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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00662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5-02-13
책 소개
목차
제1화 악몽의 하루!
제2화 충격적인 하루!
제3화 아빠와의 저녁
제4화 자신을 알라!
제5화 자기합리화?
제6화 날개 성장기
제7화 네가 누구라고?
제8화 가족 사정
제9화 왠지 두고 봐야 할 듯?
제10화 그때에 무슨 일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꼬물꼬물, 꼼지락꼼지락.
“그래, 잘한다. 어서, 어서…….”
필립은 아이의 움직임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응원했다.
아버지의 응원에 힘입어 아이의 두 팔이 먼저 밖으로 나왔고, 그 뒤를 이어 잔뜩 찌푸린 자그마한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땀인지 알 속의 액체인지 모를 진득한 물기에 흠뻑 젖어 있었지만, 아버지를 닮은 남청색 머리카락은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두 팔과 얼굴에 이어 어깨까지 밖으로 나오자 그 뒤는 수월했다.
한데 아이의 몸통이 완전히 밖으로 나오자마자 균형을 잃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이었다.
“아가!”
다행히 지켜보고 있던 필립이 늦지 않게 손을 뻗어 받아낸 덕에 아이가 바닥에 코를 박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괜찮니?”
조심조심 아이를 바로 앉혀준 필립은 딸의 뺨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아이 모르게 목을 가다듬었다. 아주 중요한 순간이기에 최대한 멋진 목소리를 내려고 한 것이었다.
이 첫 순간에 건넬 다정하고(?), 상냥한(?) 인사말을 선택하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을 했던가?
한데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막 입술을 떼려는 바로 그 순간,
“커윽, 커윽, 커웨에엑!”
아이가 오만상을 하며 켁켁거리더니 시커멓고 끈적끈적한 액체를 토해냈다.
“컥!!”
그러고 나서 후련한 표정으로 심호흡을 몇 번 하더니 스르르 눈을 감으며 옆으로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자신과의 첫 인사를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하던 아버지가 어떤 표정으로 굳어 있는지 전혀 모른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