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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금술

공기의 연금술

(생명과 죽음의 원소, 질소를 둘러싼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은이), 홍경탁 (옮긴이)
반니출판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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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금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공기의 연금술 (생명과 죽음의 원소, 질소를 둘러싼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화학 > 일반화학
· ISBN : 9791124280812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6-05-20

책 소개

질소는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원소이다.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비료에서부터 많은 목숨을 앗아간 폭탄까지, 생명과 죽음에 동시에 관여했다. 그러나 생명체에 필수적인 이 질소는, 대기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단점이 가졌다. 이 책은 공기 중 질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비료를 만드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을 이루어낸 두 과학자,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에 관한 이야기다.
▼ 하버-보슈 공정의 탄생
식량 공급이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류는 농경지를 윤택하게 할 비료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농부들은 고정 질소가 풍부한 썩은 식물이나 동물의 배설물을 밭에 뿌리거나, 여러 작물을 번갈아 키우는 방법으로 토양의 질을 유지했다. 한때는 남아메리카의 초석, 친차 섬의 구아노 등 고정 질소가 함유된 비료의 덕으로, 풍요로운 수확을 거두기도 했지만 천연비료는 수많은 전쟁의 흔적을 남기면서 사라져갔다. 그 무렵, 지구 반대쪽 독일에서는 한 과학자가 공기 중 질소를 수소와 반응시켜 암모니아로 변환하는 연구에 몰입하고 있었다. 프리츠 하버였다.
한편 독일의 염료 화학회사 바스프는 당시 인공 인디고 염료를 만들어내 크게 성공했으나, 점차 사양사업이 되어가는 염료사업을 대신해 회사를 이끌어갈 새로운 사업을 모색 중이었다. 이내 바스프는 화학질소비료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수많은 연구 끝에 고정 질소로 암모니아 생성에 성공한 하버는 바스프와 계약을 맺었고, 하버의 기계를 실용화하는 일에 이 회사의 주목받는 새내기 화학자 카를 보슈가 투입되었다. 이렇게 둘은 운명적으로 만났다. 보슈는 다른 연구원과 달리 기계나 금속에 대해 탁월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둘은 긴밀한 협조 하에 의견을 주고받았고, 보슈는 바스프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오랜 실험 끝에 암모니아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서 ‘하버-보슈 공정’이 완성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산업 응용성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처음 연구를 시작한 연구자의 이름과, 그것을 기업에 맞게 구체화한 연구자의 이름을 따서 동시에 두 사람의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 추후 하버와 보슈는 각기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 프리츠 하버(Fritz Haber, 1868~1934)
‘공기로 빵을 만든 과학자’ 하버는 대중에게 드러난 삶을 살았고, 주목받는 걸 즐겼다. 명예가 될 일을 찾아다녔으며, 술과 담배를 좋아했다. 부유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기독교로 개종하여 완벽한 독일인을 꿈꾸었다. 전쟁중에는 조국 독일을 위해 질소를 이용한 폭탄 제조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명석한 과학자인 동시에 야망에 불타는 애국자이자, 아내에게는 비열한 남편이었다. 질소 연구로 노벨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독가스전의 아버지’로 비난받기도 했다. 종전 후에는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독일에 부과된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벌기 위해 바닷물에서 금을 추출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국에 대한 헌신에도 불구하고, 히틀러가 정권을 잡으면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림을 받았다. 하버는 “전쟁 중에나 평화로울 때나 조국이 허락하는 한 조국에 봉사했다”는 글을 묘비에 새겨 달라는 유서를 남겼으나, 그마저도 실현될 수 없는 비운의 삶을 살아야 했다.

▼ 카를 보슈(Carl Bosch, 1874~1940)
노벨상 수상자로 프리츠 하버와 언제나 같이 언급되는 인물. 독일의 화학회사 바스프에 화학자로 입사했다. 어린 시절 가스 및 배관시설 공구들을 마음껏 만지면서 자랐고 금속과 기계공학도 공부한 덕분에, 기계나 금속을 잘 다루었다. 바스프에서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토론과 회의를 싫어하고, 기계는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는 그다지 재능이 없어 직원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했다. 수천 번이 넘는 반복적인 실험에도 지치지 않고 질소 연구를 계속했고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후에는 회사를 지키기 위해 나치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문인지 말년에는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혼자 실험실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별을 관찰하며 쓸쓸히 지냈다. 평생을 질소 연구에 몸 받쳤고 1931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 모든 과학의 발견에는 양면의 날이 있다
과학계의 거장, 하버와 보슈. 공기로 빵을 만드는 기계를 발명한 후 그들은 과학자로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고, 과학 연구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하지만 하버-보슈 공정으로 전 세계에 합성 질소가 엄청나게 투입되자, 생태계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목장에서 비료가 유출되기도 하고 잔디밭에 과도하게 비료를 사용하거나 가정 하수가 포함된 도시 하수에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질산염의 농도가 높은 것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분명한 사실은, 질산염 오염으로 녹조 현상이 발생하고, 담수 생태계가 무너지고, 바다까지 강타하면서 자연계는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버-보슈 공정은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합성비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대규모 단일 재배가 증가했고, 옥수수를 비롯한 동물 사료를 대량으로 재배하면서, 대규모 동물 사육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개발로 선조들이 생각지도 못한 만큼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었지만, 토질이 나빠지고, 동식물은 병충해를 입게 되었다. 인류는 역사상 전례 없는 풍족함을 누리고 있지만, 영양 과잉으로 인한 과체중과 부작용으로 고통 받기도 한다.
우리의 삶을 바꾼 합성비료의 생산. 이제는 이를 제대로 이용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다. 더불어 모든 과학의 발견이 가져오는 양면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목차

머리말 7

1부 세상의 끝
1 화학이 인류를 구원한다 17
2 초석, 흥미롭지만 위험한 29
3 구아노를 확보하라 43
4 사막의 거대한 개미집들 57
5 질산염 시대의 종말 75

2부 현자의 돌
6 공기의 연금술 91
7 모색 105
8 현자의 돌 119
9 운명적 만남 133
10 공기로 만든 빵 145
11 대결 161
12 폭탄과 비료 사이 173

3부 합성
13 작전명 ‘살균’ 191
14 협상 215
15 독가스와 노벨상 229
16 비극 239
17 합성 가솔린 251
18 도전 265
19 대공황 281
20 파멸 291
21 선택 309
22 하버와 보슈가 남긴 과학적 유산 329

에필로그 341
노트 345
참고문헌 359
찾아보기 375

저자소개

토머스 헤이거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에서 미생물학과 면역학 석사를 마치고, 오리건 주립대학에서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의학협회저널의 특파원을 거쳐 오리건 대학 출판부에서 일했고, 여러 단체와 학교에서 저널리즘과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빚어낸 과학기술과 과학자에 대한 글쓰기를 즐긴다. 지은 책으로 《현미경 속의 악마The Demon Under the Microscope》, 《화학 혁명과 폴링Linus Pauling: And the Chemistry of Life》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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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탁 (옮긴이)    정보 더보기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했다. 기업 연구소와 벤처기업에서 일했고, 일하지 않을 때는 주로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봤다. 옮긴 책으로는 《블레임 게임(출간 예정)》 등이 있다. 번역에 대한 의문점이나 오역 신고를 받는 사이트(http://mementolibro.tistory. com)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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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과학자 이야기는 대개 이타적인 사람이 더 나은 인류 운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찬양한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이 이야기에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책을 쓰고 싶었다. 과학적 이타심이 정치와 권력, 돈, 개인적 욕망과 맞닥뜨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진짜 과학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 머리말


1909년 3월, 바스프와 계약한 지 1년이 지났을 때 하버는 돌파구를 찾아냈다. (……) 어쨌든 성공적이었다. 하버는 실험실을 뛰쳐나가 위층으로 올라가 복도를 따라 여러 실험실을 돌아다니며 머리를 들이밀고 외쳤다. “내려와 보세요. 액체 암모니아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한번 보세요!” 따라온 사람들은 냉각된 암모니아가 플라스크에 떨어지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았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수십 년이 지난 후 이 광경을 이렇게 회상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1cm3가량의 암모니아가 나왔습니다. ……멋진 광경이었죠.”1cm3는 티스푼으로 4분의 1 정도다.


정부와의 협정이 체결되면서 바스프는 이제 더는 단순한 화학기업이 아니라 방위 산업체가 되었다. 보슈는 이런 현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팀원들도 이런 역설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식량 생산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는데, 지금은 같은 기술이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이고 있었다. 보슈는 이에 대해 그다지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이런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보슈의 수석 보좌관은 초석 협상 과정에서 보슈가 “더러운 비즈니스”라고 표현했던 것을 기억했다. 거래가 마무리되자 보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취하고 싶은 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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