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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8096960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깍지
콩깍지
소금
추석 달
벌초
비손
회상
똬리
아궁이
점
아버지의 숫돌
대못
대숲
어머니 냄새
제2부
수습
아름다운 슬픔
잠수
바람의 길
바다는 누구도 먹지 못해
자유, 그 쓸쓸한 풍경
시계의 방
꽃에도 그늘이 있었다
대신 아파 줄 수 없어 더 아프다
겨울비 내리는 날
겨울 갈대
잿간
겨울 원행
빈 꽃병
제3부
도르래
새가 하늘을 물고 날아갔다
차질(蹉跌)
소라게
바퀴
부재의 말
문틈
딱지
우산
국자
죽은 거미를 쓸어내며
삭제
쑥새
난전
제4부
개망초
푸른 불꽃
옹알이 터지는 봄
찔레꽃
꿩의바람꽃
오월의 창
해바라기와 나팔꽃
한여름
가을비 스캐닝
물그림자
젖어드는 것은 아름답다
국화차
겨울잠에 든 여자
홍시
해설 | 그대, 살아 있는 한 살려고 애써야 한다 / 이승하(시인·중앙대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빠져드는 것
자신도 모르는 새 젖어드는 것
사랑이라고 하지
여기저기서 단풍의 남하 소식이 날아드는 시월이다
설악산, 소백산, 한라산
먼 소식 색색이 번져간다, 물든다
작설차를 가운데 두고 앉았다
우물 속에서 새들이 혓바닥을 쏘옥 내밀고 있다
참새처럼 재잘대기가 부담되는 연록빛
한 모금이 입술을 타고 발끝까지 향을 뿌리며 잦아든다
차밭 고랑들이 구불거리며 스며든다
시끌벅적하다, 커피전문점
둥근 모양의 말〔言〕들이 테이블 위를 굴러다닌다
커피 향이 번져나간다
구릿빛이다
분위기에 젖는 사람들
어스름에 스며들어 서로 젖는다
사람에게 빠져드는 것
해면처럼 젖어드는 것
사랑이라고 하지
당신의 하루를
가을 국화처럼 똑 따서 가슴에 품고 온다
온몸이 진노랑 향에 젖는다
―「젖어드는 것은 아름답다」 전문
아파하는 널 바라보며
대신 아파 줄 수 없어서
미안하고
밤새 잠 못 잔 널
잠시 안아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눈물 나고
겨우 잠든 널 지켜보며
기도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가슴 아프다
함께 아파 줄 수 있어 행복하다지만
고민하고 걱정하고 잠 못 자고 눈물 흘려줄 수는 있어도
대신 아파 줄 수 없어
더, 아 프 다
사랑은 서로 아픔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데
사랑한다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아픔을 나눌 수 없어 더 아픈 것이지
사랑이란 그런 것이지
사랑이란 것,
그런 것이지
―「대신 아파 줄 수 없어 더 아프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