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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9466693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8-05-14
책 소개
목차
고백
익숙하다는 것
악몽의 남자, 위안의 남자
휘두르는 여자
의식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
어리석음의 대가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그 일이 가져온 것
곤란하게 하고 싶어
상처 입은 여자들
전조를 자각하다
모든 게 새삼스럽다
둘이라서
무너져 내리다
떠돌다 가라앉고
네가 돌아오다
약속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송혜민의 인생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염승재.
그녀가 아는 가장 성실하고, 가장 잘생기고, 가장 반듯한 사람이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성실함이 완벽주의로 보이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너그러운 관용이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알고 지낸 지 3년. 그사이 가장 바뀌지 않은 사람이기도 하다.
외양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카리스마 넘치거나 세상은 내 것이라는 자의식이 뭉쳐 있는 것도 아니다. 조용히 있을 뿐인데 옆에 있으면 안심이 됐다.
승재는 나이답지 않을 정도로 고요하게 확고했고, 그렇게 스스로를 절제하면서 혜민이 얽혀 있는 일에는 늘 조금 흐트러져 주었다. 투덜대면서도 실은 늘 그녀를 배려한다는 걸 무의식중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게 기뻐서, 또 우쭐해져서.
그런 순간들이 눈처럼 소록소록 쌓여 있음을 새삼 자각했다.
오늘 아침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 아침, 무슨 연유로 송혜민과 염승재는 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손끝을 오므리고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면서 혜민은 생각했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이 완벽한 순간 그대로.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승재의 뺨에 떨어지는 햇살이 너무 따스하고 환해서, 잠든 모습조차 멋져서, 어디인지도 모르는 이 장소가 안락하게 느껴져서. 아무것도 안 하는 이 순간이 그냥 완벽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떠오르기를 반복했다.
혜민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이건 그녀가 누구를 상대로든, 더욱이 염승재를 상대로 느껴서는 안 될 감정이었다.
혜민이 몸을 움직거리자 승재가 감은 눈을 찌푸렸다. 속눈썹이 움찔해서 그야말로 심장이 딱 멎었다. 혜민이 벌떡 일어나려는 순간, 승재가 더 빨랐다.
그는 뻗었던 팔을 구부려 그대로 혜민을 품에 가두었다.
훅, 한 번도 의식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었던 체향이 그녀에게 끼쳐 들었다. 따스하고 보송보송하게 마른 이불 같은 냄새였다.
행복하다거나 완벽하다거나, 이대로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었다.
혜민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그녀를 꼭 끌어안은 그가 낮게 한숨을 흘리더니 한쪽 다리를 그녀의 허리에 올렸다.
묵직한 남자의 신체가 주는 무게와 따뜻한 체온.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야, 염승재.”
그나마 다행인 건 그녀의 목소리가 떨린 걸 녀석이 모르리라는 점이었다. 비몽사몽일 테니까.
승재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리더니 그가 눈을 떴다.
눈길이 맞닿았다. 초점이 맞지 않는 멍한 눈으로 몇 번 눈을 깜빡인다.
“……어.”
“팔 좀 풀지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