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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30634593
· 쪽수 : 676쪽
· 출판일 : 2021-01-22
책 소개
목차
소년, 글을 쓰다
소년, 무지개를 만들다
소년, 발자국을 따라가다
소년, 편지를 받다
소년, 황소를 죽이다
소년, 행운을 잃다
소년, 탈출하다
소년, 그녀를 만나다
소년, 괴물을 깨우다
소년, 균형을 잃다
소년, 도움을 구하다
소년, 바다를 가르다
소년, 대양을 훔치다
소년, 시간을 지배하다
소년, 환영을 보다
소년, 거미를 물다
소년, 올가미를 조이다
소년, 깊이 파고들다
소년, 비상하다
소년, 바다를 침몰시키다
소년, 달을 정복하다
소년, 우주를 삼키다
그녀, 소년을 구하다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할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에요?”
슬림 할아버지는 얼떨떨한 표정이다.
“그건 왜 물어?”
내 눈에 눈물이 차올라 관자놀이로 흘러내린다.
“좋은 사람이에요?”
“그래.”
나는 할아버지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그는 병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푸른 하늘과 구름.
“난 좋은 사람이야.” 슬림 할아버지가 말한다. “하지만 나쁜 사람이기도 하지. 누구나 다 그래, 꼬마야. 우리 안에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조금씩 있거든. 항상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어려워.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안 그렇지.”
(…)
“할아버지…….”
“그래, 꼬마야.”
“나는 좋은 사람일까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꼬마야, 네 말이 맞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요?” 내가 묻는다. “어른이 됐을 때도 난 좋은 사람일까요?”
슬림 할아버지는 어깨를 으쓱한다. “음, 넌 좋은 아이야. 하지만 좋은 아이가 꼭 좋은 어른이 되란 법은 없지.”
다들 내 인생의 남자 어른들을 좋은 사람이냐 아니냐로 평가하려고 한다. 나는 세세한 일들로 그들을 평가한다. 추억들로.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른 횟수로.
슬림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리 둘을 쳐다본다.
“둘 다 명심해, 너희는 자유의 몸이지. 지금은 햇볕 드는 좋은 때니까,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 그 시간을 영원히 지속시킬 수 있어.”
나는 충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시간을 해치워버리라는 거죠, 할아버지?” 내가 말한다.
슬림 할아버지는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시간에 당하기 전에.”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감방 생활의 지혜다.
시간에 당하기 전에 시간을 해치워버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