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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은 동무가 참 많다

수평은 동무가 참 많다

김정원 (지은이)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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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은 동무가 참 많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수평은 동무가 참 많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8924
· 쪽수 : 154쪽
· 출판일 : 2022-02-28

책 소개

푸른사상 시선 154권. 김정원 시인의 시선집. 자연, 사람, 생명, 고향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것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품고 있다. 힘든 사람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기를 바라는 깊은 성찰의 시편들은 따스해서 깊은 감동을 준다.

목차

제1부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2000615 / 소 / 존재의 깊이 / 동백꽃 / 자생 / 대나무 / 수선화 / 멧새 2

제2부 줄탁
화엄 세계를 읽다 / 아들은 나의 아버지다 / 사람의 일 / 찐 고구마 / 티푸나 / 용서한다는 것 / 문 / 줄탁

제3부 거룩한 바보
연 / 긍휼 / 신선 / 오냐 오냐 / 지문 / 인(仁) / 숲 / 코스모스

제4부 환대
우중 / 눈물바다 / 순산 / 파장 무렵 / 데푸콘 쓰리 / 궂은날 / 단 하나 / 환대

제5부 땅에 계신 하나님
숟가락 / 향나무 / 달동네 / 기독교인에게 / 은밀하게 잔인하게 / 뼈아픈 부활절

제6부 국수는 내가 살게
겨울 / 까치밥 / 미륵반가사유좌상 / 나의 영웅 / 국수는 내가 살게 / 밥의 현상학 / 나에게 묻다 / 영산강

제7부 마음에 새긴 비문
구조 / 대바구니 행상 / 토담 쌓기 / 실화 / 시골 학교 / 찍기 / 따뜻한 그늘 / 낙화 / 마음에 새긴 비문

제8부 꽃길
팔월 / 택시 방 / 보리싹 / 고라니 / 꽃길

제9부 아득한 집
비 / 목련 / 집으로 가는 길 / 평화주의자 / 어머니 1 / 어머니 2 / 어머니 5 / 어머니 11 / 가장 어려운 혁명을 위하여 / 아득한 집

- 시인의 후기

저자소개

김정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1년 《녹색평론》에 시를 발표하고, 2006년 《애지》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 시작했다. 시집으로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줄탁』, 『거룩한 바보』, 『환대』, 『국수는 내가 살게』, 『마음에 새긴 비문』, 『아득한 집』, 『아심찬하게』와 동시집으로 『꽃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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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해 아래 새것은 없다! 시작(詩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아니다. 시작은 발견하는 일이다. 사랑, 자연, 사람, 생명, 고향, 이치……. 이런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 본 것을 나도 보았다고 우기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이미 목격하고도 그냥 간과한 것을 발견하고 참신하게 표현하는 일이다. 그러기에 죽는 날까지 시의 정상에 닿을 수 없다. 늘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잘 빚은 항아리처럼, 세상에 잘 쓴 시는 많다. 그러나 좋은 시는 적다. 잘 쓴 시를 읽고 ‘참 잘 썼네!’ 하고 칭찬은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좋다!’ 하고 무릎을 치며 먼 산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좋은 시는,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감동한다. 모두 눈시울 시리게 무릎을 치고,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먼 산을 한참 바라본다.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시가 영락없이 내가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공감은 진실하고 고뇌하는 삶에서 나온다. 그 삶을 꾸밈없이 받아쓰면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시가 된다. 설명이 아닌 묘사, 절제된 감정, 중의어와 반어, 시골 어머니의 말, 서사와 서정을 아우른 주술가(呪術歌), 사물에 대한 섬세하고 진득한 관찰, 고독하지만 깊은 사유, 반전과 역설, 해학과 풍자, 독특한 비유와 상징, 낯선 표현으로, 유행을 따르거나 인기를 좇지 않고, 자기만이 낼 수 있는 빛깔과 소리로 시를 써야 한다. 몸으로 써야 한다. 몸은 진실하고, 시는 몸이 신음하는 소리기 때문이다.
나는 나에게 바란다. 단 한 편이라도 뭇 사람들이 읽고 ‘좋다!’ 하고 절로 무릎을 치고 먼 산을 바라보는 여운이 긴 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나 뜻이 웅숭깊은 시, 필사하고 암기하고 낭송하고 싶은 울림이 있는 시, 설령 지금은 몰라보고 묻힐지라도 나중에 발굴되어 인구에 회자하는, 고전이 되는 시를 낳기를!
- ‘시인의 후기’ 중에서


수선화

아직 뱀처럼 냉혈한 뜨락에
봄빛 날개 파닥인다

놀란 수선화는 사냥하는 사자들처럼
군데군데 몸을 웅크리고 앉아
굽어보는 내 동공을 과녁 삼아
늘씬한 화살을 쏘아 올린다

햇빛이 화살촉의 푸른 녹을
위에서 아래로
한 겹 두 겹 벗겨낼 때마다
정수리는 샛노래지고
껍질을 벗어날 때마다 맞닿는
꽃샘바람 세상은 아픔 덩어리지만
화개에 벌써 달려온 녀석은
속적삼 휘날리며 나풀나풀 춤추고
제자리에서 화려한 날을 꿈꾸는 자,
동그랗게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봄빛 날개 파닥이는 뜨락에
줄기는 꽃봉오리를 향해 말달리고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환대

우리 부모는 전라도 담양에 터 잡고 평생 일곱 마지기 논농사를 짓다가 나뭇가지도 흔들지 않고 훌쩍 날아간 농부새였다
그곳 삼간초가 둥지엔 항상 떠나지 않은 세 가지가 있었다

어머니는 유리로 두른 호롱불 등잔을 처마에 내걸고 막 지은 밥 한 그릇을 안방 아랫목에 묻어두는 의식으로 매일 밤을 맞이하였고
하늘빛 보자기로 싼 광목 이불이 터주대감 노릇 하며 늘 대나무 시렁 위에서 묵언 수행하고 있었다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등잔을
허기를 달랠 수 있게
밥그릇을
추위를 녹일 수 있게
이불을

미리 마련해두어라, 어머니는 나에게 지시한 적이 없었다
우리 집을 찾아오는 사람은 누구든지 당신처럼 성심으로 모시라고 가르친 적도 없었다
우러나 그렇게 살았을 뿐, 그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을 뿐, 아무 바람의 그물도 나에게 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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