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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98529161
· 쪽수 : 476쪽
· 출판일 : 2017-11-3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서장 한국인의 백년 과업
[보론] 죄의식과 부끄러움
제1부 식민지 근대의 주체와 열망
제1장 죄의식, 원한, 근대성: 이광수 소설의 주인공들
[보론]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의 증상과 죄의식
제2장 길 잃은 과잉윤리: 이광수식 자기희생의 구조
[보론] 『금색야차』와 『장한몽』, 고리대금업자의 소명 의식과 자본주의의 신체
제2부 전쟁과 분단을 주체화하기
제3장 목숨 건 책임의 자리: 최인훈과 『광장』의 증상
[보론] 회색 지대와 대학생
제4장 가해자의 자리를 향한 열망: 한국전쟁을 주체화하는 이청준의 방식
제3부 경제적 빈곤, 부끄러움의 윤리
제5장 가난과 부끄러움의 윤리: 이청준의 단편 「키 작은 자유인」을 중심으로
제6장 과잉윤리와 몰윤리 사이의 문학: ‘참기름 사건’과 『당신들의 천국』
[보론] 세 개의 ‘전짓불’ 삽화와 4·19세대 문학의 의미
제4부 죄와 책임의 일치, 시민 주체의 탄생
제7장 1980년대적 주체의 탄생: 임철우의 『백년여관』을 중심으로
제8장 광주의 복수를 꿈꾸는 일: 2013년의 김경욱과 이해경
제5부 성공서사와 미학의 정치
제9장 1990년대의 마음: 신경숙의 『외딴방』의 의미
제10장 문학의 윤리와 미학의 정치: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성석제의 『투명인간』
책을 맺으며: 부끄러움과 죄, 그 너머의 원한
참고 문헌 및 인용 작품
초벌 원고 발표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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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 목차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것[자기희생의 모럴]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전이라는 드라마에 의해 조형되는 것으로서, 피해자의 지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능동적 주체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또한 식민지적 집단 주체의 이상적 모델이 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다.
이명준은 말하자면 자기가 져야 할 책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20세기 한국인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죄, 1920년대의 이광수가 자기 비하의 극단에 서서 외쳤던 죄를 묵묵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의 실패를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살의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사랑 때문이든, 의리나 절망이나 고통 때문이든 상관없다. 다만, 자기 땅을 떠나는 것만은 불가능한 것이다. (중략) 포로수용소에서 중립국을 선택하고 그런 자기 선택을 부정하는 특이한 형태의 자기 처벌이 바로 그 증상의 자리에 있다. 그것은 ‘죄 없는 책임’의 자리가 지닌 기이함의 산물이거니와, 그 증상의 기이함은 거꾸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이명준에게도 최인훈에게도 새로운 주체화의 요구가 얼마나 절박한 것이었는가를.
이청준에게 원죄에 해당하는 것은 어머니/고향/가난이다. 그래서 그것은 속물적 부끄러움의 원천이면서 또한 윤리적 주체가 스스로를 정립할 수 있는 자긍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물론 그것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자랑스럽기는커녕 오히려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것이지만, 그것을 부끄러워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바로 그 순간 그는 윤리적이 된다. 오로지 그 순간이 있어야 그는 진정으로 사람다운 사람,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반성적 주체가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는 정신의 지향성을 가지고 실천하는 주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