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9273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2-06-30
책 소개
목차
제1부
새벽 비 내리는 구간 / 겨울의 끈 / 편견을 주문했다 / 수상한 연분홍 / 상식 없는 날도 있다 / 춤, 수피 / 찬란한 배경 / 탑 / 폭설 / 뱁차씨 / 엄마의 서쪽 / 숲의 겨울 / 화관
제2부
궁금한 목록 / 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 요즘 봄은 봄이 아니다 / 목숨 / 하얀 노루귀 / 말씀 / 그러나, 봄 / 강정보 / 꼬치비재 / 그래, / 묘목 / 바람의 벼랑 / 봄비의 거처
제3부
곁, / 선물 / 곡선의 경계 / 북소리 / 백학 저수지 / 아부지 / 꽃의 무게 / 비탈진 복숭 밭 / 중년 / 나무들의 안쪽 / 가을의 결 / 문득, 이라는 / 이삭
제4부
동쪽으로 돌아 나오고 싶네 / 정취암, 오리나무 / 화음 / 텅, 텅 / 신발의 행로 / 인생 / 여백 /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 몸, 길 / 이륙 / 지평선에 닿다 / 바람의 안착 / 별꽃 / 착지
작품 해설 : 절제된 감정과 호흡이 일으킨 파문- 이동순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대라면,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절간 입구에서 산 한 됫박 쌀
쌀알보다 많은 부탁 나한 앞에 쏟아놓고
휙 나오는데
무명 치마 울 어머니 영산전 앞에서 마주쳤네
잔병치레 잦은 막내 딸년 생명줄 이으려던
막막한 심중의 초하룻날 신새벽
갓 찧은 공양미 이고
수십 리 밖 순례길 나서던 하얀 코고무신
한 걸음 한 걸음 쌓아 올린 그 탑 안에
나를 세워주신 당신 기도, 까맣게 잊을 뻔했네
부끄러워 돌아보는 거조암 한 바퀴
‘곡선은 이치이고 깨달음’이라던
어머니 비질 자국 마당 가득 곡선인데
그대라면,
오백 나한 앞에 조아리며
무슨 부탁부터 하겠는가?
새벽 비 내리는 구간
모란 촉에 스며드는
수국 꽃방을 넓히는
텅 빈 놀이터에서 저 혼자 미끄럼틀 타는
발정 난 길고양이 울음 마음 쓰이는
인력시장 박 씨 발목 잡는
새벽에 홀로 깨어 ‘나를 단련시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