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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04026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5-04-3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흙 / 손 / 뽕나무 / 참깨 한 알 / 정자나무 말매미 / 밥 굶고 살지는 않겄다 / 파리 한 마리 / 군우실 할매 / 벌초하러 가는 길 / 짐탑 / 누이 전화 / 천수 형님 / 봄날 / 햅쌀밥 / 갯터 징검다리
제2부
몸 만들기 / 귀뚜라미 울던 밤 / 돌나물 / 사랑비 / 미루나무 한 그루 / 삼대논 / 추석날 밤 / 허락바위 / 봉선화 / 진뫼 오리길 / 뒤돌아보지 마라 / 제대하던 날 / 불효자식 / 막걸리 / 첫사랑
제3부
나이 / 정식이네 집 / 나락 모가지 / 소쩍새 / 까막눈 / 돼지고기 한 점 / 시름하는 강 / 지미럴 / 진뫼 징검다리 / 소쩍새는 또 찾아와 울고 / 아름다운 시절 / 뿌리 / 찰거머리 / 꽃가마 / 소쩍새 우는 밤
제4부
취직 시험 / 보리 / 사까리 물 / 벼락바위에서 별 헤는 밤 / 보초벌 / 소쩍새는 울어대고 / 마지막 부탁인 줄도 모르고 / 섬진강 지킴이 돌 / 첫 택시 / 눈 내리는 날 저녁 / 풀과 아내 / 이별 / 말과 사전 / 발바닥 지수 / 진뫼로 간다
해설:사랑의 유전과 확장―복효근
저자소개
책속에서
■ 시 세계
시인 김도수의 시편들을 읽자면 먼저 사투리와 만나야 한다. 그의 많은 시편들이 그의 고향 전라도 임실 진뫼 언어와 함께 직조되어 있다. 이것은 대중매체의 발달로 대한민국 구석구석까지 표준어가 일반화된 현재가 아니라 시인 김도수가 그의 시편에 담아내고 있는 과거의 시간대와 관련이 있다. 오래전 작고하신 어머니, 아버지와 공유하던 언어이다. 전라도 임실 진뫼의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겐 소통에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지 모르겠으나 이 시집에서 사투리는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그리고 그들 사이에 형성된 정서를 표출하는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에 쓰인 사투리를 표준어로 바꾸는 순간 시편들에 담겨 있는 주제와 정서가 크게 훼손되고 만다. 그러나 그의 사투리는 임실 사투리에 익숙지 않은 독자라 할지라도 읽어보면 문맥으로 쉽게 그 의미를 따라잡을 수 있게 되는 감염성이 있다. 재미있다. 차지다. 그리고 마음이 짠하고 코끝이 찡하다. 진솔한 표현에 가슴이 더워진다.
(중략)
또 하나, 김도수의 시에는 이야기가 있다. 방금 위에서 예로 든 시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한 편 한 편 시들은 압축된 이야기(서사)를 품고 있는데 이것은 김도수 시의 전편을 관통하는 큰 특징이기도 하다. 읽어보면 짧은 단막극 하나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미지나 상징, 은유 등과 같은 시적 장치에 의해 의미를 구축하거나 어떤 감흥을 자아내기보다는 일화 중심으로 시가 구성되어 일화를 머릿속에 재구성하면 자연스레 시적 감동이나 진정성이 따라오게 되어 있다. 시 속에 담긴 일화는 그가 허구적 상상력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그가 겪은 과거의 체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체험을 한 토막씩 압축하여 시에 형상화하고 있는데 꾸밈없이 진솔하고 일부러 복잡하게 얽어놓지 않고 단편 단편 단순하게 펼쳐놓고 있다.
(중략)
시인의 고향, 진뫼는 시인의 아버지 어머니이며, 아버지 어머니의 확장이다. 단순히 태어나고 자란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선다. 진뫼의 산천과 자연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삶은, 모든 생명 활동은 시인에게 사랑으로 내면화되고 육화된다.
(중략)
진뫼의 모든 것은 스승이다. ‘군우실 할매’도 내 아버지, 어머니가 그렇듯이 나에게 생명에 대한 외경을 가르치는 귀한 스승이다. 시인은 부모님에게서 사랑을 배운 데서 더 나아가 진뫼의 ‘할매’에게서도 삶을, 사랑을 배운다. “아가야, 살살 댕기라/땅바닥에 기어댕기는 개미 새끼들/다 밟아 죽일라”. “기어다니는 개미도 피해/땅 골라 밟던 군우실 할매”의 말씀이다. 뭇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알고 생명을 사랑하라는 경전의 말씀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진뫼의 자연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의 한마디 말씀에서도 삶의 소중한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 복효근(시인)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