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줘요, 카우보이

1~17

흐릿한 조명으로 밝혀진 술집은 소란스러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은 목요일 한밤중에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곳은 아니었다. 데이트 상대도 없고,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힘겨운 아가씨에겐 더욱 그러했다. 브룩은 요란한 음악 소리 때문에 이곳이 더욱 불편했다.

그녀는 외로웠다. 브룩은 평생 발끝을 세운 채 보이지 않는 선을 걷는 기분이었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때마침 밴드가 무대를 내려갔다. 곧이어 기타리스트 혼자 구슬픈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음악이 그녀의 기분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술집 바닥에는 땅콩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고 김빠진 맥주 냄새가 진동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들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술집에 혼자 앉아 있는 남자에게 향해 있었다.

남자는 그녀가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브룩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두려워할 필요 없어. 그냥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되는 거야. 그것만으로 충분해.

그녀가 작은 클러치 핸드백을 반짝거리는 마호가니 카운터 위에 내려놓았다. 그녀가 가죽을 씌운 스툴 위로 뛰어오르듯 앉았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녕, 카우보이. 합석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