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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28829987
· 쪽수 : 206쪽
책 소개
목차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4막
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트리불레: (혼자 자루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자가 저기 있단 말이지! 죽어서! 어쨌건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자루를 더듬는다.) 별일이야 있겠어, 그자겠지. 이 덮개 아래로 느껴지는데. 포대 아래로 박차가 만져지는군. 그자가 맞아! (다시 몸을 일으켜서 자루에 발을 얹으며) 자, 이보시오들, 나를 좀 보시지요. 그래 내가 광대요. 이자가 왕이고. 어마 무시한 왕이지! 왕 중의 왕! 최고의 왕! 그 왕이 내 발아래 있소이다. 센강이 무덤이고, 이 자루가 수의가 되겠구나. 이렇게 만든 게 누구지? (팔짱을 끼며) 좋아, 그래 나지, 나 혼자. 아니, 승리를 거뒀다고 해서 돌아가지는 않을 테다. 내일 당장은 사람들도 안 믿으려 하겠지. 후손들은 뭐라 말할까? 나라가 이런 파란을 겪게 되면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운명이여, 그대가 우리를 이리로 몰고 왔으니, 우리로 하여금 이 사태에서 벗어나게 해 줄 이도 그대일 터! 가장 지체 높으신 군주 가운데 한 분인 프랑수아 발루아, 불꽃의 심장을 지니신 왕족, 샤를 퀸트의 정적인 프랑스의 왕, 불멸의 삶을 누리실 신, 전쟁의 승리자, 지축을 뒤흔드는 발걸음을 가지신 분. (간간이 천둥소리가 들린다.) 밤에는 요란한 소리로 부대가 진군하게 하고, 낮에는 피 묻은 손에 토막 난 세 개의 장검만을 가지고 계신, 마리냥 전투의 영웅이신 왕! 영광으로 빛나는 온 우주의 신! 갑작스레 떠나게 될 신! 자신의 명성과 소문과 향내를 풍기는 궁정을 자신의 모든 권능 속에 싣고 가 버린 왕! 잘못 태어난 아이 수습하듯 천둥치는 밤 낯모를 누군가에 의해 처리된 왕! 뭐라고! 이 궁정, 이 시대, 이 통치권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구나! 왕은 붉게 물든 새벽에 일어나 기력을 잃고 쓰러져 공중으로 사라졌나니!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도다! 모르긴 해도 내일이면, 하릴없이 괴성을 지르며 금 한 무더기를 가리키면서 도시를 가르며 지나가는 이들도 있겠지, 혼비백산한 행인들에게 고함을 질러 대면서 말이야. “실종된 프랑수아 1세 폐하를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알 수 없는 일이야!” (한동안 침묵) 내 딸아, 오, 불쌍한 것, 이제 그자는 벌을 받았으니 네 복수는 이루어졌다! 오! 내가 그자의 피를 얼마나 원했던가! 금붙이라면 나한테도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