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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3126405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5-06-18
책 소개
목차
2장. 축구 협회와의 대립
3장. 팽팽한 줄다리기
4장. 인사
5장. 정 그렇다면
6장. 계획한 인터뷰
7장. 찰리 한의 결혼
8장. 한국 국가 대표와의 일전
9장. 묵사발
10장. 더티 플레이의 최후
11장. 트레이너
12장. 안톤과의 인연
저자소개
책속에서
“슬펐습니다.”
“네?”
의외의 대답에 리포터는 저도 모르게 반문을 했다.
진규는 숨김없이 속마음을 내비쳤다.
“경기 시작 전, 이미 지난 결과에 만족한 채 투쟁심을 상실한 선수들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었고, 이른 실점 이후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실망했습니다.”
여성 리포터는 카메라 앵글 밖으로 벗어나 카메라 옆 담당 PD에게 표정으로 물었다.
‘이 인터뷰 계속해도 되는 거냐고.’
침중한 얼굴의 PD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동안에도 진규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제가 속한 팀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도르트문트는 강팀입니다. 국가 대표는 오늘 최소한의 투쟁심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을 상대하는 게 슬펐습니다.”
리포터의 손엔 몇 개의 질문지가 쥐어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다른 질문을 던질 수가 없었다.
진규는 카메라를 지그시 응시했다.
카메라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카메라 앵글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시청자들과 눈을 마주치고 싶었다.
아니 그러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일방적인 말이긴 했지만 지금껏 그 누구도 꺼내지 않았던 말이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말이었다.
진규는 이번 기회를 놓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런 팀에 저를 포함시키지 못해 안달인 한국 축구협회에 분노했고, 그에 동조하는 여론에 실망했습니다. 제가 여러분이 보신 국가 대표팀에 속해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팀으로 성적을 얻어내면 여러분은 또다시 십수 년 동안 저와 같은 선수가 나오길 기다리고만 계실 겁니까.”
진규의 목소리는 진중하면서도 힘이 실려 있었다.
“선발로 나온 대표팀을 보고 실소했습니다. 국가 대표와 올림픽 대표가 동일한 건 어느 수준의 스쿼드 구성입니까? 또한 국가 대표를 상대하면서 느낀 건 도르트문트를 상대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어느새 리포터는 아무 질문도 못 한 채 마이크 받침대로 전락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