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8965174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8-10-07
책 소개
목차
악마적인
N
겨울의 심장
S
84일, #그
84일, #그녀
84일간의 연인
검은 벌레들
악몽
사막
남겨진 자들
망가진 신경
세상의 모든 강박증에 평온을
강박증의 입장
A
손
미뤄진 자백
엉킨 거짓말
InSANe
Home
발동 혹은 가열
살기(殺氣)와 살기(Survival)
마리아주
인간적인
adieU
작가의 말_존재의 다른 이름, 페르소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감정이 없다. 혹시라도 내 얼굴이 궁금하다면 거대한 코를 가진 인간이나 길거리에서 밟고 지나가는 맨홀 뚜껑을 상상하면 될 것이다. 허약해져야 발견하게 되는 순수함도 있다. 피폐해져야 부푸는 것들이 있다. 무너지고 헐벗어야 신을 찾기도 한다. 어떤 이들을 그런 과정에서 진짜 신을 찾기도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내게 온다. 그 선택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은 의외로 길지 않다. 자신을 버리고 싶은 지경에 이른 인간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죽음에 대한 자유의지, 이다.
N교수의 강의는 거침없이 부드러운 물결의 생동감과 더불어 거센 태풍의 눈 속, 고요함을 품은 채 유려하게 이어졌다. 강의의 밀도에 압도되고 유혹당했다. 필기는 할 수도 없었다. 이야기 속의 또 다른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파생되고 그 줄기를 따라 가느다란 신경이 퍼지다가 다시 원점으로 거대하게 통합된다. N교수의 강의는 말하자면 폭풍이었다. 지식을 전달하거나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잡히지 않는 바람 같은 주제를 바탕에 깔아놓고 그 위를 질주하는 사자의 눈빛과 털 모양과 발이 흙에 닿는 느낌만을 면밀하게 표현한다.
“왜 저를 페르소나, 라고 부르는 거예요?”
“그게 거슬렸나 보군.”
이 인간은 절대 그냥 대답하는 법이 없다.
“페르소나(Persona)는 그리스 어원으로 ‘가면’을 뜻하죠.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 카를 구스타프 융은 사람의 의식과 무의식중의 페르소나를 열등한 인격이며 자아의 어두운 내면이라고 말했고요. 하지만 영화나 연극에서는 종종 감독이나 작가의 자화상이나 분신으로 지칭되죠. 영화 「400번의 구타」처럼요. 이제 장 피에르 레오에 대해서 말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