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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img_thumb2/979113062251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91130622514
· 쪽수 : 522쪽
· 출판일 : 2019-07-15
책 소개
목차
1. 담배 11 / 2. 원숭이 27 / 3. 커피 45 / 4. 맥주 62 / 5. 백합 75 / 6. 세정제 91 / 7. 가죽 109 / 8. 고무 128 / 9. 비누 138 / 10. 알코젤 155 / 11. 단백질 바 164 / 12. 민트 176 / 13. 와인 189 / 14. 타이어 200 / 15. 대팻밥 224 / 16. 먼지 240 / 17. 시나몬 번 256 / 18. 담배 연기 274 / 19. 스펀지케이크 믹스 289 / 20. 옷 가게 307 / 21. 양초 기름 328 / 22. 오보이 344 / 23. 행주 356 / 24. 꿈 365 / 25. 가문비나무 383 / 26. 피자 400 / 27. 멀드 와인 416 / 28. 감자 433 / 29. 머랭 441 / 30. 향수 453 / 31. 땅콩 케이크 472 / 32. 유리 489 / 33. 갓난아이 504 / 34. 할머니 522 / 에필로그 540 / 감사의 말 548 / 옮긴이의 말 550
책속에서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엄마는 질서 정연하고 할머니는 뒤죽박죽이다. 엘사는 예전에 ‘혼돈은 신의 이웃이다’*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는데 엄마는 혼돈이 신의 근처로 이사 갔다면 그건 할머니네 옆집에 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간 거라고 했다.
엄마는 모든 일을 파일로 정리하고 달력에 적어놓는 사람이라 누굴 만나기로 약속이 잡혀 있으면 15분 전에 휴대전화에서 종소리가 난다. 할머니는 기억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바로 벽에 적어놓는다. 집뿐 아니라 어디에 있건 벽에 적는다. 그걸 기억하려면 메모를 적어둔 그 벽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는 없다. 엘사가 이 점을 지적하자 할머니는 분개하며 “네 엄마가 그 코딱지만 한 전화기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더 크겠냐, 아니면 내가 부엌 벽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더 크겠냐!”라고 했다.
“할머니 병이 낫긴 나아요?” 엘사는 대답을 듣고 싶지 않은 질문을 하는, 조금 있으면 여덟 살이 되는 아이답게 머뭇머뭇 묻는다.
“당연하지!” 할머니는 자신 있게 못을 박지만,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건 엘사도 알고 할머니도 안다.
“약속해요.” 엘사가 떼를 쓴다.
그러자 할머니는 몸을 앞으로 숙여서 엘사의 귀에 대고 암호로 속삭인다.
“약속할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기사야. 좋아질 거라고 약속할게. 전부 다 괜찮아질 거라고 약속할게.”
할머니는 늘 그렇게 말한다. 좋아질 거라고. 전부 다 괜찮아질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