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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3332921
· 쪽수 : 640쪽
· 출판일 : 2024-07-20
책 소개
목차
최고의 제물 … 30
가장 강한 전사 … 52
어둠과 공포, 전염병 … 83
반 호크의 위용 … 106
영원한 동료 자하브 … 130
북부로 가는 파이톤 … 158
엠비뉴의 대군 … 187
들모레 요새의 불행 … 236
대활약의 예고 … 260
나쁜 용사의 출현 … 286
폭풍의 눈 … 309
위드의 최후 … 339
엠비뉴의 권능 … 364
종착점 … 385
역사의 흔적 … 419
팔로스 제국력 … 446
하벤 제국의 침공 … 468
흩어진 부하들 … 497
하늘로 오르는 탑의 인부 … 519
집주인의 눈빛 … 545
북부 사람들 … 567
대제왕 위드의 유언 … 591
저자소개
책속에서
위드는 이번 퀘스트를 마치고 나면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당분간 푹 쉬고 싶었다.
“다 잊어버리고 지난번처럼 어디 남해안 같은 곳에 가서 쉬다 오는 거야. 한 일주일 정도…….”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 주는 꿀맛 같은 휴가를 원했다.
“음, 근데 남해안이 바가지요금은 심하지 않더라도 비쌌는데. 멀어서 교통비도 많이 나오고.”
휴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뇌가 이어졌다.
“그냥 〈로열 로드〉 내에서 휴가를 보낼까. 요즘에는 그러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그것도 꽤 괜찮겠군. 바닷가에서 낚시를 해서 꽁치나 구워 먹어야지. 그러고 보니 일주일은 좀 너무 긴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서 레벨이나 스탯이 뒤처진 걸 복구하려면 한… 사흘 정도?”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사막의 대제왕 그리고 중앙 대륙을 휘젓고 다닐 정도의 군대를 거느리고 있으며 자기 자신의 무력도 엄청나다.
그러나 원래의 몸과 시간대로 돌아가게 되면 레벨도 400대에, 헤르메스 길드에 쫓겨 다니는 신세였다. 바드레이를 만나면 또 당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사흘도 길어. 으음, 일요일 하루 정도는 푹 쉬어 줘야… 아냐. 밀린 집안일을 하고 나서 저녁에 모라타에서 아무 생각 없이 따뜻한 햇볕이나 받으면서 시간을 보내야지.”
그리고 3분 후 결심했다.
“열심히 사냥하고, 보상 좋은 퀘스트로 뭐가 있나 알아봐야지. 전쟁의 시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니 앞으론 더 열심히 살아야 돼!”
“혜, 혜연아, 너 술 못 마시는 거 아니었니?”
“술요? 없어서 못 먹죠. 마시려면 비싸고 돈 아깝잖아요.”
연속 세 잔의 폭탄주가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안주도 먹으면서 마셔.”
“술맛 떨어져서 안 돼요.”
엄격하게 술을 마시는 이혜연이었다.
(……)
“그럼요. 어릴 때는 조금 놀았거든요.”
“하하, 껌 좀 씹고 다녔어?”
“아니요. 친구들이랑 면도날 씹을 때 많이 마시고 다녔죠.”
이혜연은 오랜만에 술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져서 말수가 많아졌다.
“어릴 때는 원래 철이 없고 그렇잖아요. 밤새도록 마시고 패싸움하고, 지나가는 애들 삥도 뜯고 욕도 하고.”
“위험하게 놀았구나. 무슨 사고 같은 건 안 일어났고?”
“별다른 건 없어요. 친구 중에 1명이 오토바이 타다가 식물인간 된 정도? 아, 참! 걔 얼마 전에 깨어났다고 연락도 왔는데 공부하느라 바빠서 못 갔어요. 전화라도 해 봐야 되는데.”
“…….”
“그렇게 놀다가 오빠한테 걸렸어요.”
“오빠가 화 많이 냈겠구나?”
“네. 처음으로 다리가 부러져 봤어요. 그때 3달간 꼼짝없이 방바닥에만 누워 있으면서 생각했죠. 다음에 걸리면 진짜 사지가 다 부러지겠구나. 오빠한테 안 걸릴 자신은 없고… 그래서 그 후로 어쩔 수 없이 정신 차리게 됐어요.”
탈선하는 청소년이던 이혜연을 바로잡은 건 오빠의 과감한 폭력이었다.
위드가 말살의 검을 들고 등장한 것은 그때였다.
들모레 요새의 내성으로 연결되는 통로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쿵! 쿵! 쿵!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돌로 된 바닥이 울리면서 묵직한 소리가 났다.
군사 요새인 만큼 통로를 넓게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꽉 찬 느낌을 주었다.
사실상 그냥 공중으로 뛰어서 오면 더 빨리 올 수 있었지만 남들 싸움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괜히 멋있어 보이지 않겠는가.
은은한 겉멋이야말로 포기할 수 없는 남자의 자존심!
“어엇.”
전쟁터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던 병사들이 위드를 보며 경악했다.
엄청난 체구에, 전투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각진 근육으로 위압감이 넘치는 몸매, 가공할 화력을 뿜어내는 말살의 검.
지옥의 문이 열리고 먹구름이 몰려와서 날이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환한 머리!
“저 대머리 거인은 뭐지?”
“…….”
사막의 대제로서 머리가 벗겨진 채로 활약을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그만 머리카락을 만들지 않았다.
우람한 육체에 잘생긴 얼굴, 그렇지만 머리카락이 없어서 오히려 더 야성미가 넘쳐흘렀다.
진정한, 나쁘고 못되고 사악하고 고집 강한 남성다운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