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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24949108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6-10-15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5
프롤로그 _ 현대의 오디세우스들은 어떤 미래로 향하고 있는가? 15
제1장 _ 지도 위에 없는 미래의 길—메토두스와 아포리아
탈신체화된 이동과 감각의 유예 25 | 메토두스: 반듯하게 닦인 공식의 세계 26 | 공식 없인 한 걸음도 뗄 수 없게 된 돌봄의 인프라 28 | 모든 것이 계산서로 바뀔 때 30 | 아포리아: 막다른 골목에서 태어나는 철학의 눈 32 | 아포리아의 언어: 시어 35 | 현대 언어 분석철학, 그 너머 41 | 언어의 왜소화 42 | 두 비트겐슈타인 사이의 긴장과 시어의 야성 44 | 미래보다 먼저 도착한 질문 46
제2장 _ 디킨슨의 겨울빛과 한용운의 오동잎
겨울 오후의 햇살: 디킨슨의 빛과 풍경의 타격 52 | 고요한 낙하의 기척: 한용운의 오동잎과 부재의 향기 57 | 디킨슨과 한용운, 두 시인 사이의 거리 또는 그들의 같은 공간 59 | 풍경의 윤리 62 | 존재 와 모방의 임계점 앞에서 64
제3장 _ 모방과 존재의 혼동―튜링 테스트의 오류
튜링 테스트의 유혹: 발화의 표면과 판별의 유예 67 | 튜링 테스트와 히든싱어 69 | 구별 불가능성의 함정: 모방 가능성과 존재 동일성 사이의 균열 73 | 기계의 출력과 인간의 처신: 윤동주풍 시와 청년의 실존 75 | 이중 왜곡의 재난: AI의 인간화와 인간의 기계화 78 | 거대언어모델에서 창궐하는 제거주의 문명 80
제4장 _ 사랑, 양심, 깨달음을 지우는 언어
문명이 잃어버린 깊이 83 | 계량화된 세계의 차가운 질문 85 | 제거주의의 폭력과 어머니의 장례식 88 | 양심의 흔적, 윤동주의 부끄러움 92 | 깨달음의 순간 또는 메타노이아의 시간 93
제5장 _ ‘이니티움’과 가난한 노래의 씨앗—아렌트, 윤동주, 이육사
첫 숨의 도래: 한 아이가 태어난다는 우주적 사건 96 | 아렌트의 탄생성: 조건 속에 주어지는 절대적 시작 98 | 투명한 양심의 처신: 윤동주의 부끄러움과 잎새의 바람 100 | 황야의 잠재성: 이육사의 광야와 가난한 노래의 씨앗 102 | 배포되는 모델과 탄생하는 실존: 인공지능의 복제성과 인간의 유일성 107
제6장 _ 존재방식의 혼동과 존재론적 재난
존재론적 평면화의 아포리아 110 | 물질체의 존재 방식: 타성적 운동 112 | 기계의 존재 방식: 목적 예속 작동 114 | AI의 존재 방식: 계산과 최적화 115 | 식물의 존재 방식: 생장 117 | 동물의 존재 방식: 생존 118 | 인간의 존재 방식: 실존 120 | 차이는 서열이 아니라 관계의 원리 121
제7장 _ 환경세계와 실존적 풍경
존재론적 혼동의 도시적 귀결: 르 코르뷔지에와 ‘기계로서의 집’ 126 | 인간은 어디에 사는가 128 | 서식하는 동물, 거주하는 인간 131 | 풍경의 진정한 개념 134 | 하늘과 땅이 만나는 자리 137
제8장 _ 하늘에서 별이 빛나면 땅 위의 이슬도 빛난다―사방론의 공간성
별빛과 이슬의 마주침, 그리고 사찰 마당의 적막 140 | 하이데거의 사방론: 대지, 하늘, 죽을 자들, 신성함의 사중주 144 | 신성함의 현상학적 방어 148 | 사방의 위기와 실존적 망명 150 | 사방을 통하게 하는 숨결 153
제9장 _ 숨의 현상학—대지와 인간을 잇는 것
숨 쉬는 몸과 숨 막히는 공간의 기억 156 | 프네우마, 슈티뭉, 르룽의 삼각 현상학 159 | 공기와 빛과 소리의 분위기 속의 세계 162 | 바람길, 습도, 물순환, 식물 생장의 보이지 않는 그물망 164
제10장 _ 장소의 영혼―매혹과 의심을 넘어
‘장소의 영혼’이라는 말속의 위험성과 지혜 167 | 대지와 사물은 의식을 갖지 않는다 169 | ‘지니어스 로키’의 현상학적 재정의 170 | 네 개의 풍경, 네 개의 성격 172 | 시적 언어와 학술적 논증의 구별 175 | 소리풍경에서 완성되는 장소의 영혼 177
제11장 _ 목소리, 프네우마, 풍경
얇은 대기 속에서 솟구치는 저음의 공간성 180 | 육체의 악기화 182 | 들리는 풍경의 인프라 184 | 소리와 숨을 통해 매개되는 하늘, 땅, 인간, 신성함 186 | 티베트 사례와 방법론적 방어벽 189
제12장 _ 비교 음향생태학의 확장
목소리와 장소의 상호적 존재론 192 | 지평선과 바람의 공명: 몽골과 투바의 후메이, 그리고 긴 노래 194 | 반향의 벼랑을 가로지르는 신호: 알프스의 요들과 지형적 거리감 197 | 돌의 폐가 머금은 침묵의 잔향: 중세 성당과 그레고리오 성가 198 | 마당의 활기와 산사의 침묵: 한국의 범패와 판소리, 그리고 장소성의 결 200 | 숨결이 들리는 도시를 위한 주음 203
제13장 _ 과수원이라는 철학적 장소성—콘라드 마르티우스와 식물의 힘
흙과 대지의 교실 207 | 콘라드 마르티우스의 생애와 식물 존재론 209 | 자기세움: 세계의 모든 원소를 살려 내는 건축 212 | 자기디자인: 도면이 없는 적응적 외피의 미학 214 | 자기분지: 중심의 통제를 해체하는 녹색동맥의 네트워크 216 | 열린 개체성: 세계와 삼 투하는 열린 대지의 존재론 219
제14장 _ 감가상각에 맞서는 성숙의 경제학
침묵하는 대지와 오래 기다리는 생명 223 | 김수영의 식물적 기다림 224 | 몸으로 체화되는 성숙의 시간성 226 | 진흙 속의 씨앗을 알아보는 눈 228
제15장 _ 프뉴베지텍처의 도시 존재론—숨, 식물, 건축의 융화
추방의 대지, 봉인된 외피 229 | 균열을 타는 생명, 자라는 구조 230 | 프뉴베지텍처의 존재론적 정립 232 | 프뉴베지텍처의 5대 설계 원리 234 | 건축은 완공품이 아니라 성장체다 238
제16장 _ 로보택시 이후의 도시―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속도에서 거주로
자동차가 대지를 점령하는 방식 241 | ‘로보택시’라는 새로운 기술적 사건 243 |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정지에서 생장으로! 245 | 도로가 녹색동맥으로 바뀔 때 247 | 일론 머스크라는 문명론적 거울 249 | 존재론적 재배치: 미래 기술이 거주 철학과 마주할 때 251
제17장 _ 녹색동맥의 도시와 바우보타닉—속도를 리듬으로, 철학을 공법으로
철학은 공법이 되어야 한다 255 | 녹색동맥: 가로 단면을 생명의 길로 재조직하는 공법 257 | 중력식 입체 물순환: 건축의 옥상에서 대지의 흙까지 260 | 바우보타닉: 살아 있는 나무를 건축 구조로 삼는 시도 262 | 바우보타닉의 4대 엔지니어링 기술 265 | 현실적 한계와 현장의 윤리: 구조 안전과 유지관리의 책임 267 | 생명과 기계의 공명장으로: 심포이에틱 시티를 향하여 268
제18장 _ 기술은 ‘말하는 자’가 아니라 ‘청취자’가 되어야 한다—‘플로라 로보티카’에서 ‘심포이에틱 시티’로
들을 줄 모르는 기계의 독백 270 | 플로라 로보티카, 식물과 로봇의 융합 구조체 271 | 실험적 성과와 과학적 성찰 274 | 인공지능, 통제자에서 보조 감각기관으로 276 | 로봇 시스템은 식물의 돌봄을 보조하는 정원사 277 | 공동생성 도시 279 | 네 가지 윤리적 주의와 저항선 281 | 한국의 대지, 미래의 항로 284
결론 _ K-프뉴베지텍처 시티—한국의 지형과 전통이 세계에 제안하는 미래
한국의 도시들, 산과 강을 품은 압축 근대의 두 얼굴 287 | 골목과 마당, 그리고 공동체의 기억 289 | 건설, 모빌리티, 반도체와 AI의 가능성 290 | K-스마트 시티, 똑똑하지만 숨 막히는 도시의 위험 291 | K-프뉴베지텍처 시티의 5대 원칙 292 | 별과 이슬, 그리고 작은 씨앗의 기다림 293
에필로그 _ 칼립소 너머 이타카의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296
보론 1 _ 미래를 위한 진정한 오디세이아를 노래하기 위하여
다시 호출된 오디세우스 301 | 『오디세이아』의 핵심은 탈출이아 니라 귀향이다 302 | 생존은 거주가 아니다 303 | H자동차그룹의 가능성: 스페이스X는 없지만 H건설이 있다 305 | 스페이스X와 다른 미래: 감속의 지혜를 포함한 기술 311 | 화성으로의 탈출보다 지구로의 귀향 312
보론 2 _ 오디세이아의 공간존재론—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들어가며 315 | 거주가 무너지는 장소들 318 | 존재 방식의 경계를 통과하다 328 | 장소가 다시 시작되는 곳 337 | 맺으며: 목마, 배, 올리브나무 347
장별 참고문헌과 독자를 위한 확장 참고문헌
I. 장별 참고문헌 351 | II. 저자 및 하이데거 관련 핵심 참고문헌 356 | III. 일반 철학·문학·AI·장소·식물 참고문헌 357 | IV. 목소리·티베트·몽골·알프스·범패 심화 참고문헌 360 | V. 바우보타닉 심화 참고문헌 363 | VI. 플로라 로보티카와 바이오 하이브리드 건축 심화 참고문헌 363
저자소개
책속에서
시어와 정밀한 계산은 서로를 사정없이 배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계산은 말의 혼동을 줄이고 논증의 엄밀한 책임을 세우며, 시어는 계산이 정작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 하는 이름 없는 미지의 경험을 발굴해 낸다. 정밀한 계산에만 몰두한다면 우리의 질문은 현재 지배적인 언어의 틀에 영원히 갇히고 말 것이며, 시어의 세계에만 지나치게 몰입한다면 그 숭고한 통찰이 검증되지 않은 감상적 감동에 그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 두 사유 양상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이야말로 우리의 사유를 한층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진정한 자양분이다.
모든 언어가 전례 없이 빠르고 매끄러우며 문법적으로 완벽해진 시대, 그러나 그 문장의 이면에 ‘자기 존재를 걸고 책임지는 존재’(The Being of Responsibility)가 사라져 버렸을 때 그 완벽한 문장들은 대지 위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아다니는 유령의 기호들로 변모한다. 인간 사회에서 사과란 완벽한 문장 형식을 조립하는 메토두스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과오로 인해 훼손된 관계의 상처 앞에서 상대의 분노와 고통을 자신의 신체로 고스란히 감당하겠다는 위험한 처신이다. 애도란 적절한 감정어의 나열이 아니라 소중한 존재를 상실해 버린 텅 빈 세계의 시간을 자신의 몸으로 묵묵히 견뎌 내며 부재하는 이를 내면의 새로운 풍경으로 품어 안으려는 고통스러운 영혼의 시간이다. 밤새 고민한 끝에 하는 사랑의 고백은 세련된 수사의 배달이 아니라 자기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양도하겠다는 실존적 도박이자 결단이다.
정밀한 생물학적 조견표를 전수조사하여 읽어 내린 뒤에도 우리의 실존 안에는 여전히 번역되지 않은 채 묵직하게 남아 있는 의미의 심연이 존재한다. 왜 어떤 연인들은 수많은 데이터와 확률적 대안을 모두 거스른 채 오직 단 한 사람의 불완전함과 상처를 향해 자신의 전 생애를 열어젖히는 위험한 결단을 내리는가. 왜 어떤 사랑은 호르몬의 유효 기록 주기가 모두 만료되어 생물학적 보상 회로가 차갑게 식어 버린 뒤에도 병든 연인의 침상 곁을 지키며 그의 야위어 가는 손을 잡고 밤을 지새우는 책임의 언어로 거주하는가. 과학은 사랑이 일어나는 물리적 ‘조건’을 각종 정밀기계로 검출할 수는 있지만 그 조건 속에서 한 인간이 타자를 향해 자신의 주권과 자유를 양도하며 일구어 내는 실존적 ‘의미’의 깊이까지 말해 주진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