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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91160871654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6-10-30
책 소개
목차
서문 ㆍ 8
머리말 ㆍ37
감사의 말ㆍ 40
등장인물ㆍ42
일러두기 ㆍ44
1장
베짱이의 죽음ㆍ46
2장
제자들 ㆍ56
3장
정의의 구성ㆍ66
4장
시간때우는자들, 속이는 자들, 흥 깨는 자들ㆍ102
5장
먼 길로 돌아 집으로 ㆍ112
6장
이반과 압둘ㆍ122
7장
게임과 역설 ㆍ142
8장
등반ㆍ158
9장
역회전ㆍ166
10장
포르피리오 스니크의 놀라운 경력 ㆍ180
11장
바솔로뮤드래그의 사례사ㆍ208
12장
열린 게임ㆍ226
13장
아마추어, 프로, 그리고 심리 게임ㆍ244
14장
부활 ㆍ268
15장
해결ㆍ284
부록
부록 1. 언덕 위의 바보ㆍ310
부록 2. 풀밭의 비트겐슈타인 · 337 부록3. 놀이에 관한 몇 마디 ㆍ348
수록 허가ㆍ380
옮긴이의 말ㆍ381
책속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분석을 펼 때, 슈츠는 유희적 태도를 규칙이 게임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규칙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본다(가령 골프의 규칙이 골프를 골프로 만들기 때문에 그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 이렇게 보면 얼마간은 돈을 벌려고 게임을 하는 프로도 유희적 태도를 가진 셈이 된다. 심지어 순수 프로라 부를 만한 사람, 곧 게임 자체에는 관심 없이 오로지 돈을 위해서만 하는 사람까지 그렇다. 가령 순수 프로 골퍼는 돈을 벌려면 골프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골프의 모든 규칙을 지켜야 함을 안다. 그는 규칙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받아들일지 모른다. 그래도 골프를 하려고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만은 분명하고, 그래서 유희적 태도를 가진다. 그리고 슈츠의 분석으로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순수 프로 골퍼가 골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면 부조리할 테니까. - (토머스 허카, 서문)
“내가 자네에게 줄 답이 셋 있네, 스켑티쿠스. 서둘러야겠네. 해는 이미 졌고 서리가 벌써 들판을 기어 들어오니. 첫째, 분명 나는 이 땅에 삶을 끝까지 놀다 죽으라고 보내졌네. 내 운명을 거스르는 것은 불경한 일이겠지. 그것이 말하자면 이 일의 신학일세. 둘째, 이 일에는 논리도 있네. 운명만큼이나 피할 수 없는 논리, 아니 논리만큼이나 피할 수 없는 운명 말일세. 베짱이의 삶을 살지 말라는 유일한 논거는, 지금으로선 일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우연한 사실에서 나오지. 한데 그 답은 이러하네. 어차피 내 죽음은 피할 수 없네. 여름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겨울에 죽을 것이요, 세우면 정의상 더는 베짱이가 아니게 되지. 그런데 여름에 나는 대책을 세우거나 세우지 않거나 할 뿐, 셋째 길은 없네. 그러니 나는 죽거나, 베짱이이기를 멈추지. 한데 나는 베짱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죽는 것과 베짱이이기를 멈추는 것은 나에게 한가지라네. 이 논리에서도, 이 운명에서도 나는 벗어날 수가 없네. 허나 나는 베짱이요 자네들은 아니니, 이 논리가 자네들까지 옭아매지는 않는 듯하지. 앞서 비쳤듯, 나는 자주 이런 생각을 하네. 자네들을 위해 죽으라고, 그 무겁지만 피할 수 없는 십자가를 지라고, 내가 이 땅에 보내졌다고 말일세. 다만 고백하건대, 그런 생각은 내가 초기 그리스도교의(혹은 후기 이교의) 마음결에 잠시 잠겨 있을 때에나 드는 것이지. 다른 때에는(이것이 자네 이의에 내놓는 셋째이자 마지막 답일세, 스켑티쿠스) 더없이 묘한 생각이 드네. 자네들 둘이 실은 변장한 베짱이라는 생각, 사실은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베짱이라는 생각이.”
지식의 탐구란 더 명백한 데서 덜 명백한 데로 나아가야 한다는 옛 규준을 마음에 두고[베짱이가 운을 떼었다] 게임을 하는 것은 일하는 것과 다르다는 통념에서 출발해 보세. 그렇다면 게임은 어떤 두드러진 측면에서 일이 아닌 무엇이리라 짐작해 봄 직하지. 일이란 ‘기술적 활동’이라고 단도직입으로 규정해 보세. 곧 행위자가 원하는 목표에 이르려고 동원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쓰려 하는 활동 말일세. 그런데 게임에도 분명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려고 수단이 동원되지. 그러니 게임이 기술적 활동과 갈리는 것은, 게임에서 쓰이는 수단이 가장 효율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인지도 모르네. 그렇다면 게임을 두고, 비효율적 수단이 일부러 선택된 목표 지향 활동이라 일러 보세. 가령 경주 게임에서 사람은 결승선에 닿으려고 ‘분별 있게’ 내야를 가로지르는 대신, 트랙을 한 바퀴 고스란히 자발적으로 도니 말일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