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91130820927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3-10-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장 여성 노동자의 ‘경험’으로 새로 보기
1. 여성 노동운동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2. 여성 노동운동은 왜 망각되었는가?
3. 구술생애사로 여성의 ‘경험’ 다시 보기
제2장 산업화 과정과 여성 노동자
1. 정부 주도의 수출지향적 공업화
2. 섬유산업의 성장
3. 산업화 과정과 여성 노동자
4. 조직화의 장애 요인들
제3장 여성 노동력의 특성과 형성 과정
1. 농사일보다 더 나은 돈벌이를 찾아서
2. 딸이라서 학교 대신 공장으로
3. 선택되기만을 기다리는 노예
4. 기계의 굉음과 공포감
5. 노동자 정체성 형성의 조건들
제4장 생산의 사회적 관계
1. 생산기술의 특성 및 노동 과정
2. 노동 통제
3. 훈련 과정에서 공유되는 여성 노동자들 간의 연대
4. 생산관리 체계와 노조 대표 체계 간의 일치
5. 저항 전략으로의 생산량 감축 운동
6. 남녀 간의 차별화 전략에 의존하는 통치 체계
제5장 일상생활의 연결망에 의한 단결력
1. 강한 자매애를 형성하는 장소, 기숙사
2. 즐겁게 함께 놀며 연대하기
3. 공순이에서 노동자로
제6장 투쟁 경험과 조직에 의한 성장
1. 공식 조직과 비공식 조직의 연계
2. 비공식 조직의 활성화 조건
3. 투쟁 경험에 의한 단결력 증진
맺음말 1970년대 여성 노동운동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은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통해 1970년대 여성 노동운동이 활성화되었던 조건을 밝히고자 하였다. 합법적인 노동운동이 불가능했으며, 폭압적인 노동 탄압하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운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어떻게 저항했을까? (중략)
당시 여성 노동자 중심의 민주노조 운동 사례를 살펴보면 그 투쟁력과 지속성, 단결력은 사전의 치밀한 준비와 강한 조직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노동운동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 중심의 조직적인 민주노조 운동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1970년대 여성 노동자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노동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그 조건들을 경험세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여기서 경험세계는 공통 경험과 공통 이해가 형성되는 공장을 중심으로 한 생산 활동뿐만 아니라 주거 공간, 여가 형태 등을 포함한다. 경험세계에 대한 접근은 각 개인의 구술생애사에 초점을 추었다. 이러한 방법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여성 노동자들이 단지 산업화의 산물로만 그려지고 있는 기존 설명 방식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하였다.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자가 되기 전에 형성된 삶의 맥락에 따라서 산업화 과정이 각 개인에게 해석되는 방식이 다르다고 보았다. 따라서 여성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조건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주관적 측면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여성 노동운동이 활성화된 조건을 파악하는 데 있어 외부의 사회문제로부터 자료를 모으는 접근 방식이 아니라 여성 노동자의 경험과 해석을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1970년대 민주노조의 대표적인 사업장이었던 반도상사, 동일방직, YH무역, 원풍모방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했던 여성 노동자들을 만났다. 기억 저편에 묻혀버린 여성 노동운동을 해석하기 위해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보았다. 가부장적 가족 구조에 의해서 교육 기회를 차단당한 여성 노동자들이 이러한 차별의 경험을 어떻게 공유하고, 노동자로서의 의식 전환을 이루게 되었는지 구술생애사 인터뷰를 통해 그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
이 책이 여성 노동운동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1970년대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의 경험을 통해서 여성 노동자들의 저항 정신 그리고 연대의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차별에 대한 새로운 자각,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차별 구조에 저항했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상상과 용기를 갖게 할 것이다.
한국의 국민 평균 교육 연수는 1966년에 5.03년, 1970년에 5.74년, 1975년에 6.62년으로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성별 및 지역별 교육 불균형 현상은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다. 1975년에는 남자의 경우 및 도시의 경우에는 중학교 과정까지 보편화되어 있는데, 여자의 경우는 1980년이 될 때까지 초등교육 6년의 교육 연한을 넘지 못하였다. 교육열이 유난히 강조되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국민학교를 졸업하는 것 정도로 만족해야 했던 것이다. 14세 정도부터 사회적 노동을 해야 했던 이 여성 노동자들이 가장 간절히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교육이 아니었을까? 교육이 비정상적으로 강조되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유교 문화에 의한 가부장적 가족 구조의 특수성의 결합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배움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