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5434273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9-06-27
책 소개
목차
01
02
03
04
05
06
07
08
09
저자소개
책속에서
보고서를 완성한 뒤에 시간을 보니 밤 9시가 넘어 있었다. 강준의 자리에 보고서만 올려 두고 빨리 퇴근해야겠다고 생각한 서원이 그의 집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집무실 안에 환하게 불이 밝혀지자 커다란 창밖으로 비가 쏟아지는 것이 보였다.
‘……하루 종일 비가 오네.’
잠시 비를 보고 있던 서원은 이강준의 책상으로 다가가 보고서를 놓았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리는데, 문 앞에 이강준이 서 있었다.
“!”
갑자기 나타난 강준에 놀란 서원이 굳어 있자 그가 예리한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놀랐습니까.”
“죄송합니다. 퇴근하신 줄 알았는데 계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이강준의 낮은 목소리에 긴장 어린 얼굴로 대답한 서원이 이어 말했다.
“지시하신 해동무역 관련 보고서 출력한 서류 올려 뒀습니다. 그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할 말을 끝내고 빨리 방을 나가기 위해 그를 지나치려는데 강준이 그녀를 막아섰다.
“한 비서.”
“……네. 부사장님.”
서원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대답했다. 가까이서 마주 보니 이강준의 눈빛이 평소보다 어둡게 가라앉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도 유독 찌르는 눈빛으로 봤던 기억이 떠올라 서원은 속으로 숨을 삼켰다.
그때 그의 입술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꽤 즐거웠겠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 앗!”
강준이 느닷없이 서원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투두둑! 우악스러운 힘에 셔츠의 위쪽 단추가 뜯겨 나가자 그녀의 눈이 커졌다.
“부사장님!”
그녀의 완강한 거부에도 강준이 힘으로 그녀를 벽에 밀어붙이자 아플 정도로 세게 등이 부딪쳤다.
“아!”
무서운 힘으로 서원을 밀어붙인 강준이 그녀의 양팔을 잡아 벌려 벽에 고정시켰다. 얼음처럼 차가운 얼굴로 내려다보는 강준의 눈에 그녀의 흔들리는 시선이 포박당했다.
“내가, 정말 모를 거라 생각했나?”
이게 무슨 말…… 설마!
이강준의 말에 서원의 눈이 커졌다. 뜯어진 셔츠가 우악스럽게 잡아 벌린 힘에 의해 점차 넓게 벌어지고 있었다.
‘알고…… 있었어?’
그가 자신이 여자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건 생각도 못 했기에 서원은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이렇게 빨리 들켜 버리다니, 그것도 이강준에게…….
“그동안 날 속인 이유가 뭐야?”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핏기 없는 얼굴로 망연자실 서 있는 서원에게 얼굴을 바짝 갖다 댄 강준이 사납게 을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