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큰글자도서] 하쿠다 사진관](/img_thumb2/9791130693095.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93095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2-08-31
목차
1. 여행의 끝
2. 벼랑 위의 사진관
3. 마을 주민은 30% 할인
4. 석영의 꿈
5. 와일드 라이더스
6. 힙한 웨딩 스냅
7. 대왕물꾸럭마을의 축제 준비
8. 파도 속의 물고기들
9. 벼랑 위의 남자
10. 도도한 지질학자
11. 보이지 않는 사진
12. 대왕물꾸럭마을의 축제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언덕에 올라 제비는 숨을 헐떡거렸다. 허리를 굽히고 이마의 땀을 닦으며 돌담에 싸인 건물을 기웃거렸다. 마당에는 두 그루의 야자나무가 있고, 하늘색 수국이 덩어리져 돌담 위로 흐드러졌다. 그 너머에 코발트빛 바다가 탁 트여 펼쳐졌다. 제비는 땀 젖은 셔츠를 손으로 들썩거렸다. 제주의 여름 햇살은 대단히 강렬해 젖은 옷이 금세 말랐다. 주춤거리며 제비는 출입구 쪽으로 다가섰다. 간판에는 〈하쿠다 사진관〉이라 적혀 있지만 창 안 풍경은 카페 같았다. 벽에 걸린 시계가 2시 반을 가리켰다.
제비는 벤치마킹을 하려고 유명 사진관 홈페이지를 들락거렸다. 석영이 1층을 전시장으로 쓴다고 한 걸 떠올려 사진전에 관한 뉴스도 찾아보았다. 그러다 무심코 석영의 이름을 검색했는데, 그 결과물이 실로 놀라웠다. 다음 날 아침 출근을 하자마자 제비는 물어보았다. “사장님! 혹시 상 받은 적 있어요?”
껍질이 수북이 쌓인 보말 양푼을 옮기며 정미가 털어놓았다. “급한 빚이며 애들 학비며…… 도와줬어, 내동. 저 지지배들이.” 소매로 눈가를 훔치는 정미를 석영과 제비는 묵묵히 봤다. 티슈를 뽑아 씩씩하게 코를 풀고, 정미가 씩 웃었다. “우덜이 여고 동창이유. 취직하고 결혼하고 정신없이 살다 십수 년 전 라이딩 시작혔지. 나는 소식만 듣고 엄두도 못 냈어유. 근디 하도 나오라고들 혀서……. 빚 갚으러 나온 거여. 사흘 내동 웃는 낯만 하랴. 그걸루 빚진 거 다 까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