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6264473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1장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2장 삼류 소설 같은 죽음
3장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렸다
4장 합동 작전을 펼치자
5장 중요한 할 얘기가 있어
6장 두 남자의 궤적
7장 너와 함께 비틀스를
8장 페이퍼백 라이터
9장 윙크로 건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8억 엔은 꿈의 꿈의 꿈같은 일일지라도 800만 엔 정도의 보석은 척척 사들이고 싶다. 죽기 살기로 겨우겨우 사는 게 아니라 채소 한두 개 사듯이 가볍게. 그렇게 좀 안 되려나.
응, 그건 안 돼, 라고 교코는 자각했다. 일단 내 힘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남의 힘을 빌린다면 희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좋아, 열심히 뛰어보자.
22.76캐럿을 꿈꾸며 교코는 힘주어 걸음을 뗐다.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긴자 주오도리 길을 왼쪽으로 꺾어 들었다. 그 앞에 그녀가 오늘 일할 곳, 긴자 퀸호텔이 있는 것이다.
파티 초대장이 일종의 상류층 자격처럼 여겨져서 참석하는 여자들은 온몸에 하나야의 보석을 주렁주렁 달고 나온다. 그러면 당연히 여자들 사이에 거센 경쟁의 불꽃이 튄다. ‘이름도 없는 여배우 주제에 에메랄드 반지를 꼈어?’라든가 ‘흥, 주름 자글자글한 아줌마가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해봤자 빛이 안 나지’라든가, 다들 마음속으로 그런 평가를 한다. 그렇게 되면 좋아, 다음에는 좀 더 값비싼 걸로, 라는 식으로 흘러간다.
즉 하나야는 점점 더 장사가 잘된다. 너무 많이 벌어서 그 이익을 환원해드린다는 명목으로 다시 감사파티를 연다. 불꽃이 번쩍번쩍 튀고 다시금 값비싼 보석이 팔려 나간다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니 남편들 쪽에서는 배겨날 수가 없다. 오늘도 아내들은 눈에 핏발을 세우며 남의 보석 가격을 가늠해보고 남편들은 그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광경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그런 파티장이 교코를 비롯한 밤비 뱅큇 컴패니언들의 일터였다.
“그러면 우리 집으로 가요. 정보 교환도 할 겸 맛있는 거 먹자고요. 하긴 아까 먹고 남은 스파게티뿐이지만.”
“엇, 눈물이 날 만큼 반가운 말씀을 해주시네? 아, 근데 내가 가진 정보는 먹고 남은 스파게티만큼의 가치도 없을 텐데, 어쩌죠?”
위아래 추리닝 차림으로 시바타는 교코의 원룸으로 건너왔다. 교코가 시바타를 위해 봉골레를 차리는 동안 그는 교코가 꺼내놓은 카라얀의 레코드 재킷을 보고 있었다.
“교코 씨가 클래식 팬이라는 건 예상을 못 했는데요?”
그가 감탄한 듯 말했다.
“아니에요, 이제부터 팬이 될 생각이죠.” 교코가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건 아까 레코드 대여점에서 빌려온 거예요.”
“왜 갑자기 클래식 팬이 될 생각을 하셨을까?”
“신데렐라의 조건이거든요. 내가 찍은 왕자님이 클래식을 좋아하셔서.”