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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8047696
· 쪽수 : 96쪽
책 소개
목차
1
오감도- 시제일호
오감도- 시제이호
오감도- 시제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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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제
추구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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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화로
아침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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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상한 가역반응
공복
삼차각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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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운동
얼굴
각혈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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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명경明鏡
여기 한 페ㅡ지 거울이 있으니
잊은 계절에서는
얹은머리가 폭포처럼 내리우고
울어도 젖지 않고
맞대고 웃어도 휘지 않고
장미薔薇처럼 착착 접힌
귀
들여다보아도 들여다보아도
조용한 세상이 맑기만 하고
코로는 피로疲勞한 향기가 오지 않는다.
만적 만적하는대로 수심愁心이 평행平行하는
부러 그러는 것 같은 거절拒絶
우右편으로 옮겨앉은 심장心臟일망정 고동이
없으란 법 없으니
설마 그러랴? 어디 촉진觸診…… 하고 손이 갈 때 지문指紋이 지문指紋을 가로막으며
선뜩하는 차단遮斷뿐이다.
오월이면 하루 한 번이고
열 번이고 외출하고 싶어 하더니
나갔던 길에 안 돌아오는 수도 있는 법
거울이 책장 같으면 한 장 넘겨서
맞섰던 계절을 만나련만
여기 있는 한 페―지
거울은 페―지의 그냥 표지表紙 ──
무제無題
내 마음의 크기는 한 개 권연卷煙 기러기만 하다고 그렇게 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권연卷煙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自殺을 권유勸誘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果然 바지작 바지작 타들어 가고 타는 대로 작아가고
한 개 권연卷煙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 적에
과연果然 나는 내 마음의 공동空洞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音響을 들었더니라.
처심處心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大門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完全한 공허空虛를 시험試驗하듯이 한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 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 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 번 굽은 골목이 담장이 좌우左右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혀
달은 밝은데
그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더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