶지 않았다. 하필이면 그때 엮이는 바람에…….
“내려.”
단호한 음성을 듣는 순간 지안은 과거의 기억에서 헤어 나왔다. 차는 멈춰 있었고 어느 틈에 내린 그가 조수석의 문을 열고 서 있었다. 눈을 깜빡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자 병원 응급실이 보였다. 별것도 아닌데 일을 만들어. 지안은 못마땅한 듯 그를 쳐다보며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상처는 그녀의 생각처럼 별것도 아닌 게 아니었다.
“흉터가 생길 수도 있겠는데요.”
봉합 준비를 한 의사가 글러브를 끼며 심각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신우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상처는 네 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봉합을 마친 의사가 자리를 뜨자, 간호사가 드레싱을 하고 거울을 보여주었다.
“한 번 보시겠어요?”
이마 한복판에서 위쪽으로 더 올라가 있어 흉이 생긴다 해도 크게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니었다. 안 되면 앞머리로 가리면 되니까. 그나마 이 정도여서 다행이다.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반창고를 붙이는 것으로 불편한 소동이 끝이 났다.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마취 때문인지 다리가 휘청거렸다. 뒤에 섰던 그가 그녀의 허리를 잡아주었다.
“조심해.”
자세 때문일까, 문득 마지막 섹스가 떠올랐다. 거칠고 뜨거웠던 섹스.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야.
“계산하고 올 테니 앉아 있어.”
“됐어, 내가 하면…….”
그가 차갑게 노려보는 통에 지안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불쑥 화가 났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왜 자기가 화를 내? 정말 웃긴 거 알아?”
그가 한 대 치기라도 할 듯 성큼 다가서다 이내 숨을 훅 내쉬었다.
“됐어, 됐으니까 기다려.”
그는 지독하게 말 안 듣는 강아지를 대하듯 명령한 뒤 돌아섰다. 말을 듣지 않으면 때려주겠노라 무언의 협박을 남긴 채였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가 정말 조금은 무서웠다. 저 남자는 지난 6개월 동안 모호한 미소와 함께 물러나, 그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던 남자가 아니었다.
짙은 회색의 겨울 슈트는 그의 날씬하지만 탄탄한 몸매를 여실히 드러내주었다. 권위와 명령에 익숙한 그의 외모는 병원이란 공간에 몹시 이질적이어서 그가 움직일 때마다 많은 시선이 따라붙었다. 그가 원무과에서 돌아서는 것을 본 지안은 그가 다가오도록 기다리지 않고 홱 돌아섰다. 하지만 걸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건물을 나와 주차된 곳으로 가던 지안이 멈춰 섰다. 그리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내 차는?”
“이거 타.”
그는 응급실 팻말이 붙은 바로 옆 주차지역에 서 있던 은빛 세단을 가리켰다.
“내 차 어디 있냐고 물었잖아.”
“내 기사가 집까지 잘 가져다놓을 테니 걱정 말고 타기나 해.”
“신우 씨.”
“그래, 나 장신우야. 그러니 더는 날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오만한 그의 말에 지안이 허리에 손을 얹고 쏘아보았다.
“내가 언제…….”
“타.”
그녀의 말을 단호히 끊은 그가 조수석을 고갯짓해 보인 뒤 먼저 운전석에 탔다. 턱 근육이 실룩거리는 것을 보니 정말 화가 난 것 같았다. 그게 무서운 건 아니었다. 어쨌든 그가 찾아와 이렇게 화를 낸다면,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자신일 테니까. 그도 그럴 것이, 일방적으로 금요일에 나가지 않은 건 분명 자신의 잘못이었다. 어차피 한 번은 부딪쳐야 할 일이다. 그녀는 머릿속이 뻥 터질 것처럼 부글거리던 분노를 애써 가라앉히고 그의 차로 다가갔다.
그가 데려간 곳은 그들이 밀회를 나누던 호텔 객실이었다. 1317호실. 지안은 마치 집처럼 익숙해진 스위트 룸 안으로 등이 떠밀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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