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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사 일반
· ISBN : 9788998271053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17-04-03
책 소개
목차
1장 악마와 천사
후쿠오카의 마루타
후세 다츠지
2장 지옥과 천국
관동대지진
생명의 비자
3장 일본 야구 이야기
가장 뛰어났고 가장 불행했던 투수들
전설의 탄생
이치로 선수와 그의 멘토
4장 한국을 향한 두 얼굴
한국을 향한 두 얼굴
칠지도조선의 흙이 된 일본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재판 같은 것은 아예 형식적으로도 진행되지 않았다. 기장인 마빈 와킨스(Marvin S. Watkins) 소령은 정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심문을 위해 도쿄로 이송되었고 나머지 8명은 처형이 결정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후쿠오카 규슈제국대학(현 규슈대학) 출신 군의관인 코모리 타카시(小森卓)는 일본 서부군사령부의 사토 요시나오(佐藤吉直) 대좌와 함께 미군 포로들의 처리 문제를 협의했다. 회의 결과 이들은 포로로 잡힌 미군들을 그냥 죽일 것이 아니라 생체 해부용 마루타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의했다. 이에 코모리는 자신의 모교 주임 외과부장인 이시야마 후쿠지로(石山福二?) 교수에게 달려갔다. 이시야마 교수는 전적으로 환영했다. 그렇지 않아도 당시 규슈제국대학에서는 후쿠오카 교도소에 갇혀 있던 조선인 사상범들에게 생체 실험을 하고 있던 차였다.
아버지 윤영석이 일본으로 떠난 후 또 한 통의 전보가 왔다.
‘동주 위독. 원하면 보석 가능. 만약 사망 시 시체 인수할 것. 그렇지 않으면 규슈제국대학에 해부용으로 제공할 것임.’ 당시 도쿄에 유학 중이던 당숙 윤영춘과 함께 감옥에 도착한 윤동주의 아버지 윤영석은 윤동주와 함께 갇혀 있던 송몽규(宋夢奎)를 면회했다. 그런데 반쯤 깨진 안경을 쓴 송몽규의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져 있었다. 몸은 뼈와 가죽뿐이었다. 휑한 눈에 이미 이 세상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저놈들이 강제로 주사를 놓아서 이 모양이 되었어요. 동주도 그 주사 때문에….”
윤영석이 아들 윤동주를 화장해 고향으로 떠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송몽규 역시 3월 7일 감옥에서 숨을 거두었다.
윤동주에 대한 그의 열정은 계속 이어졌다. 《사진판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은 오무라 교수의 노력으로 세상에 나왔다. 시인의 모든 자필 원고를 사진으로 찍어 책으로 낸 것이다. 이미 출판된 시와 산문들의 원고는 물론 사소한 낙서까지도 포함하였다. 처음에 일본인 오무라 교수가 유족의 허락을 받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유족은 한국 사람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는 것을 어떻게 일본인 이 출판하도록 하겠느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그 후 10년을 기다린 후 허락을 받아 마침내 책이 나올 수 있었다. 유족들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이 원고를 보자는 한국인들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내기 위해 사비까지 털어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