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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3479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18-06-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건너가는 시간 / 사기 접시 / 가을 단장 / 어느 하루 / 반짇고리 / 포리똥, 파리똥 / 사이라는 말 / 그 자리를 바라보네 / 하지 / 길에 대한 단상 / 소나기 / 편지함 / 남평장 / 봄 무 작업 / 도깨비풀 이야기
제2부
와온 갯벌 / 한 발로 섰다 / 한파 / 폭포 앞에서 / 여치 / 플라타너스 나무 / 파장 / 밤중에 소리를 읽는다 / 콩 타작 / 논둑을 다듬으며 / 억새는 억세다 / 무 / 달맞이꽃 / 폐사지에서 / 봄날 / 숨 놓을 때 / 이유가 있는 소리
제3부
감자 돌멩이 / 모주(母酒) / 고추 줄 치기 / 봄을 붙이다 / 동네 한 바퀴 돌며 / 양상추 / 다친 발에게 / 늦깎이 장마 / 뒤란 풍경 1 / 뒤란 풍경 2 / 뒤란 풍경 3 / 검은등뻐꾸기 / 두물머리에서 / 녹을 풀다
제4부
풍경 / 고요가 사는 동네 / 메밀국수 / 덫 줄 / 돌아오는 길 / 아침에 / 봄에 깃들다 / 범람 / 오월 / 휘파람새 / 왜가리 식구 / 메꽃 / 꽃샘추위 / 개구리 / 밤, 남평대교를 바라보며
작품 해설:시간과 공간의 합주, 그리고 그 육화된 질감 - 김규성
저자소개
책속에서
건너가는 시간
잠시 비닐하우스 문 그늘에 앉아
뜨거운 햇살도 아랑곳 않고 너풀거리는 푸른 모를 바라
본다
바람은 서늘한 기운을 드리우고
소금쟁이 사뿐히 밟고 간 조용한 파문
왜가리 한 마리 모르쇠 내려앉는 서슬에
뒤스럭거리는 물살 소리를 읽는
시간이 노랗게 익어가는 그 자리
네 옆에 다른 내가 앉아 벙긋 웃는 너를 보네
억새는 억세다
드들강 생태하천은 몇 번의 물난리로
갖가지 관상수목이 죽었다
수목이 죽어간 자리마다
굳게 뻗어 나와 굳세게 흐드러진 억새들
흰 꽃들이 치렁치렁하다
산들거리는 바람은 따습고
윤슬 진 강 물살은 물고기 싱싱한 비린내를 풍긴다
낚싯줄 드리워놓고
바람소린지 휘파람 소린지 모를 새 한 마리
저음으로 지저귀다가
유유히 억새 군락을 날아다니는 동안
노을 은근히 젖어들고
산그늘 짙어지자 행장을 챙기는 낚시꾼
후줄근한 배낭을 집어 들고
축축한 자리를 빠져나오는 길은
흙 속으로 단단히 겯고 내리는 뿌리로 억세다
오월
은빛 물결 굽이굽이 흐르는 동안
둥둥거리는 조바심도
낭창낭창 흘려보내는 강
맨날 들여다봐도
수심을 알 수 없는 그렁그렁한 물살을
물고 나르다
꽤액! 천지간을 놀라게 하는 왜가리 한 마리
고요가 수상스럽다
철벅거리는 물살 소리로
주구장창 쇠뜨기 풀 뜯는
그 소 울음을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아카시아 꽃향기 진동하고
찔레꽃도 피는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