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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신사 트리스트럼 섄디의 생애와 견해 1](/img_thumb2/979112883384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 ISBN : 9791128833847
· 쪽수 : 654쪽
· 출판일 : 2020-11-28
책 소개
목차
1.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2.
제5권
제6권
제7권
제8권
제9권
부록
인물 색인
각 장 내용 요약
주요 사건 연표
참고 그림
참고 문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고, 내가 지금 써 내려가는 글자 하나하나는 나의 남은 생명이 나의 빠른 펜을 쫓아가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소. 내 사랑 제니여, 나의 생명은 그대 목에 걸린 루비보다도 더욱더 소중한데, 이것이 연장되는 매일 매시간은 바람 부는 날의 가벼운 구름처럼 우리 머리 위로 날아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오 -- 모든 것이 바삐 사라지고 있소 -- 그대가 머리채를 매만지고 있는 짧은 순간에도 -- 봐요! 흰머리로 변하고 있지요? 내가 그대의 손에 키스하면서 ‘아디외’ 하고 말하는 모든 순간,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그대 없는 순간들은 우리가 곧 시작하려는 영원한 작별의 전주곡이오. --”
“그놈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나와 상관없네. 그놈이 나를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데려가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말일세. 나는 아직도 40권을 더 써야 하고, 내가 앞으로 글을 쓰고 해야 할 일이 4만 가지나 되니 말일세. 나 대신 글을 쓰고 일을 해 줄 사람은 이 세상에 자네 말고는 아무도 없네. 그런데 자네가 보다시피 그놈이 지금 내 목을 움켜쥐고 있어서(유지니어스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었지만 내 목소리는 그에게 거의 들리지 않았다) 나는 평지에서는 놈을 도저히 당할 수가 없네. 나의 사기가 흐트러지기는 했지만 아직 조금은 남아 있고, 나의 이 거미같이 앙상한 다리가 그래도 지금은 내 몸을 지탱해 주니 말일세(나는 내 다리를 들어 그에게 보였다). 유지니어스, 나는 그놈으로부터 줄행랑쳐 목숨이라도 부지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게 바로 내가 자네한테 권하고 싶은 걸세, 친애하는 나의 벗이여,” 하고 유지니어스가 대답했다. “그렇다면,” 하고 내가 대답했다. “하늘에 맹세코! 나는 그놈이 상상도 못 해 본 험한 곳으로 달아나, 그놈이 나를 따라오느라 죽도록 고생하게 만들어 주겠네. 전속력으로 말을 몰아서 말이야,” 하고 내가 말했다. “나는 한 번도 뒤를 돌아다보지 않고, 가론강까지 갈 걸세. 그래도 그놈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내 뒤를 바짝 따라오면 나는 베수비오산으로 줄달음치겠네. ―― 거기서 다시 요파로, 요파에서 땅끝까지. 그래도 또 쫓아오면, 나는 하느님에게 ‘그놈 목을 부러뜨려 주소서,’ 하고 기도하겠네.” ――
곁가지는 두말할 나위 없이 바로 햇빛 자체와 같다. 이들은 독서의 생명이며 영혼이다. 이 책에서 이것들을 제거할 생각이 들면 차라리 책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게 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 책의 모든 페이지에는 춥고 긴 겨울만 깃들게 된다. 이제 곁가지들을 작가에게 다시 줘 보자. 그러면 작가는 잔치를 치르는 신랑처럼 당당히 걸어 나와,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하면서, 음식 맛에 변화를 주고 구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려고 애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