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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8899859983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1-06-21
책 소개
목차
서문1. 건너편 옥상으로 _이슬
서문2. 사랑과 우정과 미래의 편지 _현
추천의 말1. 당신의 슬픔이 녹지 않는다면 _양안다 시인
추천의 말2. 너희 세계의 모든 말 _김여진 작가
수상 소감1. 순자 씨 뒤통수치기 _이슬
수상 소감2. 숨겨 왔던 나의 _현
편지1. 미안해 안심해 희망해 _이슬
편지2. 아주 많은 이름 _현
편지3. 말년이 좋을 거라 믿는 모임 _이슬
편지4.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_현
편지5. 패러디의 신 _이슬
편지6. 내가 나를 버릴 때 _현
편지7. 신이 내게 등을 보일 때 _이슬
편지8. 믿음 없이 하는 기도 _현
편지9. 심해어에게도 심해가 심해라면 _이슬
편지10. 생일 편지 _현
편지11. 영환아 나 오늘 생일이야 _이슬
편지12. 익숙한 오해 _현
편지13. 산책과 추월 _이슬
편지14. 망가진 채로 건강하게 _현
편지15. Hey, Joe! _이슬
편지16. 현의 미래 _현
편지17. 왜 짐을 나눠 들어요 _이슬
편지18. 그때는 이 우정도 사소해질까? _현
편지19. 아껴서 잘 살자 _이슬
편지20. 잘 먹고 잘 살아라! _현
편지21. 팔푼이 다녀감 _이슬
편지22. 가려운 미래 _현
편지23. 능숙과 미숙 _이슬
편지24. 처음이라는 거짓말 _현
편지25. 최대한 까먹으시오 _이슬
편지26. 잊으려 노력할수록 선명해지는 _현
편지27. 나는 당신의 증거 _이슬
편지28. 목격자를 찾습니다 _현
편지29. 네가 나의 증거 _이슬
편지30. 마지막이라는 거짓말 _현
작가의 말1. 시동을 걸며 _이슬
작가의 말2. 또 하나의 기적을 기다리며 _현
리뷰
책속에서
서로의 혼자임을, 혼자일 수 없음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우리는 계속 얘기하지. 나의 끝없는 빈자리와 너의 계속되는 부대낌에 대해. 그러면서 서로의 결핍을 조금씩 희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게 가능하다면. 넘치는 것을 또 다른 결핍으로 이해하기까진 시간이 좀걸렸어. (…) 대화가 필요 없는 저녁이나 조용한 새벽, 표정 없이 보내는 정오나 나만 생각하는 아침. 어쩌면 너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절반만 보냈던 걸지 몰라. 온전한 하루를 가져 본 적 없었던 걸지 몰라. 그것은 네게 얼마만큼의 결핍이었을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다정해서 좋다는 사람들이 싫었어. 그런 말들이 내게 다정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 다정한 게 아니라 거리를 두는 건데요. 그렇게 대답하고 싶어서 입술이 간질거렸어. 그래서 네가 나를 놀리듯 다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을 때 그게 참 웃긴 별명이라고 생각했었어. 처음에는 분명 그랬던 것 같은데. (…) 다정아. 네가 나를 그렇게 부를 때. 그렇게 부르며 한 번씩 내가 그어 놓은 선 안쪽으로 넘어올 때. 나는 잠깐 멈칫하다가 기꺼이 너의 다정이 되기로 해. 그 침범을 모른 척 눈감아 주며. 그러다 보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이 드물게 가능해지기도 해. 가끔은 하마의 영역에도 다른 동물들의 방문이 필요할 거야. 너를 통해 침범을 연습하며 나는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 익숙한 오해를 거기 그대로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