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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벌거벗은 해 / 꺼지지 않은 달의 이야기](/img_thumb2/979112882914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28829147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18-06-29
책 소개
목차
벌거벗은 해
꺼지지 않은 달의 이야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러시아. 혁명. 그래요. 쑥 냄새가 납니다. 생명수일까요 또는 죽음의 물일까요? 그래요…!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릴까요? 어찌할 바를 모르는 걸까요? 네…. 생명수와 죽음의 물에 대한 러시아 동화를 기억해 보세요. 바보 이바누시카는 모든 것을 다 잃었어요,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는 죽을 수도 없었어요. 그러나 바보 이바누시카는 승리했습니다, 왜냐하면 진실이 그와 함께했기 때문이죠. 진실과 허위가 싸우면 모든 허위는 소멸할 겁니다. 모든 동화는 슬픔, 두려움 그리고 허위와 함께 시작하고 진실의 승리와 함께 끝나죠. 돌아보세요. 러시아는 지금 동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동화는 민중이 만들어 내는 거죠. 혁명도 민중이 수행하는 겁니다. 혁명은 동화처럼 시작했어요. 기아와 죽음이 동화에 나오는 것 같지 않나요? 도시들이 17세기로 돌아가며 죽어 가는 것이 동화에 나오는 것 같지 않나요? 공장들이 다시 일어서고 있는 것이 동화 같지 않나요? 주위를 돌아보세요. 모든 것이 동화 같습니다. 쑥 냄새가 나지요, 왜냐하면 동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우리 두 사람도, 동화 속에서 살아요, 당신의 손에서 쑥 냄새가 나는군요!”
-<벌거벗은 해>
포포프는 바스락거리는 새벽녘의 차가운 정적을 뚫고 집으로 갔다. 그는 간선 도로를 따라가지 않고 벼랑 쪽으로 나있는 이면 도로로 나왔다. 그 벼랑 뒤 강 건너에는 광활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거기 눈 내린 지평선 위 푸른 어둠 속에서 달이 죽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동쪽 하늘은 붉은 자줏빛으로 차갑게 타올랐다. 포포프는 들을 가로질러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강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뒤에서 동쪽 하늘이 타올랐다. 가브릴로프는 그 순간 창가에 서서 강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포포프를 보았을까? 욕실 창 앞에 환자복을 입고 한 사람, 오레호보주옙스키 공장의 직공이, 그 이름이 전쟁의 전설, 그의 등 뒤에 서 있는 수천, 수만, 수십만 명의 전설, 수천, 수만, 수십만 명의 죽음, 고통, 불구되기, 추위, 기아, 살얼음과 무더위 속의 행군에 대한 전설, 천둥소리 같은 포성, 탄환이 날아가는 소리와 밤바람 소리, 행군, 승리와 도주, 다시 수천 명의 사람과 죽음에 대한 전설로 둘러싸인 그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뒷짐을 진 채 욕실에 못 박힌 듯 서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팔을 쭉 뻗어 습기 맺힌 유리에 ‘죽음, 관장, comme il faut 하지 않은’이라고 썼다. 그리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꺼지지 않은 달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