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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697543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3-02-2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선운사에 온 손님
1. 염전과 국일여관
2. 염부의 아들
3. 사등 마을 소금의 맛
4. 경성옥의 소리꾼
5. 구름에 가려진 세상
6. 전주역에서 만난 사람
7. 불령선인(不逞鮮人)
8. 한여름 밤
9. 여수의 봄바람
10. 광복
11. 출가(出家)
에필로그 : 소금은 변하지 않는다
고창신재효문학상 심사평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석대는 연회색빛이 감도는 하얀 소금을 손가락으로 집어 입 속에 넣었다. 감칠맛과 짠맛이 적절하게 배합된 좋은 소금이었다. 그동안의 수고가 모두 잊히는 듯했다. 자신이 만든 소금이지만 이렇게 맛있는 소금은 세상 어딜 가서도 맛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일염은 간혹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짤 때도 있지만 자염은 불로 가열해서 그런지 짠 맛이 덜하고, 개펄의 유기질이 섞여 감칠맛이 감도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길도 아버지를 따라 소금을 조금 집어 입속에 넣어보고는 저도 무슨 맛을 아는 것처럼 히죽 웃었다.
“걸핏하면 평등, 평등 하는디 사람은 모두 각자의 욕심이 있는 것 아니겄소. 강아지를 키워도 양껏 배를 채우고 잘 크는 놈이 있는 반면 처져서 빌빌거리는 놈도 있는 법이요. 근디 어떻게 생각이 다르고 능력이 다른 사람들을 칼로 두부모 썰듯 높낮이를 없애고 평등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겄소. 난 없이 살아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여기서 내려가믄 부지런히 돈 벌어서 장가가고 효도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해 돈 벌고 땅 사고 부자되면 될 것을 왜 그리 욕하고 잡아묵을라고 하는지 모르겄구만요.”
아,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이제 어떡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 바로 달려가 아케미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만약 이 사실을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면 온갖 손가락질을 해댈 것 같아 불안했다. 마음이 보리동냥 간 것처럼 매사 불안정하고 작은 실수를 연발하여 교감선생으로부터 꾸지람을 자주 들었다. 아무래도 서로 바쁘니 방학에야 얼굴을 볼 수 있겠다 싶어 마음을 꾹 눌렀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누가 보아도 넋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