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640518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1-09-0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_ 행복한 이별을 준비하는 우리는 위탁가족입니다
1장 우리는 서로의 삶을 위탁하기로 했다
나니아 연대기 속으로 / 아기 천사를 만나던 날 / 우리 집 현관으로 사랑이 들어왔다 / 충분히 좋은 엄마 /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기 전에는 / 한 사람이 온다는 것 / 조건이 필요한 사랑 / 그냥 가셔도 돼요 / 엄마 나도 이렇게 키웠어요? / 결핍이 결핍으로 끝나지 않도록 / 가족이 되는 시간 / 아이를 키우는 마을
2장 나는 너에게서 세상을 배운다
내 딸이 미쳤습니다 / 부침개가 있는 풍경 / 철학이 있는 팬티 /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 아빠와 오빠 사이 / 비비탄 총알도 보석으로 바꾸는 것 / 나를 뭐라고 불러줄까 / 이별을 기다리는 가족입니다 / 거짓말 같은 진실 / 어진이의 육아 스트레스 / 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3장 사랑이란 빵처럼 매일 구워지는 것
넌 어떤 꽃을 피울까 /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 성장을 축하하는 라다크 사람들처럼 /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 아이들의 어른스러움 / 사랑, 그 막강함을 배우는 곳 / 아이를 비추는 거울 / 딸에게 쓰는 편지 / 서로를 길들인다는 것 / 사랑이란 빵처럼 매일 구워지는 것 /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 엄마 경력 26년째
4장 너는 지켜진 아이란다
5년마다 갱신되는 가족입니다 / 갓난아기의 위탁부모를 찾습니다 / 지켜진 아이 / 두 엄마의 오후 / 하늘이 준 역할 / 내일도 평범한 삶 / 엄마 둘, 아빠 둘 / 인물 크로키 / 부모의 조건 / 봄날의 방구석 콘서트 / 무조건 너의 편
나오는 말_ 우리는 서로의 삶을 구했습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위탁가정이 필요한 아기가 있어요.”
태어난 지 11개월 된 여자 아기인데 친엄마와 미혼모시설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퇴소 시기는 이미 지났는데 혼자서는 아기를 키울 수가 없어서 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위탁 담당자는 나에게 조심스레 한마디를 덧붙였다. “친엄마가 지적장애예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지적장애는 유전되는 게 아닌가? 할 수 있는 건 하고, 할 수 없는 건 정직하게 거절하는 게 맞는데 내가 어떻게 그런 어려운 아이를… 나는 일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돌도 안 된 아기를 키우지?’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거절할 문장들을 만들었다 지우고, 만들었다 지웠다. 고민 끝에 가족들과 함께 생각할 시간을 일주일만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주말, 나와 남편과 두 아이가 모두 모여 앉았다. 남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생각해봤는데 우리가 아이를 물건 사듯이 선택하면 안 될 것 같아. 지난번에 약속했잖아. 다음엔 어떤 아이든 받아들이자고. 그 약속이 생각나더라고.”
“엄마… 잊지 마.”
스무 살의 어린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모성은 누구와도 다르지 않았다. 꾸역꾸역 슬픔을 삼키며 아기를 쓰다듬던 손끝까지 젖어 있었다.
차에 탄 뒤에도, 은지 엄마에게 자꾸만 시선이 갔다. 아이를 안고 있는 나에게 책임감의 무게가 함께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제 은지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출발해야 했다. 은지 엄마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점점 멀어지는 우리를 한참이나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기를 안고 집으로 오는 내내 그 어린 엄마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