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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 상

박정선 (지은이)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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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 상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순국 - 상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816944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0-08-16

책 소개

박정선 소설가의 역사 장편소설 <순국>이 푸른사상사의 '소설로 읽는 역사' 3권으로 간행되었다. 조국해방을 위해 이만 석 재산을 독립자금으로 바친 삼한갑족 명문가 이석영의 족적을 소설로 그렸다.

목차

작가의 말

1. 고독한 신념
2. 후계자
3. 세신가(世臣家)의 지조
4. 가문의 이름을 위하여
5. 가문 정신
6. 변화
7. 유산
8. 회오리바람
9. 날카로운 발톱
10. 진혼곡
11. 사면초가
12. 통분
13. 엄숙한 선택
14. 귀족 가문의 대이동
15. 낯선 땅에서

저자소개

박정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숙명여대 대학원 졸업 문학석사, 1987년 『문학정신』 시조 등단, 2007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당선, 장편소설로 『백년 동안의 침묵』 『동해 아리랑』 『가을의 유머』 『유산』 『순국』 등이, 소설집으로 『청춘예찬 시대는 끝났다』 외 5권. 시집으로 『바람 부는 날엔 그냥 집으로 갈 수 없다』 외 8권, 서사시집으로 『독도는 말한다』 『뿌리』, 에세이집으로 『고독은 열정을 창출한다』, 평론집으로 『고독의 경지』 『존재와 사유』 『타고르의 문학과 사상 그리고 혁명성』 『인간에 대한 질문-손창섭론』 『사유와 미학』 『해방기 소설론』 등이 있다. 심훈문학상, 영남일보문학상, 부산문학상 대상, 김만중문학상, 해양문학대상(해양수산부 문화재단), 한국해양문학상 대상, 천강문학상, 아라홍련문학상 대상, 부산시문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예창작, 인문학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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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대감은 그쯤에서 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 선 채로 멀리 들녘을 바라보았다. 보광사에 오르자면 마을을 지나야 하고 들을 지나야 했다. 그리고 천마산에 올라 절을 향해 가는 길 중간쯤에서 바라보면 대감이 소유하고 있는 땅이 보였다. 대감은 자신이 소유한 땅, 끝없이 펼쳐진 넓은 땅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더니 불쑥 “너는 가문의 영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권력과 명예이더냐”라고 했다.
석영은 느닷없는 질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어김없이 백사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임진왜란의 난국과 광해가 인목대비를 폐비시킨 것도 모자라 폐모한 일을 거두어야 한다고 충언하다가 유배를 받았던 일을 떠올리면서 한 치 망설임 없이 ‘선택’이라고 대답했다.
“가장 어려울 때 가장 힘든 선택을 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권력과 명예를 얻는 게 조선 명문가의 전부이거늘, 어찌하여 그런 생각을 하는 게냐”
“예, 권력과 명예가 우리 조선 명문가의 전부인 만큼 그래서 가장 어려울 때 가장 어려운 선택이 더욱 빛날 수밖에요. 권력과 명예가 한철 피는 꽃이라면 가장 어려울 때 가장 힘든 선택은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와 같기 때문입니다. ”
“너도 장차 백사 할아버님의 전철을 밟을지 모르겠구나.”
대감은 백사 할아버님처럼 나라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목숨까지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직접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석영은 그렇게 알아들었다.


노인은 경만을 토방으로 이끌었다. 경만은 정작 토방을 보자 넋을 잃었다. 방 안에는 그 고귀하던 안방마님이 백발을 하고 버려진 송장처럼 누워 있었다.
“아, 이럴 수가!”
경만은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제 가슴을 치며 울부짖었다.
“해도, 해도, 어찌 이 지경까지 되셨단 말씀입니까!”
경만은 울면서 또 옛날처럼 원망을 쏟아냈다.
“이만 석지기 재산 다 털어 바친 대가가 이거라니요. 어르신께서는 아직도 조국이 있다고 믿으시는지요? 도대체 조국이 어디에 있는지요?”
경만은 울분을 참지 못해 집 밖으로 뛰쳐 나가버리고 말았다. 노인은 경만의 울분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경만의 말대로 조국은 어디에도 없었다. 조국이 살아 있다고 믿는 사람도 없었다. 조국은 너무 깊이 숨어 있는 탓에 보이지 않았다. 숨어 있는 조국은 보이는 사람들에게만 보일 뿐이었다.


오늘도 노인은 국숫집 여자가 내준 국수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노인이 아내를 부축해 일으켰다. 아내는 힘겹게 일어나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경술년(1910)까지만 해도 서울 정동 대궐 같은 집, 아흔아홉 칸 집에서 하인들이 차려준 9첩 반상을 받던 아내였다. 12첩 임금님 밥상 다음가는 밥상이었다. 9첩 반상보다 더 귀하게 국수를 먹는 아내를 바라보며 노인은 “먹는 일이 사람을 이다지도 좌우하다니!”라고 한탄했다.
먹는 것 때문에 변절한 독립운동가들을 떠올렸다.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이 배가 고파 변절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었다. 그들은 일제가 주는 밥으로 배를 채운 다음에는 후회했다. 그리고 다시 배가 고파 동지들의 목을 내주었다. 노인은 수많은 그들을 봤고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변절한 것을 후회하면서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죽어가면서 하는 말이 똑같았다. “일제가 준 밥, 결국 독으로 배를 채웠습니다.”라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용서조차 빌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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