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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31572078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6-06-10
책 소개
목차
2장 걷히는 안개
3장 무지개
4장 칠월의 마지막 날
5장 Rush
저자소개
책속에서
화르륵―
폭발한 자동차에 휘말렸던 놈들이 불똥을 뒤집어쓴 채 뛰어 들어온다. 온몸에 불이 붙은 좀비가 두 마리나 동시에 등장하자 그 강렬한 빛 때문에 주야 조준경의 변별력이 저하됐다. 녹색과 검정으로 구성되어 있던 화면의 대부분을 눈부실 정도로 커다란 흰색 덩어리가 덮어버렸다.
휘익― 휘익―
하얀 도트들과 그 잔상이 하도 선명해서 다른 것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윽! 이 새끼들!”
진우는 주야 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시각에 의존해 방아쇠를 당겼다.
투두둑― 투투둑―
불덩이가 된 채 동료들의 시체를 타 넘던 좀비들의 머리가 터져 나간다. 그런데 놈들이 쓰러진 뒤에도 불은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올랐다. 당연하다. 놈들이 의지를 가지고 피워 올리고 있던 불이 아니니까…….
화르륵― 화아악―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던 좀비들의 머리칼과 옷에, 그리고 사람들이 버리고 간 짐들에 불이 옮겨붙으며 버스 앞면 전체가 이내 불길에 휩싸여 버렸다. 그 끔찍한 불구덩이를 뚫고 달려오는 좀비들의 몸에도 물론 불이 옮겨붙어 있다.
화아아악―
엄청난 열기가 공기의 흐름을 따라 밀려든다. 그리고 매캐한 유독가스도. 젠장, 점점 더 악화되어 가는 상황에 진우는 입술을 꽉 깨물며 탄창을 갈아 끼웠다.
여기는 텄다. 눈앞이 너무 밝아 시야도 너무 불량하고, 그 역경을 딛고서 좀비들을 제압하더라도 저 연기를 계속 들이마시다가는 얼마 못 버티다 자신이 먼저 의식을 잃을 것이다.
위이이잉―
좁은 차내에서 계속 총성을 들었던 귀는 벌써 오래전부터 울려 대는 중이다.
투투투― 투투― 투투투투투―
앞쪽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하던 진우는 총구를 왼쪽 유리창 쪽으로 돌려 세 발을 쐈다.
투투툭―
관통당해 너덜너덜해진 유리창을 개머리판으로 때려부쉈다.
쨍강.
유리창이 박살 난 걸 확인할 겨를도 없이 다시 정면으로 몸을 돌렸다. 버스의 좌석을 타 넘고 기어오는 좀비들이 있다. 그놈들에게 총알 세례를 퍼부어준 뒤, 더 시간을 끌지 않고 깨뜨려 놓은 왼쪽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그롸아아아아―!
전면 창 부근에 서 있던 놈들이 갑자기 얼굴을 내민 진우를 알아보고 격하게 반기며 돌아 달려온다.
“죽어! 이 새끼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