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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열대야 2

그 겨울의 열대야 2

(완결)

서향 (지은이)
  |  
로담
2013-05-16
  |  
9,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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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열대야 2

책 정보

· 제목 : 그 겨울의 열대야 2 (완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253838
· 쪽수 : 392쪽

책 소개

서향의 로맨스 소설. 감각 없는 심장의 주인, 강홍연. 그가 알아낸 그녀의 정보는 이랬다.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재벌가의 딸.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어 보이는 그녀를 본 순간 그는 예감했다.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과 열망을….

저자소개

서향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출간작 <나 E대 다니는 여자야> <목욕탕에 뚫린 구멍> <새댁 오욕에 빠지다> <순정이모의 건넌방> <양호선생의 부적절한 치료> <콜라에 미원타봤니> <여탕의 남자 때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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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태하가 바 메르시에 도착해 안쪽을 살폈다.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턱을 괴고 앉은 홍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눈이 서서히 가늘어졌다. 긴 목과 섬약한 어깨선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듯 선을 그리고 있었다. 가만히 그녀의 옆얼굴을 바라봤다. 깊고 처연한 슬픔이 고독과 뒤섞여 검고 푸르게 차오르고 있었다. 우아하게 틀어 올려 정수리 뒤에 고정시킨 그녀가 서서히 시선을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이미 몇 잔 비웠는지 위스키 병의 반쯤이 비워져 있었다.
“일찍 온 모양이군.”
그녀가 투명한 립글로스를 발라 입술 색깔만 엷게 표현된 분홍빛 입술을 천천히 휘어 올렸다. 무언가 이상하다. 팽팽하게 조율되어 있어 한 치의 틈도 용납하지 않았던 강홍연이 아니었다. 그가 곁에 앉아 그녀의 엷은 브라운 빛 동공을 쳐다봤다. 탁자 위에 밝혀둔 자그마한 우즈윅 촛대에서 오묘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눈동자가 촛불을 바라본 덕분에 그녀의 눈동자 빛깔도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나?”
홍연이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턱을 괸 채로 다시 야경을 응시했다. 만사 귀찮다는 표정이 권태로워 보였다. 그가 말을 걸지 않았을 때까지만 해도 머금고 있던 푸르고 시리던 한기는 이미 사라졌다. 자신의 감정을 절대 노출하지 않도록 훈련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굴었다.
“의외더군. 강홍연 씨가 먼저 나를 찾을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어.”
“내가 왜 좋아요?”
갑자기 날아든 스매싱에 그는 망설임 없이 맞받아쳤다.
“첫눈에 반했다는 유치한 대답밖엔 해줄 말이 없군.”
“정말 유치하네.”
그녀가 입술 끝을 잔혹하게 비틀어 올렸다.
“그 감정이 결혼까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것인가요?”
턱을 괴고 나른하게 앉아 있던 그녀가 천천히 허리를 곧추세우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똑바로 정시했다. 그녀가 이렇게 정색하고 자신을 바라볼 때면 관능의 물결이 전신을 휘덮어 야성적인 본능에 사로잡히고 만다. 노골적인 열망을 담고 바라보는 여자의 시선을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다른 여자들 따윈 그대로 끌고 호텔 룸으로 들어가면 그만이었지만, 강홍연은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 뺨따귀 정도는 미리 각오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강홍연은 철저히 금욕적인 여자가 아니던가! 왜 갑자기 그를 향해 자신의 본능을 고스란히 열어 보인단 말인가! 그가 미간을 좁히고 그녀를 꿰뚫을 듯 지독하게 응시했다.
“결혼은 좀 이르지 않나?”
“그렇죠. 당신의 사귀자는 제안은 됐어요. 곧 서른을 앞둔 재벌가의 후계자가 연애를 하는 건 아주 위험한 짓이에요. 차라리 나랑…… 잘래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귀는 건 싫은데 섹스는 가능하다, 말하는 여자의 본심을 그가 감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자신을 버리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 그녀의 태도는 놀랍도록 냉철했고, 그녀의 제안은 마치 사업 제안서를 내놓듯 간결했다. 단순한 타협만으로도 자신을 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여자. 그렇다면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는데, 혀끝이 썼다. 부유한 집안의 여식이기 때문에 그를 같잖게 보고 이렇게 지분거리는 것이라면 용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원수 집안의 딸이 아닌가!
“나를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쿡쿡!”
그녀가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당신 같은 남자를 어떻게 가지고 놀아요? 당신이 먼저 나에게 흥미를 보였으니까, 난 당신에게 섹스 파트너가 되어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적어도 당신에게 성적인 흥미는 느끼고 있으니까.”
도무지 이해불가였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태도 변화에 혼란스러운 건 그였다.
“하나…… 조건이 있어요.”
태하가 경직된 얼굴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의 시선이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고 서늘해졌다.
“결혼해요. 그게 조건이에요.”
갑자기 연타로 잽이 날아들었다. 뇌가 얼얼하도록 흔들리는 그런 엄청난 힘이 실린 잽. 이건 예상에도 없던 전개였다. 강민국이 먼저 제안했던 것을 채 3개월도 채울 필요도 없이 갖게 생겼다. 그러나 한 가지, 강민국과 강홍연이 동시에 그를 자신들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려 한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홍연에게 이유를 묻는데도 절대 이유를 순순히 알려줄 그녀가 아니었다.
“일어나.”
홍연이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따라와.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가 그녀의 팔뚝을 잡아 일으키자, 이미 취기를 느끼는 그녀의 몸이 조금 휘청거렸다. 태하는 팔을 뻗어 그녀의 겨드랑이 아래쪽으로 손을 밀어 넣어 그녀를 부축했다. 그는 곧장 홍연을 자신의 차에 태우고 그의 집으로 이동했다. 일류기업의 장녀와 호텔로 이동하는 건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기에 굳이 그의 집을 선택했다.
태하는 그녀를 부축해 현관을 열고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홍연이 휘청거리며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태하는 상의 재킷을 벗어두고 그녀 앞에 한 무릎을 접고 앉았다. 홍연이 초점 없는 눈동자로 그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무표정한 여자, 감흥 같은 건 모를 것 같은 도자기 인형처럼 흠결 하나 없이 완벽한 미인. 그나마 취기 때문에 몽롱해진 눈동자가 살가웠다. 그가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날카로운 턱 선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미간을 촘촘하게 구겼다.
“뭐죠?”
“결혼하자며?”
“그런데요?”
“통과의례라고 생각해.”
태하가 손으로 그녀의 턱을 감싸 쥐더니 서서히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녀의 몸이 자연스럽게 뒤로 점점 젖혀졌다. 그를 자신도 모르게 자석의 반대 극처럼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낙인을 찍었다. 홍연은 가만히 석상처럼 굳은 얼굴로 어떤 감흥도 없다는 듯 텅 빈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그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키스.
태어나 처음 해 보는 것이었다. 홍연은 분석하듯 그의 입술이 닿은 자리를 느껴 보았다. 뜨거운 무언가가 닿은 듯 얼얼하고, 닿았다는 감촉 자체보다 더 에일 듯한 감각이 전신을 뜨겁게 휘감았다. 그녀의 발바닥에서부터 불붙은 열기가 빠른 속도로 모든 혈관을 지배했다. 살갗을 태울 것 같은 열기가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늘 기초체온보다도 낮아 몹시 추위를 느끼던 그녀가 지금은 체온이 견딜 수 없이 뜨거워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너무 놀란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셔츠 깃을 꽉 움켜쥐었다. 멋모르고 덤빈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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